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4일 (금)
(자) 사순 제4주간 금요일 그들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분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다.

레지오ㅣ성모신심

허영엽 신부의 나눔: 매일 매 순간 성숙한 신앙인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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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04-02 ㅣ No.966

[허영엽 신부의 ‘나눔’] 매일 매 순간 성숙한 신앙인이 됩시다

 

 

누구나 성숙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국어사전은 성숙(成熟)을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되다”라고 정의한다. 어른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반대로 미성숙한 사람은 어른임에도 자신의 행동에 무책임한 사람을 뜻한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미성숙한 행동을 일삼는다면 주변에 큰 피해를 끼칠 것이 분명하다. 신앙인들도 성숙한 신앙을 지녀서 세속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주님만을 향해 다가가기를 바란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Gordon Allport, 1897-1967)는 성격의 성숙함을 연구한 ‘인격 심리학’의 권위자이다. 그는 사람이 성인이 되었을 때 누구는 성숙한데 누구는 왜 미성숙한 사람에 머무를까 하는 질문이 생겼다. 올포트는 성격의 핵심이 되는 요소로 신중함, 희망과 열망, 꿈 등을 꼽는다. 인간 자아(selfhhood)는 유아 시절부터 사춘기까지 발달한다. 따라서 어린 시절의 교육과 체험이 중요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 생명을 잉태한 어머니들은 태교(胎敎)를 중요시하는데 특별히 태아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아주 좋은 태교라고 할 수 있다. 마치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유아기의 독립된 자아(self)에 대한 인식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 안에서 생겨난다. 호기심이 왕성한 이때가 인격의 발달에 있어 결정적 시기가 된다. 만일 부모가 호기심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어린이의 욕구를 억지로 억압하거나 좌절시키면 자존감에 방해를 받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부모가 자녀에게 “아무개는 잘하는데 너는 왜 이것도 못 하냐?”라고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꾸짖으면 자존감에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신앙교육도 부모의 행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님과 함께 성당을 간다든지, 부모님이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하더라도 어린이의 기억 속에 큰 의미가 되어 의식과 무의식 속에 각인된다. 어렸을 때 아파서 밖에도 못 나가고 끙끙 앓고 있었는데 잠결에 어머니가 머리맡에서 나를 위해 기도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주위에 사랑 표현 잘해

 

어린 시절 자아감이 생기면서 자기 자신을 스스로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이 이미지는 부모와 어린이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발달한다. 특히 부모로부터 인정과 격려를 받으면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다. 예를 들어 발명가인 에디슨의 경우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이상한 기행(奇行)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퇴학 조치를 당한다. 그때 에디슨의 어머니는 아들을 책망하지 않고 집에서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으니 상심하지 말라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다. 당시에 에디슨의 어머니는 아들의 천재성을 미리 알아보고 그런 말을 했을까? 아니라고 본다. 아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가진 어머니의 말씀이었을 것이다. 

 

자아 발달의 마지막 단계는 자아 추구로써 적극성을 띠는데 주로 사춘기에 나타난다. 이때는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새로운 자아 정체감을 갖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등 인생의 기본적인 질문들이 이 시기에는 매우 강렬한 삶의 주제가 된다. 사춘기 시기에는 종종 부모의 가치관과 대립하게 되는데, 부모가 억지로 자녀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주입하려 할 때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이 시기에는 중요한 멘토의 한마디로 인생을 결정짓기도 한다. 실제로 한 유명한 시인은 중학교 때 “너는 글을 잘 참 쓰는구나, 시인이 되어도 좋겠구나” 했던 국어 선생님의 한 말씀이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친밀감 즉 사랑 표현을 잘한다. 친밀감은 잘 발달한 자아 정체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사랑의 표현을 통해 사랑이 더욱 자라고 친밀감은 극대화된다. 친밀감, 연민, 원만한 교우관계, 공동체 안에서의 책임감과 역할 등은 신앙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다른 이에게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사랑을 무리하게 요구하며, 사랑을 줄 때는 조건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고, 사랑의 보답이 약하다고 판단될 때 쉽게 감정이 변하거나 상대를 비난하기 쉽다. 그러므로 이들은 실제로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왜곡된 사랑을 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신앙인에게 절대적인 희망과 신앙의 목표를 선사

 

건강한 성격의 사람들은 사랑 자체가 주는 의미와 효과가 크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여 잘 알고 있다. 또한 자신의 정서를 잘 조절하며 대인 관계의 활동을 원만하게 이루어간다. 반면에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공동체 안에서 비난이나 분노와 증오를 자주 표현하고 감정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목표를 향해 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신앙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 열정과 책임감은 삶에 의미와 계속성을 제공한다. 

 

심리학자 올포트는 의미 있는 목표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우리가 삶의 방향이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목적이 없다면 어떨까? 우리의 삶은 지루하고 덧없는 것이 될 것이다. 심리적인 건강은 과거 지향적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이다. 각 개인은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노력하게 되지만 과거에 집착하는 생활은 변화되기가 어렵고 고착되기 쉽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신앙인에게 절대적인 희망과 신앙의 목표를 선사한다. 부활 신앙은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재를 충실히 살며 희망적인 미래를 갖는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자비로우신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실 것이며,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 신앙의 여정은 부활 신앙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더욱 성숙한 신앙으로 영원한 생명을 향해 한발씩 내딛는 것이다. 매일 매 순간 우리의 부족함을 깨닫고, 한발 한발 주님을 향해 걸으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 그때 주님께서 기꺼이 손을 잡아 주실 것이다. 

 

[성모님의 군단, 2025년 3월호,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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