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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교회 상식 팩트 체크41: 핼러윈은 원래 교회 축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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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식 팩트 체크] (41) 핼러윈은 원래 교회 축제다? 죽은 이를 기억하며 전구 청하는 축제
- 핼러윈의 배경이 된 모든 성인 대축일을 시작으로 교회의 특별히 죽은 이들을 기억한다. 사진은 2021년 11월 2일 프랑스군 묘지를 참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CNS 자료사진.
가정에 어린이가 있으시다면, 핼러윈 행사를 챙겨보신 일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은 이날 유령이나 캐릭터 등으로 분장을 하며 사탕을 나누는 활동을 하곤 합니다. 청년들 사이에서도 핼러윈은 널리 퍼졌는데요. 청년분들 중에도 이날 또래들과 파티를 열어본 일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핼러윈하면 호박머리를 한 유령이나 귀신, 괴물 같은 다소 공포스러운 것들이 떠오릅니다. 또 과자나 사탕 같은 간식들도 생각나지요. 그러다보니 아주 세속적인 행사라고만 여겨지기 쉬운데요. 실은 핼러윈은 교회 축일에서 나온 날입니다.
핼러윈이 교회 축일에서 온 날이라는 것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습니다. 핼러윈(Halloween)은 올 핼러우스 이브(All Hallows’ Eve)를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이브’는 잘 아시다시피 크리스마스이브처럼 전야를 뜻하는 말이고요. 핼러우(Hallow)는 ‘성인’(聖人)을 뜻하는 말입니다. 핼러윈은 바로 ‘모든 성인 대축일 전야’를 뜻합니다. 그래서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일 전날인 10월 31일에 핼러윈을 기념하는 것이지요.
사실 10월의 마지막 날은 고대 영국과 아일랜드 지역에서 생활하던 켈트족이 한 해를 마무리하던 날이었습니다. 켈트족들은 이때 사윈(Samhain)이라는 큰 축제를 지냈는데, 축제기간에 죽은 이들이 찾아온다고 생각했고, 죽은 이들에게 해를 입지 않도록 가면을 쓰거나 귀신으로 분장하곤 했다고 합니다.
켈트족 국가들이 가톨릭교회를 받아들이자,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 전야’, 핼러윈을 지내며 켈트족들이 오랜 풍습을 교회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사윈이 죽은 자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떨쳐버리려는 축제였다면, 핼러윈은 죽은 자들을 기억하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는 축제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교회의 핼러윈은 모든 성인 대축일을 지내지 않는 개신교가 널리 퍼지면서 사라졌는데요. 19세기 중반 아일랜드 지역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핼러윈 풍습을 가져간 것이 널리 퍼지면서 오늘날과 같은 핼러윈으로 변화했습니다.
핼러윈의 배경이 된 모든 성인 대축일을 시작으로 교회는 특별히 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는 시기를 보냅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날인 11월 2일은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이고, 11월 1~8일 교회 묘지 등을 찾아 전대사의 조건을 채우면, 죽은 이에게 양도할 수 있는 특별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1월 전체는 위령 성월이지요. 이처럼 핼러윈은 특별히 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시기와 이어지는 날입니다.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의 축제처럼 변한 핼러윈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핼러윈은 그리 떠들썩하지 않은 듯합니다. 많은 분들이 2022년 10·29참사로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을 기억하고 추도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핼러윈은 핼러윈의 본래 의미를 생각하면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으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가톨릭신문, 2024년 10월 27일, 이승훈 기자] 0 114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