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월)
(녹)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는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셨다.

가톨릭 교리

저는 믿나이다2: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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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11-19 ㅣ No.5066

[저는 믿나이다] (2)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예수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외아들 그리스도

 

 

예수님을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계시에 기인한다. 이 신앙 고백은 그리스교 신앙의 근간이다. 예수 그리스도, 납화법 이콘, 6세기, 시나이산 카타리나 수도원, 이집트.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귀담아듣는 데서 생겨난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이하 「계시 헌장」)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시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인간과 사귀시며, 당신과 친교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신다”라고 밝힙니다.(2항)

 

어느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로 가실 때 길에서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그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는 사람도 있고, 엘리야라 하는 이도 있고,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자도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 16,13-17; 마르 8,27-30 ; 루카 9,18-21 참조)

 

복음서 내용처럼 세상 사람들은 결코 예수님의 신원을 알 수 없습니다. 단지 그들의 필요 때문에 세례자 요한이나 위대한 예언자처럼 예수님을 우러러보지 자신과 똑같은 한 인간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제자들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그리스도이시다’라는 베드로의 말은 최초의 신앙 고백이며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간입니다.

 

제자들이 세상 사람들과 달리 예수님의 참모습을 명확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를 ‘계시’라고 합니다. 모든 계시는 하느님에게서 기원하고 시작됩니다. 계시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아버지로 드러내시며 외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 계시를 완성하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위로자이신 성령을 통해 교회와 인간이 계시를 통찰할 수 있도록 이끄십니다.

 

이처럼 그리스도교 신앙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초자연적인 은총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믿음이 있으려면 하느님의 도움의 은총이 선행되어야 하며, 성령의 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가르칩니다.(「계시 헌장」 5항) 바오로 사도는 더 직설적으로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다”라고 말씀하십니다.(1코린 12,3 참조)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알려주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께서 보내주신 아들을 믿는 것과 분리할 수 없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4,1) 하실뿐 아니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고 하십니다.(요한 14,9) 왜 이런 말씀을 예수님께서 하셨을까요? 당신이 아버지 하느님과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요한 1,18)이시기에, 또 아버지 하느님을 알고 그분을 보여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마태 11,27)이시기 때문입니다.

 

많은 영성가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기 위해선 요한 복음서를 읽으라고 추천합니다. 시작부터 예수님의 참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한 복음서를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말고 믿음과 사랑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수님 말씀을 들으라고 권고합니다.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드러내시는 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말씀은 육신의 귀만으로는 결코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요한 6,63)라고 하신 것처럼 예수님 말씀은 하느님 말씀이며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므로 겸손하고 경건한 영혼만이 그 말씀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럼 요한 복음서 서문을 통해 예수님의 참모습을 관상해 봅시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서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요한 1,1-18)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11월 17일, 리길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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