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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6일 (금)부활 제4주간 금요일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가톨릭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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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28 주일

133143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19-10-12

날씨가 쌀쌀해져서 바지를 갈아입었습니다. 전에 입던 바지를 빨래 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지갑, 손수건, 안경 닦는 수건을 꺼냈습니다. 늘 가지고 다니던 것입니다. 문득 이동식 메모리 카드가 생각났습니다. 노트북의 자료를 사무실 컴퓨터로 옮기면서 사용했던 메모리 카드입니다. 혹시 하고 빨래 바구니에 넣었던 바지를 살피니 거기에 이동식 메모리 카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머니에는 묵주반지도 있었습니다. 부주의한 저 자신을 돌아보았지만, 세탁기에 넣기 전에 찾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가 건강하게 잘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매일 멀리 있는 아들 사제를 위해서 기도하신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기도는 제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성격이 깔끔하시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주시는 자매님이 있습니다. 저의 입맛에 맞도록 세심하게 준비해주시니 감사할 일입니다. 교우분들이 이곳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시니 감사할 일입니다. 30분만 걸어가면 아담한 호수가 있는 공원이 있습니다. 거위도 있고, 거북이도 있고, 물고기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도 보고, 담소를 나누는 노인도 봅니다. 근처에 공원이 있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우리는 시리아 장군 나아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싸움을 잘하는 유명한 장군이었지만 나병에 걸린 환자였습니다. 엘리사를 만난 나아만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나병이 치유되었습니다. 우리가 나아만을 기억하는 건 그가 치유되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가 감사드렸고, 하느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나아만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이 종은 이제부터 주님 말고는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10명의 나병 환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10명 모두 깨끗하게 치유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오늘의 복음을 기억하는 건 치유된 10명 때문이 아닙니다. 치유된 나병 환자 중에 사마리아 사람이 있었고, 오직 사마리아 사람만이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마리아 사람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예수님의 권능으로 병이 치유된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영혼이 치유되는 겁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몸과 마음이 치유될 수 있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신앙인은 3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영적인 성장을 이룬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것을 운전의 3단계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준법운전입니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운전입니다. 빨간 불에는 서고,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고, 규정 속도를 지키는 것입니다. 이런 운전만으로도 우리는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일미사를 잘 지키고, 성경 말씀을 자주 읽고, 교무금 헌금을 기쁜 마음으로 내는 신앙인과 같습니다.

 

두 번째는 안전운전입니다. 교통법규는 당연히 잘 지키고, 무리한 운전을 하지 않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중간에 잠시 쉬고, 차량 정비를 자주 하고,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런 운전을 하면 인생도 푸른 신호등처럼 늘 맑고 푸른 날이 될 것입니다. 주일미사는 물론이고 평일미사도 자주 참례하는 분, 본당의 단체에 가입해서 봉사하는 분, 각종 피정과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 소공동체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분입니다. 이런 분들이 있으면 본당도 기쁨과 평화가 넘쳐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양보운전입니다. 급한 사람이 먼저 갈 수 있도록 양보해 주는 운전, 몸이 아픈 이웃을 병원으로 모셔다드리는 운전, 짐을 들고 가는 어르신을 태워 드리는 운전, 고장 난 차를 보면 내려서 도와주는 운전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운전은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닙니다. 운전이 곧 선교이고, 운전이 곧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처럼 나의 삶에 다가오는 시련과 고통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살지만 이미 하느님 나라에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나의 신앙은 어디에 속하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엘리사의 도움으로 나병에서 치유된 시리아 사람 나아만은 이제 몸만 건강해진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도움으로 치유된 사마리아 사람도 이제 몸만 건강해진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러한 삶을 복음의 기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그분께서는 다윗의 후손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복음입니다. 나는 선택된 이들을 위하여 이 모든 것을 견디어냅니다. 그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받은 구원을 영원한 영광과 함께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분과 함께 죽었으면 그분과 함께 살 것이고, 우리가 견디어내면 그분과 함께 다스릴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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