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월)
(녹)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는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셨다.

7성사ㅣ 준성사

[혼인성사] 혼인 서약의 의미와 가치: 사랑하면 되지 혼인은 왜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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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8-09 ㅣ No.316

[생명 특집] 혼인 서약의 의미와 가치


사랑하면 되지 혼인은 왜 하나요?

 

 

남녀 간의 진정한 사랑은 인간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이고 포기할 수 없는 인간적 가치입니다. 그리고 남녀 간의 사랑은 혼인 서약을 통한 부부관계 안에서만 온전해진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혼인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여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아예 ‘비혼’을 선택하려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1인 가구의 삶이 익숙한 젊은이 중에는 사랑과 혼인을 별개의 것으로 보면서, 가족에 대한 의무와 복잡한 관계가 많은 혼인 생활 대신 평생 독립적으로 개인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동거 형태의 사랑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또 법적 책임 없이 쉽게 헤어질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이런 사랑만으로 충분한 것일까요?

 

혼인식은 단순한 외적 합의나 계약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동거나 사실혼도 친밀감을 느끼고 돌봄이 이루어지는 사랑의 형태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인식에서 공적으로 드러나는 서약의 형식은 두 사람이 이루는 사랑의 결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며 두 사람에게 깊은 소속감과 서로에 대한 책임을 일깨워줍니다.

 

“나는 당신을 남편/아내로 맞아들여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일생 신의를 지키며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러한 서약을 통해서 부부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속하겠다는 확고한 마음을 확인하게 되며, 다른 이들도 그들의 결합이 얼마나 진지한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며 그 책임을 끌어안는 혼인은 동거와 같은 둘만의 사적인 약속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것이며 사회적 제도로서의 혼인은 이러한 상호 의무와 사랑의 성숙을 공적으로 보호해 주는 수단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결혼하지 않으려는 많은 젊은이에게 말씀하십니다.

 

“혼인을 하고 삶을 함께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것은 많은 노력이 드는 여행입니다. 때로는 어렵고, 때로는 갈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나를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사랑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을까요? 혼인은 평생 그렇게 전인격적으로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사랑을 향해 가는 여정입니다. 그렇게 충실히 한 사람을 평생 사랑하는 삶은 남녀를 만드신 창조주의 축복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 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혼인의 선물로 주어지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부부의 사랑을 더 헌신적인 부모의 사랑으로 변화시키며 이를 통해 더욱 성숙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줍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해서 부부는 더욱 내적으로 성장하며 함께 구원의 여정을 걸어갑니다.

 

[2021년 8월 8일 연중 제19주일 서울주보 4면, 박은호 그레고리오 신부(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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