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6일 (목)
(녹)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아벨의 피부터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예언자들의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전례ㅣ미사

[전례] 전례 일반과 미사의 Q&A50: 미사 중 침묵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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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10-08 ㅣ No.2690

[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50) 미사 중 침묵의 중요성 I

 

 

보편교회가 중시하는 미사의 요소 중에서, 미사 중 “침묵”에 대해서 나눠보고자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전례헌장 30항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30.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능동적 참여를 증진하도록, 백성의 환호, 응답, 시편 기도, 따름 노래, 성가와 함께 행동이나 동작과 자세를 중시하여야 한다. 또한 거룩한 침묵도 제때에 지켜야 한다.

 

앞서 미사 해설을 하며 설명했었지만, 미사의 중요한 요소로 공동체의 행위와 능동적인 참여, 거룩한 침묵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전례헌장에 담긴 내용을 보면,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라는 제목 안에 “거룩한 침묵도 제때에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미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자세가 “침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5항 “거룩한 침묵”에 대한 부분은 침묵과 능동적인 전례 참여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거룩한 침묵은 거행의 한 부분이므로 제때에 지켜야 한다. 침묵은 각각의 거행에서 이루어지는 순간마다 그 성격이 다르다. 참회 행위와 기도의 초대 다음에 하는 침묵은 저마다 자기 내면을 성찰하도록 도와주고, 독서와 강론 다음에 하는 침묵은 들은 것을 잠깐 묵상하게 하며, 영성체 후에 하는 침묵은 마음속으로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기도를 바치도록 이끌어준다.

 

미사의 각 요소에서 거룩한 침묵은 드러나며, 동시에 이 침묵은 선택적인 요소가 아닌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의무로 설명됩니다. 거룩한 침묵은 마음속으로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기도를 드리는 데 중요합니다. 그래서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는 시간 속에서 나의 찬미, 나의 기도를 올리는 데에 거룩한 침묵은 하나의 통로가 됩니다.

 

분명 거룩한 침묵은 미사 안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우리들이 봉헌하는 전례에서 그 중요성은 점차 쇠퇴해져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 영성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속에서 신앙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침묵의 중요성이 퇴색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례 안에서 참된 진리와 은총을 찾고자 원한다면, 반드시 침묵을 통해 다가서야만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사 안에 거룩한 침묵에 대해서 올바로 이해하며 접근해야 합니다. 자칫 침묵에 대해서 잘못 이해할 경우, 미사에 참석한 이들을 수동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보편교회가 제시하는 “거룩한 침묵”의 목적은 그리스도인들이 신비에 더욱 깊이 몰입하게 하고, 하느님의 말씀과 공동체가 함께 바치는 성가와 기도, 그리고 하느님 백성의 영적 일치를 이루는 데 있습니다. 즉,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침묵이 아니라, 침묵을 통해서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려 함이 미사 안의 침묵의 분명한 목적입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미사 중에 우리가 인지해야 하는 침묵의 때에 대해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2025년 10월 5일(다해) 연중 제27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세종도원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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