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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3일 (화)부활 제4주간 화요일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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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32 주일(평신도 주일)

133742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19-11-09

가톨릭 방송에서 주최하는 걷기대회에 다녀왔습니다.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는 기회이기도 해서 기쁜 마음으로 갔습니다. 담당 신부님이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서 못 오셨고, 자연스럽게 대회를 알리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성서 모임 수녀님도 만나고, ME 담당 신부님도 만나고, 봉사하는 분도 만났습니다. 걷기를 마치고 잠시 쉬는데 한 자매님이 이런 이야길 하였습니다. “우유를 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합니다.”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앙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강론을 듣는 사람보다 강론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이 하느님께 더 가까이 있을 겁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더 깊이 느낄 겁니다.

 

박해의 시기에 많은 사람이 모진 고문을 참아 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목숨 바쳐서 순교하였습니다. 많이 배운 사람, 가진 것 많은 사람은 박해를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세상에서 누리는 혜택과 지위가 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나라를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양반이라는 신분, 고된 노동을 하지 않아도 거저 주어지는 재물, 물려받은 집과 땅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박해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목숨을 바치기에는 세상에서 누리는 기쁨이 컸습니다.

 

노비, 백정, 천민들은 박해를 견딜 수 있었습니다. 단순하기에 아무런 조건 없이 복음을 믿었습니다. 교회는 천대받고, 무시당하고, 가난한 그들을 친형제와 자매처럼 대해 주었습니다. 세례를 받으면 새로운 이름이 주어졌습니다. 그 이름에는 노비, 백정, 천민이 대물림 대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성체를 모심에도 차별은 없었습니다. 주님은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양반에게도, 천민에게도 똑같은 사랑으로 다가오셨습니다. 그들은 이미 이 세상에서 천국에서 사는 듯한 기쁨과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자신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고, 보듬어 주고, 사람으로 여겨주는 교회라면,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천국에서는 더없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우유를 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말처럼 머리로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보다는 가슴으로 말씀을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이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는 엄마와 연결된 탯줄을 끊어야 합니다. 이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이제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숨을 쉬는 아이는 비로소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견디어내야 합니다. 아이가 맞이하는 것은 차가운 공기와 강렬한 빛입니다. 아이에게는 죽음과 같은 순간을 우리는 탄생이라는 이름으로 축하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다시 엄마의 품속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엄마의 품속에서는 필요 없었던 것들입니다. 말을 배우고, 걷는 것을 배우고, 역사와 철학, 종교와 문학을 배워야 합니다. 엄마의 품속에서는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들을 하게 됩니다. 친구도 사귀고, 결혼도 하고, 일도 하고, 누군가를 돕고, 여행도 할 것입니다. 아이는 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엄마의 품속과는 모든 것이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것입니다.

 

생각을 바꿔봅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어머니 품에서 100년을 지내는 것입니다. 지구에서 우리는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살아갑니다. 이성, 감성, 오성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봅니다. 법과 질서를 배우고, 가족, 이웃, 국가라는 틀에서 살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이 세상 밖에 또 다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엄마 품속에서 아이가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과 같습니다. 지구는 우리에게 머물 수 있는 땅, 마실 수 있는 물, 먹을 수 있는 음식, 신선한 공기, 아름다운 강과 산을 마련해 줍니다. 이제 우리는 때가 되면 어디론가 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아이가 세상으로 나오는 것을 탄생이라고 불렀듯이, 우리가 가는 그곳에서는 부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환영해주고, 축하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것이 부활의 신앙이고,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나를 믿는 자는 죽더라도 살아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어 천사처럼 된다면 그래서 사랑과 평화를 찾는다면, 행복과 기쁨을 얻는다면 우리는 이미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서 여러분을 신뢰합니다. 우리가 지시하는 것들을 여러분이 실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실행하리라고 믿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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