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퍼온글]Tell Me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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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승 [stpeter] 쪽지 캡슐

1999-12-10 ㅣ No.2481

어제 시넥스에서 Tell Me Something을 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보았는데 듣던대로 어렵더군요. 같이 본 민정양의 설명을 듣고, 또, 집에 가서 Cine 21의 해설을 보고나서야 끄덕끄덕, 이게 정답은 아니겠지만, 또, 제가 생각해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나름대로 영화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되어서 올립니다.

 

영화 나중에 볼 분은 안 보시는게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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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퍼즐의 재미는 마지막 한 조각을 끼워넣을 때의 쾌감에 있다. <텔미썸딩>처럼 의문부호로 가득 찬 영화를 보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텔미썸딩>의 우울한 엔딩을 보며 남은 한 조각 퍼즐을 끼워넣는 흥분을 경험하는 관객이 있을까? 매우 특이하게도 <텔미썸딩>의 퍼즐 맞추기는 영화가 끝난 뒤에 비로소 시작된다. 모든 게 분명해진 것 같지만 수수께끼는 하나도 풀리지 않고 사람들은 토론을 시작한다. 최근 각종 PC통신 영화관련 사이트에 오른 <텔미썸딩>에 관한 게시물은 다른 영화에 관한 게시물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천리안에 개설된 <텔미썸딩> 관련 포럼에만 3천개가 넘을 정도. 이들 게시물 대부분은 물음표로 시작해 물음표로 끝난다. 찬반논란이 벌어지는 거야 흔하지만 범인이 누구냐로 이처럼 과열된 건 처음 있는 현상. 하긴 퍼즐 맞추기 자체를 즐기는 관객에겐 그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할 수도 있다. <블레어 윗치>처럼 헛소동이 새로운 미학이 되는 세상에 <텔미썸딩>의 숨은 이야기 찾기 게임을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텔미썸딩>에 관한 숱한 의문들 중 대표적인 10가지를 뽑고 각 의문에 대해 나름대로 합리적인 답변을 마련해보았다.

 

1. 오형사가 CD플레이어 안에 숨긴 사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나.

 

 

관객의 해석/

 

1) 채수연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증거다- 죽은 그 사람들이 수연의 말대로 그냥 단순히 과거의 남자들만이 아닌 모든 뭔가로 얽혀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다.(dupe79@hotmail.com)

 

2) 공범의 증거고 수족관 속에 시체가 있었다- 이들은 무언가를 축하하고 있는데 시체를 배경으로 한 축하라면 살인의 성공에 대한 축하라고 볼 수 있고 시체는 수연의 아버지일 거라고 짐작된다.(hyun923)

 

 

<씨네21>가이드/ 일단 사진에 담긴 정보부터 확인해보자. 수연 별장에 있는 수족관을 배경으로 죽은 4명의 남자와 수연, 승민이 똑같은 유리병을 들고 웃고 있다. 오형사 입장에서 사진은 무엇을 증명하는 것일까? 확실히 이 사진에 나온 수족관에는 시체가 들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수족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으리라 보기 힘들다. 오형사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6명이 한자리에 모인 적 있다는 점. 수사과정에서 6명이 서로 아는 사이인지를 확인한 적 없는 오형사가 이걸 단서 중 하나로 본 건 납득이 되지만 그렇다고 죽어가면서 CD플레이어에 숨길 만큼 결정적인 단서는 아니다. 고로 사진은 그리 의미심장하지 않은 물건으로 관객이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끔 만든 일종의 속임수다. 사진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은 이유도 여기 있고. 반면 조형사가 이 사진을 발견한 시점은 이미 비디오를 통해 수연이 범인이라는 심증을 굳힌 뒤다. 채수연이 자신에게 준 유리병이, 희생자 모두가 들고 있는 유리병과 같다는 사실이 경악스러웠을 가능성은 있다. 수연이 남긴 “남아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이 또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수연은 왜 이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을까? ‘채수연의 비밀편지’라는 제목으로 쓴 한 관객의 추리는 상당히 근거있어 보인다. “어느 날 그들을 별장으로 불러 수족관을 정리하고 작은 물병들을 그들에게 똑같이 나눠줬죠. ‘이 빈 수족관은 너희들이 채워달라.’ 나는 속으로 그 말을 반복하며 중얼거렸죠. 그들은 서로를 질투심과 경계심으로 바라보느라 유난히 활짝 웃으며 가면 쓴 얼굴로 어색함을 달랬죠. 마치 파티를 하듯 그들이 웃으며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면 나는 그 가면 속의 얼굴들에 증오를 느꼈죠. 그들을 채워넣어야겠다는 내면의 광기, 난 가끔 아주 낯설게 나를 바라보죠.”(DLUIS)

 

 

2. 살인자는 누구인가. 사진 속 6명이 수연의 아버지를 살해한 공범인가.

 

관객의 해석

 

1) 공범은 6명이다- 채수연 주변 4명의 남자들은 수연과 승민이 함께 극중 수연의 아버지를 죽인 공범이다. 그것은 오형사가 702호에서 죽을 때 마지막 단서로 잡은 폴라로이드 사진에서 확인된다.(monickim@hanmail.net)

 

2) 채수연, 오승민, 둘이 공범이다-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살인파트너인 것이다. 연약한 여자 힘으로 건장한 남성을 죽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범행계획은 수연의 몫이었고 마취, 절단, 유기 등은 승민의 몫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702호실에서 떨어져 죽은 남자아이는 수연이 죽인 것이 아니며 오형사를 죽인 사람 또한 수연이 아니다.(rightoh@chollian.net)

 

<씨네21>가이드/ 기연이 702호를 몰랐다는 사실로 판단해보면 기연이 다른 남자의 죽음에 동참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연이 702호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받을 때 왜 화를 냈을까? 그건 기연이 용도를 모른 채 방부제 구입을 대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승민은 수연의 살인극에 얼마나 개입했을까? 수연이 4명의 남자를 죽일 때 승민이 도와줬다는 증거는 사실상 없다. 오히려 승민은 어느 시점부터 수연을 미행하고 있었다. 과속으로 고속도로 감시카메라에 찍힌 승민의 차 사진이 그 증거다. 오형사가 부탁한 자료로 그가 죽은 뒤 수사팀에 전달된 이 사진은 고속도로에 토막시체가 놓인 그날 찍힌 걸로 추정된다. 승민이 시체를 버렸을까? 과속을 해서 감시카메라에 찍히면서까지 토막시체를 버린 게 아니라면 수연을 쫓느라 과속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오형사를 죽인 범인이 수연이 아닌 건 분명하다. 오형사가 702호에서 휴대폰으로 연락할 때 수연은 조형사 옆에 있었다. 가능한 합리적인 추론은 승민이 702호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때 마침 오형사도 702호로 들이닥쳤고 승민이 수연을 보호하기 위해 오형사를 죽였다는 것. 참으로 비극적인 우연(!)이다.

 

 

3. 수연과 승민은 어떤 관계인가.

 

관객의 해석/

 

1) 레즈비언 아니다- 극에서는 승민이 수연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가 자살하러 온 뒤에 친해진 것으로 나오는데 사실 알고 보면 승민은 수연의 아주 어렸을 적부터 친구다. 그럼 둘 다 거짓말을 한 건데…. 승민이 레즈비언이라는 소리가 나오던데 그 단서가 없지 않나.(어여쁨이)2) 우정이 아니라 애정이다- 승민이 왜 남자아이로 오해받았을까? 승민의 집에는 여섯 자매가 있다. 막내인 승민의 이름은 엄연히 남자아이 이름이고 그녀 부모 역시 승민이 남자아이였기를 기대했으며 승민은 사춘기를 남성성이 짙은 여자아이로 자라게 됐던 것이다. 승민 역시 여자아이면서 남자아이로 자랄 수밖에 없던 어린 시절이 있었기에 남자머리처럼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다니며 레즈비언적 성향을 보였던 게 아닌가 한다.(hodragon@nextspace.com)

 

<씨네21>가이드/ 승민이 수연의 범행을 감추려한 걸로 미뤄볼 때 승민이 수연에 대해 느낀 감정을 우정으로 보긴 힘들다. 대단한 애정이 아니라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며 수연을 보호하려 할 까닭이 없다. 어쨌든 수연을 위해 오형사를 죽일 정도면 승민도 정상이라고 보긴 힘들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4. 승민은 왜 수연을 죽이려 했나.

 

관객의 해석/

 

1) 수연의 자작극에 휘말린 것이다- 승민은 수연을 대신해 모든 죄를 뒤집어쓸 각오를 하고 있었고 수연의 각본에 따라 대치장면을 연출하다가 조형사에게 체포될 계획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연은 승민을 살해할 계획으로 모든 것을 꾸몄고 그 계획은 승민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것으로 완성된다.(hyun923)

                                   

 

 

 

2) 수연을 죽이고 사라지려 했다- 승민은 시간이 지날수록 궁지에 몰린다. 자신의 범행을 알고 있는 수연을 죽임으로써 입막음을 하고 자신은 어떻게든 빠져나가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조형사가 나타나고, 당황한 그녀는 어떻게든 수연을 죽이고 빠져나가야만 했지만 수연이 먼저 입막음을 해버린 것이다.(samna)

 

<씨네21>가이드/ 우연히 오형사를 죽인 뒤 승민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사랑하는 수연을 위해 자신이 범인인 듯 꾸미고 통제할 수 없는 살인마가 된 수연과 함께 죽음을 택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만하다. “넌 자살할 애가 아니야”라는 말은 수연을 죽이겠다는 암시로 들린다.

 

 

5. 수연은 아버지와 어떤 관계였나.

 

관객의 해석/

 

수연은 어린 시절부터 꽤 오랫동안 집안에 감금돼 아버지의 성적 학대를 받고 자랐다. 아버지는 명성이 있는 화가인데다 그녀에게 수치심을 줄 만한 누드화를 그리기도 하면서 그녀를 농락했다. 아마도 그녀는 사랑과 집착과 그로 인한 감금에 대해 증오와 거부감을 가지며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게 그녀의 이상성격으로 발현된다면, 그녀를 소유하려 했던 그녀 주위의 다섯 남자가 살해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다.(no@mail.me)

 

 

<씨네21>가이드/ 수연의 아버지 채영훈은 실력있는 화가. 딸에 대한 집착이 대단했고 근친상간을 했으리라는 암시도 분명하다. 가능한 가설 하나. 수연은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는 한편 어쩔 수 없는 사랑도 느낀다. 그런 내면의 갈등으로 괴로워하던 그녀는 아버지를 피해 파리로 간다. 아버지도 사라진 딸을 찾아 프랑스로 가고 결국 만나게 된 두 사람. 수연은 아버지를 살해하고 살인에서 쾌감을 느끼는 존재가 된다. 지능적인 살인마로 다시 태어난 수연은 이후 자신이 알던 남자 넷을 차례로 죽인다. 그런데 이런 가설이 맞다는 증거는? 가설이란 본디 입증될 수 없는 걸 일컫는 말이다.

 

 

6. 두 그림, <캄푸세스왕의 재판>과 <오필리어>의 의미는.

 

관객의 해석/

 

영화는 먼저 음습한 해부실과 그 공간의 주요한 은유로서의 그림 한장을 비춤으로 시작한다. 그것은 여러 인물들이 한 남자를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 엽기적인 장면의 그림. 곧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제라르 다비드의 <캄푸세스왕의 재판>이다. 그러나 ‘사실’에 대해 이 그림이 알려주는 것은 단지 한 사람의 살해에 여럿이 가담했을 가능성, 그 이상은 아니다. 그것은 종국에 이르러 수연을 위시한 사진 속 여섯 인물들이 최초의 살인, 즉 수연 아버지의 살해에 연루된 공범들이란 걸 ‘간파’할 수 있게 해주는 정도다. 그러나 우리는 감히 그 그림과 수연을 연관시키지 못한다. 그것은 일찌감치 수연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다른 그림, 즉 존 밀레의 <오필리어>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순수성과 남성세계의 폭력성에 희생당하는 대표적 인물로서 오필리어의 이미지는 처음부터 수연에게 강한 희생자의 이미지를 덧씌운다.(theother@myself.com)

 

 

<씨네21>가이드/ 장윤현 감독은 “<캄푸세스왕의 재판>이 <텔미썸딩>을 만든 중요한 모티브”라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처음엔 가죽을 벗기는 엽기적인 모습에만 시선이 집중됐는데 차츰 여러 가지 이야기가 그림에서 발전했다. 이 잔인한 광경 주위에 있는 사람들, 그들은 죽는 자의 모습에 무감한 채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하나의 그림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텔미썸딩>도 그런 영화가 됐으면 했다. 또 하나, 왕의 오른편에 있는 소년은 이 그림의 시점을 규정하는 인물이다. 승민이란 캐릭터는 여기서 나왔다.”

 

 

7. 수연은 어찌하여 살인을 하는가. 그것도 토막살인을.

 

관객의 해석/

 

1) 또다른 아버지를 만들고 싶었다- 수연은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평범한 아버지가. 아버지의 몸을, 그 고깃덩어리를 수연은 참을 수 없다. 수연은 자신의 곁에서 자신을 지켜줄 아버지가 필요하다. 수연은 새로운 심장을 가진, 새로운 몸을 가진 아버지를 만들어낼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수연은 그 모든 것을 계획한다. 수연은 몸을 크게 5등분하고 머리는 자신의 아버지 것으로 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의 것으로 바꾸기로 한다. 이제 수연에게 필요한 것은 남자 4명의 몸이다. (pjyn22@hanmail.net)

 

2) 그들의 진짜 동기는 돈이다- 수연의 아버지는 유명한 화가이고 5년 전에 실종된 그의 그림들은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부르는 게 값’이다. 자 여기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마지막의 사진에 나온 6명이 아마도 수연 아버지 그림에 이해관계를 같이 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dupe79@hotmail.com)

 

<씨네21>가이드/ 수연은 파리에서 미술을 포기하고 유물복원으로 전공을 바꿨고 현재 박물관에서 일한다. 그렇다면 죽은 아버지의 몸을 재구성하는 일에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살인의 상징물을 만드는 게 어떤 쾌감을 줬을 수도 있고. 여기서 <텔미썸딩>과 <양들의 침묵> 사이에 큰 차이점 하나. 여자피부를 갖고 싶었던 버펄로 빌의 살인동기는 영화 안에서 설명되지만 수연의 살인동기는 개연성으로만 남아 있다. 하긴 <원초적 본능>에서도 샤론 스톤의 살인동기가 설득력 있게 나오진 않는다.

 

 

8. 토막시체는 어디 어디 숨었나

 

관객의 해석/

 

 

 

시체마다 몸통 중 1가지씩 없어졌다. 그들의 조합을 통해 하나의 남성을 만들었다. 아버지가 자신의 누드를 그리거나 육체적으로 가한 것에 대하여 자신의 방법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만든 것이다. 자살해 떠오른 여자의 그림처럼 아버지의 육체는 수족관 안에 있다. 아버지가 자신의 누드를 그린 것처럼 아버지의 누드를 다른 방법으로 그렸다.(victory123@netsgo.com)

 

 

 

<씨네21>가이드/ 이건 진짜 퍼즐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온 서우진의 시체. 몸과 다리가 없는데 몸은 수족관으로, 다리는 동작대교에서 발견된 박현승의 시체로 옮겨간다. 박현승의 시체는 다리가 수족관으로 갔고 팔은 고수부지 농구대 앞에서 발견된 권중현의 시체에 섞여 있다. 권중현의 팔은 수족관으로 가고 심장이 김기연 아파트 냉장고에 들어 있다. 고속도로에서 발견된 김기연의 시체 중 심장은 수족관으로 가고 머리는 조형사의 차에서 발견된다. 그렇다면 수연의 별장에서 발견된 시체는 서우진의 몸, 박현승의 다리, 권중현의 팔, 김기현의 심장으로 이뤄진 것. 그 위에 얹을 머리는 수연 아버지의 것이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승민이 자기 집 냉장고에 넣는 바람에 채워지지 못했다. 수연은 조형사의 머리로 빠진 부분을 대체하고 싶었을까?

 

 

9. 죽은 소년의 단추가 결정적 증거가 된 까닭은.

 

관객의 해석/

 

일단 수연이 아이를 밀어죽일 때 옷 소매단추를 하나 뜯어내게 됐다. 나중에 몰래카메라에 잡힌 단추는 그때 뜯은 것이고. 조형사가 단추를 굳이 뜯어서 간직한 이유는 그 아이의 한쪽 소매에 단추가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dupe79@hotmail.com)

 

<씨네21>가이드/

 

 

조형사가 떨어져 죽은 소년의 단추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은 <텔미썸딩>에 등장하는 우연 중 하나다. 영화 초반부에 조형사는 추락사한 소년의 소매를 살피고 단추 하나가 없는 걸 확인한 뒤 남은 단추를 뜯는다. 그리고 수연을 찍은 몰래카메라에서 그 단추를 발견하고 범인임을 확신하는 것. 그런데 수연은 정말 소년을 밀어죽였을까? 밀었다면 단추가 떨어질 리 없다. 아니, 소년을 잡아주다가 사고로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 화면에선 수연이 밀치는 것으로 나왔지만 이는 조형사의 상상일 뿐이다.

 

 

10. 김기연을 죽이는 장면을 비디오에 담아 보여준 이유는.

 

관객의 해석/

 

수연과 승민은 김기연도 죽인다. 기연을 공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던데 공범은 아니다. 그는 702호를 모른다. 수연과 승민은 살인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서 그것을 공개하기로 결정한다. 사체를 공개하는 것 대신. 이렇게 보면 수연과 승민에게 경찰수사는 하나의 게임이다.(piyn22@hanmail.net)

 

<씨네21>가이드/

 

기연의 죽음은 다른 세 남자의 죽음과 다른 패턴이다. 살인하는 장면을 직접 찍었고 일부러 조형사에게 보여주고 머리를 조형사 차에 갖다둔다. 왜 그랬을까? 일단 기연을 죽이기 위해 수연이 경찰감시를 피해 집에 누군가 잠입한 것처럼 꾸민 것은 사실. 범인으로 의심받던 기연이 풀려나고 수연의 전화를 받은 뒤 702호로 찾아간다. 수연은 기연을 해치우는데 그녀는 왜 기연의 살인을 녹화했을까? 그대로 있으면 실종된 기연이 범인으로 몰릴 가능성이 다분했는데도 말이다. 실제로 범인이 기연이라고 생각하게끔 기연의 방 냉장고 안에 권중현의 심장을 갖다뒀다. 하지만 수연은 일부러 녹화한 테이프를 들고 조형사가 향하고 있는 기연의 연구소에 미리 도착한다. 그리고 자동차로 위협한 뒤 조형사 차에 기연의 머리를 갖다놓는다. 시체 일부를 전달하는 것으로 살인을 예고한다는 새로운 시나리오가 시작된 것일까? 정말 조형사를 다음 희생자로 생각한 것일까? 신도 모를 일이다.

 

 

http://www.hani.co.kr/c21/data/L991129/1q4ebt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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