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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28) 미사 중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의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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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28) 미사 중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의 의미 미사 때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인사가 자주 반복됩니다. 이 인사말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주님의 천사가 그에게 나타나서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하고 말하였다.”(판관 6,12)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우리는 주님께 청하고 또 청합니다. 그렇게 세상 속의 걱정과 근심을 주님께 올립니다. 물론 가끔은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주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신앙생활 안에서 자주 반복되는 현상입니다. 마치 우리가 기도한 것이 이루어졌을 때만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주님께서 은총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사 중에 반복되는 한 인사말은 은총의 모습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루어지는지 알려줍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곧, 주님의 신비와 은총은 어떤 기도를 들어주셨을 때만 허락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함께”하신다는 점으로 은총의 근본 모습을 알려줍니다. 마치 지금 우리를 감싸고 있는 공기처럼, 그리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낮과 밤의 모습처럼, 그리고 지금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에서 그 은총의 모습은 늘 그렇게 우리와 함께합니다. 세상 끝날까지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 말씀은 은총의 모습이 무엇인지 이 말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미사 중 평화 인사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주님의 평화를 나눕니다. 이 인사말에는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는 은총을 통해 주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사랑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심으로 허락하신 은총을 함께 모인 서로가 서로에게 주님의 평화를 나눌 수 있고, 나아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와 일치된 교회 모습으로 주님의 신비에로 더욱 가까이 다가선다.” 이러한 시작점은 “함께하시는 주님”을 기억하고, 의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주님과 함께 있음을 의식하지 못한다면, 주님의 은총은 추상적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님의 이 인사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시기 위해 다가오십니다. 절망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방관하지 않으시고 함께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와의 약속에 성실하십니다. 그래서 미사 중 자주 반복되는 이 인사말은 단순히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와 끊임없이 머무르고 있음을 기억하도록 돕습니다. 미사 중 사제의 입을 통해 선포되는 이 인사말을 깊이 묵상하며 온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이 인사말은 희망의 씨앗이자, 은총의 육화이며, 구체적으로 선포하시는 사랑, 그 자체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2025년 2월 16일(다해) 연중 제6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세종도원 주임)] 0 15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