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만찬 성목요일 탈출기 12,1-8.11-14 1코린토 11,23-26 요한 13,1-15 (세족례) 2025. 4. 17. (세족례 있음) 주제 : 예수님의 본보기에 참여하기 오늘은 올해의 부활절을 앞둔, 특별한 때, 파스카 성삼일의 첫째 날입니다. 성목요일이라고도 하고,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신 날로 기억하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식사를 하신 날로서, 최후만찬의 날이라고도 말합니다. 1년은 보통 365일입니다만, 해마다 반복하는 전례를 중심으로 말하면, 오늘만큼은 부활을 기억하는 날의 다음으로 중요한 날입니다. 시작이라고 할 성탄도 의미가 있고, 그날이 있어야 세상의 삶과 죽음을 거쳐 부활이 있다고는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 신앙의 의미에서는 성탄보다 부활의 의미를 더 큰 것으로 강조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세상에서 만나는 다른 날과 똑같은 의미의 하루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생명에 초대하는 일에 가장 강력한 힘이 있는 성체성사를 예수님께서 세우신 날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라고 구별할 일은 아닙니다만, 사람은 고집을 드러내면서 삽니다. 그리고 그렇게 드러내는 고집이 자기의 삶에 좋은 일을 가져올 것이고, 의미가 큰일을 가져오며, 자기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생각하는 존재로 삽니다. 그때 사람은 무슨 고집과 판단으로 하느님의 뜻이라고 전해오는 일에 관하여 자기 생각을 드러내면서 자기의 생각을 우선으로 드러내겠습니까? 사람이 하는 생각대로만 삶이 이루어진다면, 하느님의 뜻이 세상에 이루어지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자기의 삶에 생긴다는 뜻일까요? 물론 그런 마음과 생각이 있기에, 사람은 세상의 삶에서 배우는 하느님의 뜻보다도 자기의 생각을 더 앞세울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구약시대의 히브리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하기 전, 이집트땅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제사로 빠스카를 지내면서, 모세가 이집트의 왕, 파라오의 앞에서 행한 열번째 기적을 특별히 기억하는 날입니다. 모세가 행한 열 번째의 기적의 힘에 눌려서, 파라오는 하느님의 앞에 무릎을 꿇었고, 히브리백성은 갈대바다를 건너서 광야로 나아갔고, 하느님께 제사를 바치도록 포기하는 마음으로 허락합니다. 물론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은 아니고, 하느님의 힘에 눌려서 억지로 실천한 모습이었습니다. 히브리인들이 과월절에 기억하는 일이었던 있었던 빠스카제사와는 모양이 다르지만, 예수님은 같은 파스카 제사를 기억하는 자리에서, 음식을 나누는 일에 앞서서, 제자들의 발을 닦는 특별한 일을 거행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일을 세족례라고 표현합니다. 사막을 건너온 민족으로 산 히브리사람들에게 발을 닦는 일은 노예나 종이 주인에게 하던 일이었고, 최고의 존중을 바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을 대상으로 실천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발을 닦았다는 것이 엄청나고 커다란 일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행위를 대하면서 다른 사람을 기억하면서 그 일을 실천하겠다고 생각할까요? 모든 사람이 하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 일은 다른 사람이 말하거나 나에게 요구한다고 해서 내가 실천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스승이 우리에게 하신 일이므로 그 삶의 정신을 새기고 실천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미사에서 예수님이 하셨던 중요한 일을 늘 만납니다. 그 일은 세상에서 우리가 음식과 음료로 만나는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피로 바꾼, ‘거룩한 변화 혹은 실체변화’를 통해서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생명을 전하는 일입니다. 미사에 한 번 참여한다고 우리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 일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려고 했던 축복의 일에 기쁜 모습으로 참여해야 하는 일입니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내 삶의 좋은 결과로 다른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전하는 일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보이신 일을 정성으로 반복하는 일에서 시작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루신 성체성사의 삶에 우리가 기쁘게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잠시 묵상하는 시간을 보낸 뒤, 예수님께서 보이신 본보기인 세족례 예식을 거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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