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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도밍고청소년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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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도밍고청소년센터 ‘청소년들의 베텔’이 될 수 있다면
창세기에서 이사악의 아들 야곱은 형 에사우와 관계 안에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야곱은 자신을 죽이려는 형을 피해 달아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잘못과 실수들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인생의 가장 역동적인 시기인 청소년기에는 더 쉽게 좌충우돌하며 성장해 갑니다. 여러 어려움으로 어디론가 숨거나 도망치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을 보게 될 때마다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려올 때가 많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의정부 도밍고청소년센터에서 상처 입고 고통 중에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수산나 수녀입니다. 저희 센터는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곳이 필요한 친구들, 어깨를 짓누르는 짐을 내려놓고 쉴 곳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주님의 따스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자살 시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는 아이, 우울증과 조현병으로 약을 먹지 않으면 세상과 어울릴 수 없는 아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주변에 어려움을 주는 친구들, 계속되는 자녀의 가출로 눈물이 마르지 않는 어머니, 선택적 함구증으로 대화가 어려운 아이와 그런 자녀를 지켜보며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 등 가까운 사람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사연으로 고통 중에 있는 분들과 정서적, 정신적 동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어려움을 피해 하느님의 사랑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마련한 도밍고청소년센터는 2009년 8월 강원도 횡성에서 운영되다가 더 많은 친구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서울 미아동 수녀원 내로 이전하였습니다. 지난 몇 년 간 코로나 여파로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아 고전하였으나, 점차 회복되면서 좀 더 열악한 환경 속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현재의 의정부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그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 보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 … 야곱은 잠에서 깨어나,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 … 이곳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의 문이로구나. … 그러고는 그곳의 이름을 베텔이라 하였다.”(창세 28,13-19)
야곱의 인생 안에서 ‘베텔’은 하느님을 만난 장소였습니다. 의정부로 옮기기로 결정하였을 때 ‘너무나도 허름한 이 집을 어찌해야 하나….’하고 생각하며 수녀님들 모두 한숨을 쉬었으나 하느님의 일하심을 믿으며 이곳을 ‘청소년들의 베텔’로 만들고자 하시는 그분의 일에 협력하고자 다시 용기를 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운영되는 이곳을 정비하고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는 데는 벅차고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열악하고 부실하지만 힘든 아이들이 잠시 동안이라도 편히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이 따스한 공간으로 센터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곳 센터가 상처받고 방황하는 친구들이 궁극에는 하느님의 사랑을 만나는 곳, 상처입은 청소년들의 ‘베텔’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004-429455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2024년 6월 1일~7월 5일까지 위의 계좌로 후원해 주시는 후원금은 ‘도밍고청소년센터’를 위해 씁니다.
[2024년 6월 2일(나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서울주보 4면] 0 35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