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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야민의 자루에서 나온 은잔[32]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17]

138412 박윤식 [big-llight] 2020-05-2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2. 벤야민의 자루에서 나온 은잔

 

이렇게 형제간의 우애가 확실히 예전과는 판이하다. 자기가 의도적으로 벤야민을 편애하였지만, 외형적으로는 형들은 이에 아랑곳도 하지 않고 막내 벤야민을 친동생 대하듯 감싸는 것에 흐뭇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요셉은 아직 형들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도 말끔하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요셉은 관리인에게 전번에는 자루에 돈만 넣도록 하였으나, 이번에는 돈뿐만 아니라 막내의 자루에는 자신의 은잔을 넣으라고 지시한다.

 

저 사람들의 곡식 자루에다 그들이 가져갈 수 있을 만큼 양식을 채워 주어라. 그리고 각자의 돈을 그들의 곡식 자루 부리에 넣는데, 막내의 곡식 자루 부리에는 곡식 대금으로 가져온 그의 돈과 함께 내 은잔도 함께 넣어라.” 그는 요셉이 분부한 대로 하였다. 이튿날 날이 밝자 그 형제들은 나귀들을 끌고 길을 나섰다. 그들은 곡식을 샀을 뿐 아니라 둘째 시메온은 물론 막내 벤야민과 함께 모두가 무사히 가나안으로 가는 발걸음이라 참으로 형제애가 넘치는 평화로운 모습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 성읍을 나와 얼마 가지 않았을 때, 요셉이 자기 집 관리인에게 그들의 뒤를 급히 쫓아가서 은잔을 내놓도록 호통을 치게 단단히 말하였다. “일어나 그 사람들을 쫓아가거라. 그들을 따라잡거든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너희는 어찌하여 선을 악으로 갚느냐 이것은 내 주인께서 마실 때 쓰시는 잔이며 점을 치시는 잔이다. 너희는 어쩌다 이런 어이없는 고약한 짓을 저질렀다.’” 관리인이 그들을 따라잡고 이렇게 말하자, 요셉의 형제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였다. 이는 감히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따라서 그들도 오히려 단호하게 그 관리인에게 대답하였다. “나리께서는 어찌 저희에게 그런 터무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나리의 이 종들이 감히 그런 짓을 하다니, 이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보십시오, 저희는 지난번 곡식 자루 부리에서 발견한 돈을 가나안 땅에서 가져다 나리께 그대로 되돌려 드렸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어찌 나리의 주인댁에서 은이나 금 같은 귀중품을 겁도 없이 훔칠 수 있겠습니까 나리의 이 종들 가운데 만약 누구 하나라도 그와 같은 것이 발견되는 자는 죽어 마땅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도 아예 나리의 종이 되겠습니다.”

 

이집트 재상의 관저에서 그렇게 후한 대접을 받고 원했던 곡식도 충분히 구매하였는데, 어찌 그들이 그런 나쁜 짓을 하려 했겠는가 그것도 이집트의 이 인자이신 재상께서 손수 마실 때 쓰시는 잔이면서 점을 치시는 그 귀한 것을 감히 겁 없이 훔치다니! 그들 중에 아무도 그런 배은망덕한 짓을 할 리가 결코 없다. 그래서 그들은 조사에 의당 당당하게 응하겠단다. 그만큼 자신들의 결백을 형제들은 하나같이 확신하였다.

 

그러자 그 관리인도 거기에 기죽지 않고 할 말을 한다면서 말하였다. “그렇다면 좋다. 너희 말대로 자루를 열어보자. 어디 나오나 안 나오나 두고 보면 알 것이다. 만약 그것이 발견되는 자는 당연히 우리의 종이 된다. 그러나 나머지는 자유롭게 돌아가도 좋다.” 그 관리인의 태도도 지극히 단호했다. 이는 그의 애당초 기대대로 일이 착착 전개되기에. 특히 그 은잔을 넣은 이가 바로 자신이 아니던가 그만큼 그는 의기양양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서둘러 곡식 자루를 땅에 내려놓고 저마다 제 곡식 자루를 풀었다. 관리인이 큰아들부터 시작하여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뒤지기 시작했다. 형제들의 나이 순서에 따라 맏이 르우벤부터 곡식 자루를 살핀다. 그들은 앞서 관사에서의 점심도 나이순으로 자리에 앉아 즐겼었다. 이는 요셉이 사전에 그에게 내린 지침이 있었던 게 분명했다. 그렇지만 형제들은 이런 이상한 점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요셉의 치밀한 시험에 그들은 하나같이 혼쭐을 놓고 있다.

 

그러자 드디어 그가 찾던 그 잔이 야곱이 그처럼 애지중지 귀여워하는 막내 벤야민의 곡식 자루에서 나왔다. 그 은잔을 훔친 자가 있다면, 그자를 죽여도 좋다고 호언장담한 형제들이다. 물론 당시 그곳 관습으로는 그런 귀한 성물을 훔친 자는 마땅히 사형이니, 이제 막내는 이곳 이집트에서 죽음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형들은 하나같이 자기들의 일인 양 옷을 찢고는, 막내를 두고 이를 어쩌자면서 온갖 궁리를 하면서 머리를 동여맨다. 확실히 형들의 태도가 예전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저 도탄에서 배다른 요셉을 구덩이에 던지고는 태연하게 빵을 먹던 그들이다(37,25).

 

이제 형들은 한 형제애로 다들 똘똘 뭉친 모습이다. 그들은 연대 의식을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야곱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단결력을 보인다. 과거에는 그 어린 요셉을 미디안 상인에게 뻔뻔스럽게 팔아넘기고 자신들만 집으로 돌아간 그들 아니었던가! 이제 그들은 막내 벤야민을 홀로 버리고 가나안으로 돌아갈 그 옛날 못난 그러한 형들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은 저마다 자기 나귀에 짐을 도로 실은 뒤, 재상이 있는 그 성읍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렇게 형제들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며 굳은 사랑으로 뭉쳐 있다. 실로 엄청난 변화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집트 재상 앞에 서기까지 얼마나 불안했으랴! 천길만길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어떻게 해서든 막내 벤야민을 꼭 살려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만은 하나같다. 형들의 야무지게 다문 입이며 굳게 쥔 주먹이 이를 방증한다. 유다와 그 형제들이 재상의 집에 이르러 보니, 요셉은 형제들이 다 함께 오기만을 기다리듯이 아직도 그곳에 있었다.

 

요셉은 참으로 흐뭇했다. 형들은 하나같이 배다른 막내 벤야민을 아끼고 사랑으로 감싼다. 예전에는 따로 노는 제각기 잘난 척하는 못난 형들이었다. 막내야 어찌 되든 말든, 가나안으로 팽하게 제 갈 길 갈 형들이 아니었던가! 그 같은 형들이 이제는 제일인 양 동생을 다 함께 살리겠다고 돌아왔다. 아니 함께 죽을 각오로 다들 온 것이다. 저 막내를 두고는 슬퍼할 아버지 야곱에게, 결코 빈손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불쌍한 모습들을 하고서.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을 더는 못 보겠다는 형들의 눈치다.

 

형제들은 요셉 앞에서 다시 한번 더 땅에 바짝 엎드려 큰절을 한다. 벌써 세 번째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자세다. 그러자 요셉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단호한 요셉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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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 자루,은잔,형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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