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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II: AI와 교회 (3) AI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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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9-19 ㅣ No.499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3) AI의 발전


인간 넘어서는 학습 능력 보여주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

 

 

2016년 알파고 리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알파고’의 한 장면. 다섯 차례 대국에서 알파고 리가 4:1로 이기면서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줬다. 영상 갈무리

 

 

AI는 발전의 역사 안에서 몇 가지 강렬한 사건들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 강렬한 사건들을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1996년 IBM이 만든 AI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는 체스에 특화됐습니다.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이던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1963~)를 이김으로써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오랜 패러다임을 깨는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2. 2011년 IBM은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들에 답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개발한 AI 컴퓨터 시스템 ‘왓슨’(Watson)을 선보였습니다. 왓슨은 미국 유명 퀴즈 쇼인 ‘제퍼디!’(Jeopardy!)에 참가하였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유일한 인간 대 컴퓨터 간의 퀴즈 대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2011년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세 번의 ‘제퍼디!’ 방송에서 왓슨은 ‘제퍼디!’의 74번 연속 승리 기록 보유자 켄 제닝스(Ken Jennings), 그리고 금액 기준 사상 최고액 우승자 브래드 러터(Brad Rutter)와 대결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닝스와 러터가 각각 상금으로 30만 달러와 20만 달러를 받는 동안에 왓슨은 100만 달러를 획득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미국 전역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3. 그 후 구글(Google)의 자회사인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AI 바둑 전용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2015년 처음으로 소개됐습니다.

 

이후 업그레이드 버전인 ‘알파고 리’(AlphaGo Lee)가 2016년 이세돌과의 다섯 차례 대국에서 4:1로 이기면서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알파고의 등장과 대국에서의 대승은 AI에 관한 전 세계 각계각층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을 한꺼번에 몰고 왔습니다.

 

특히 이세돌과의 대국이 펼쳐졌던 우리나라의 경우 그 충격파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주요 대학들이 앞다투어 AI 대학원을 개설, 운영하려고 시도하는 현상이 바로 이 충격파의 직접적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4. 2017년 등장한 알파고의 최종 버전 ‘알파고 제로’(AlphaGo Zero)는 더 이상 인간의 기존 바둑 기보에 의존하지 않고, 바둑 규칙만 주어지면 스스로 학습하며 실력을 쌓아가는 방식이 채택되었습니다. 알파고 제로는 학습 36시간 만에 알파고 리의 수준을 능가하였고, 72시간 만에 알파고 리와의 대국에서 100전 100승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약 40일 기간 동안 알파고 제로는 2900만 번의 자가 대국을 진행하며 학습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5. 2020년 12월 구글의 딥마인드는 사전에 규칙이나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이 없어도 강화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아타리(Atari), 바둑, 체스, 쇼기(shogi) 등 네 가지 게임을 마스터하는 새로운 AI ‘뮤제로’(MuZero)를 공개하였습니다.

 

뮤제로의 의사 결정 방식은 사전에 규칙 및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의존하지 않고도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6. 2021년 7월 구글의 딥마인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용 AI ‘알파폴드’(AlphaFold)를 통해 36만5000개 이상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확히 예측·판단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공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AI가 대단히 복잡한 단백질 구조 예측·판단 연구에 있어서도 상당히 유용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알파폴드를 개발한 과학자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와 존 점퍼(John Jumper)는 2023년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 생명과학 분야 부문 수상자로 발표되었습니다. 이들 중 데미스 하사비스는 구글 딥마인드의 창업자이자 알파고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브레이크스루상은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페이스북(Facebook)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등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분야 거부들이 2012년 만들어 ‘실리콘밸리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입니다.

 

이렇듯이 AI는 구글을 위시해 여러 IT 회사들에 의해 대단히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I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중요한 기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①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은 컴퓨터에 기본적인 규칙만 준 상태에서 입력받은 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반복 학습을 하도록 만드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컴퓨터는 명시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고도 데이터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계 학습은 기계, 곧 컴퓨터를 인간처럼 학습시켜서 스스로 규칙을 형성하거나 기존 규칙에 맞는 결과들을 얻어내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② 인공 신경 네트워크 ‘ANN’(Artificial Neural Networks)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원래 인간 두뇌의 뉴런 구조를 본떠 만든 소프트웨어적·하드웨어적 네트워크를 의미했습니다. 현재는 뉴런 구조를 본떠 만든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일컫는 말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AI 연구자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입니다.

 

③ ‘심층 학습’(Deep Learning)은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 리가 활용한 바로 그 학습 알고리즘으로 대중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학습은 입력과 출력 사이에 있는 인공 뉴런들을 여러 층(multi-layers)으로 쌓고 연결한 ANN을 통해 기계 학습을 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인공 뉴런들이 단일 층이 아닌 실제 인간 두뇌처럼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여기서 인공 뉴런들이 인간 두뇌처럼 여러 층으로 구성된 이유는, 인간이 그러하듯이 추상적인 개념의 학습을 위해서입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 층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추상적인 개념의 학습이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④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은 올바른 입력/출력 쌍으로 된 훈련 데이터로부터 입출력 쌍 간의 관계를 학습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⑤ ‘자율 학습’(Unsupervised Learning)은 출력이 주어지지 않은 입력 데이터를 분석하여 연관이 있는 것들을 찾고 패턴을 학습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⑥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현재 상태에서 계속된 행동으로 얻은 보상으로부터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최적인지를 학습하는 방식입니다.

 

[가톨릭신문, 2023년 9월 17일, 김도현 바오로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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