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체ㅣ구역반
여러 사목 분야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의 정리 및 최종적인 제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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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 재발견] 소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 공동체인가? 여러 사목 분야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의 정리 및 최종적인 제언 (1)
본당 소공동체 봉사자들에게 “소공동체는 무엇을 하는 공동체입니까?”라는 질문을 들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수원교구가 ‘소공동체 중심사목’을 통해 본당과 지역 복음화를 위해 노력한 지도 15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소공동체가 무엇을 하는 교회 공동체인지에 대한 개념정의가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 안에는 소공동체라는 기초 교회 공동체가 도입되기 전에 이미 구역·반이라는 본당 행정 조직이 구성되어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모임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주로 본당의 공지사항이나 협조사항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졌으며, 보다 원활한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 모임 중에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이 구역·반 모임의 일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소공동체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 신자들이 소공동체는 모임 안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 대신 복음 나누기를 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로 소공동체를 이해하려고 한 모습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구역·반 모임에 익숙해진 신자들에게 소공동체라는 새로운 신앙의 옷을 입혔지만, 신자들은 소공동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구역·반 모임의 다른 이름으로 단순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 속에서 교회가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자, 소공동체가 무엇을 하는 공동체인지에 대한 의문들이 생기게 되었다고 봅니다.
한편 많은 신자들은 소공동체가 복음 나누기를 위한 본당 조직으로 생각하고, 소공동체에서 복음 나누기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소공동체에 참여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복음 나누기가 어려워서 소공동체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수원교구의 소공동체 사목 상황이 있었기에, 2017년 「외침」은 “소공동체의 재발견”의 장을 통해 “소공동체는 무엇을 하는 교회공동체인가?”라는 성찰의 시간을 기획하였던 것입니다.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소공동체를 통해 “기쁜 소식(복음)”을 듣고,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소공동체가 가야할 길에 대해 함께 숙고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러한 숙고를 위해서 한 해 동안 여러 사목 분야의 시각(복음화국, 사회복음화국, 청소년국, 성소국 및 기타 특수사목)에서 보고 느끼고 있는 현재의 소공동체의 모습과 그러한 시각에서 바라는 소공동체의 새로운 방향을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소공동체가 무엇을 하는 공동체인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의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올 한 해도 서서히 마무리하는 두 달에 걸쳐 “소공동체의 재발견 - 소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 교회공동체인가?”라는 성찰의 시간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이 장을 통해 여러 사목 분야에서 사목하시는 신부님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던 소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힘든 상황 안에서도 거기에 맞게 그리고 그곳에서 주님의 기쁜 소식(복음)을 체험할 수 있도록 소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특수 사목 분야의 모습에서는 진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러한 느낌들과 다짐들을 지금 우리들의 소공동체의 모습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소공동체를 만들 것을 다짐하면서 “여러 사목 분야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의 장을 정리하고 최종적인 제언을 해 보고자 합니다.
소공동체 구성원은 각자가 살고 있는 삶의 자리(가정, 직장, 본당 등)에서 소공동체를 통해 먼저 자신을 복음화하고, 복음화된 신앙의 성숙을 통해 세상을 복음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소공동체 구성원들은 세상 어디에서나 “기쁜 소식(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복음의 전달자이며(마르 16,15; 마태 28,20 참조), 동시에 복음을 듣고 복음화를 이루어야 하는 복음의 수용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공동체 구성원은 교회와 세상의 “복음화(선교)”를 위해 세례를 통해 받은 평신도 사도직의 사명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명의 실천을 위해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깨어 준비하는 곳이 바로 소공동체이고,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노력들이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입니다. 먼저 소공동체 구성원은 소공동체를 통한 자신의 복음화를 위해 다음의 세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소공동체 안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이 추구해야 할 복음화의 방향을 「복음의 기쁨」을 통해 성찰할 수 있도록 하신 초대에 대한 우리의 응답입니다. 그 응답은 ‘새로운 열정, 새로운 표현 그리고 새로운 방법’(「복음의 기쁨」, 1항-18항 참조)으로 변화되어가는 소공동체의 새로운 모습을 만드는데 기초가 될 것입니다.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11월호, 이재현 요셉 신부(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소공동체 재발견] 소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 공동체인가? 여러 사목 분야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의 정리 및 최종적인 제언 (2)
소공동체 구성원들은 언제 어디서나 “기쁜 소식(복음)”을 듣고 선포해야 하는 복음의 수용자이며 전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지난 호에서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세례 때에 받은 평신도 사도직을 소공동체 안에서 되새기고 세상의 “복음화(선교)”를 위해 나아가는 다짐을 통해 드러납니다. 소공동체 안에서 구성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자신의 복음화 노력을 통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자신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소공동체는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입니다. 문제 제기가 없는 공부나 연구는 발전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무 질문 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는 그 삶을 더 성숙시키고자 하는 관심과 열정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소공동체 구성원들은 소공동체가 왜 필요한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냥 시켜서 한다는 수동적인 자세를 지니고서는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진정한 신앙의 보화(마태 13,44-46 참조)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소공동체 구성원들은 이러한 질문과 그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통해 소공동체에 대한 “동기 부여”를 스스로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노력을 통해 소공동체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더 이상 방관자(수동적인 참여)가 아니라, 주관자(능동적인 참여)로서의 모습으로 변화됩니다. 주관자로서 참여하는 소공동체 모임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하느님이 주시는 영원한 상인 “구원”에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상속자가 되도록 우리를 초대하는 것입니다.
둘째, “소공동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소공동체에 참여하는 구성원으로서 소공동체가 무엇인지 그 확실한 “개념 정의”가 없으면 안 됩니다. 지금 우리가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소공동체의 모습을 단순히 본당에 속해 있는 단체나 모임으로 생각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또 그러한 생각 안에서 소공동체를 운영한다면 소공동체는 참여해도 되고 참여하지 않아도 그만인 모임형태(동아리)로 전락할 것입니다. 물론 소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여러 가지 모습과 의미에서 받아들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소공동체의 이해에는 핵심적인 교회의 가르침이 내포되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소공동체가 교회이다”라는 정의입니다. 소공동체는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 사도의 신앙 고백 위에 세우시고, 어떠한 위협과 유혹에서도 굳건히 지켜주시겠다는 약속으로(마태 16,16-19 참조),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함께 해 주시는(마태 18,19-20 참조) 친교의 만남이며, 구원의 만남입니다. 그 만남이 바로 교회이고, 그 교회가 바로 소공동체입니다. 따라서 소공동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소공동체 구성원들은 소공동체를 통해서 주님과 함께 하는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소공동체는 무엇을 하는 공동체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소공동체에 참여하는 많은 교우들 중에 소공동체를 통해서 어떤 은총을 받고, 그 은총을 어떻게 이웃과 나누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교우들이 많습니다. 만약 신자들이 신앙의 삶 안에서 성사의 은총을 어떻게 받는지도 잘 모르고, 받은 성사의 은총도 이웃에게 나누는 “실천적 삶”을 모른다면 신앙에 대한 확신이 없고 은총의 체험이 없어 교회를 떠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소공동체도 이런 면에서 같습니다. 소공동체 구성원들은 소공동체 안에서 받는 주님의 은총을 체험해야 합니다. 그 은총은 바로 “말씀”에서 시작됩니다. 소공동체의 핵심은 이천년 전에 슬픔과 절망에 빠진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셔서, 직접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구원의 길을 말씀해 주셨듯이(루카 24,13-35 참조), 부활하신 주님께서 바로 지금 소공동체를 통해 이천년 전의 그 희망과 구원의 길을 말씀해주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을 통해 선포되는 “복음(기쁜 소식)”은 이천년 전에 선포되었던 과거의 말씀이 아니라, 즉 이미 죽고 사라진 말씀이 아니라, 지금 소공동체 구성원 안에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이며 구원의 소식인 것입니다. 그리고 소공동체를 통해 그 “복음(기쁜 소식)”을 들은 우리들은 주님께 봉헌하는 찬미와 감사의 마음으로 이웃에게 사랑의 실천적 삶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복음화”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복음화”를 소공동체를 통해 세상에 널리 전파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신앙의 삶도 이 세 가지의 단계적 질문을 통해서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공동체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먼저 소공동체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동기부여”를 찾고, 소공동체의 “개념정의”를 마음에 확실하게 새긴 다음, 그리고 “실천적 삶”으로 나아갈 때, 소공동체의 중요한 두 축인, 곧 소공동체는 “교회”이고, “말씀” 안에서 소공동체의 참다운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12월호, 이재현 요셉 신부(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1 4,352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