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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상징 속 성인 읽기: 성인의 삶과 상징 (2) 성녀 안젤라 메리치와 예루살렘의 성 안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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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속 성인 읽기] 성인의 삶과 상징 (3)
사다리와 망토: 성녀 안젤라 메리치
성녀 안젤라 메리치(1474-1540)는 어려서부터 성인전을 즐겨 읽으며 성인들의 삶을 본받고자 했다. 일찍이 부모와 형제 대부분을 여읜 뒤, 그는 동정녀로서 청빈하고 소박하게 살며 기도와 고행으로 이웃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데 보탬이 되기로 다짐했다. 그러한 마음가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작은형제회 재속회(제3회)에도 입회했다. 부모처럼 그를 돌봐주던 외삼촌이 세상을 떠나자, 스무 살 즈음 그는 전적으로 이웃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먼저, 물려받은 아버지의 집을 학교로 내놓고, 뜻을 같이하는 여성들과 함께 형편이 어려운 소녀들을 모아 기도와 교리문답을 가르쳤다. 차츰 세탁, 바느질, 요리, 간호 등으로 교육 내용을 넓혀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들판에서 기도하던 그는 놀라운 환시를 체험했다. 세상을 먼저 떠난 동생을 포함한 동정녀들이 나타나서 뜻을 함께할 이들의 모임을 만들라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천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사다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 것이다.
자신을 오롯이 하느님께 봉헌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의 삶에서는 모성적인 사랑과 너그러움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사람들은 차츰 그를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마드레’(어머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또한 그를 모범이자 선망의 대상으로 삼아 동정을 지키며 신앙적인 삶을 살려는 여성들이 날로 늘어 갔다. 한번은 그가 성년을 맞아 로마에 갔는데, 그의 명성을 익히 알던 교황이 로마에 머물며 자선기관의 운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자신의 소명은 자기가 사는 지역의 가난한 소녀들을 돌보는 일이고, 이를 위해 동정녀들의 모임을 시작하려 한다는 뜻을 밝히고는 교황의 허가까지 받았다.
마침내 그는 동정녀 12명과 함께 새로운 공동체를 시작했다. 그가 만든 규칙을 따라서 청빈, 정결, 순명의 삶을 살며 가난한 소녀들을 돌보는 데 헌신할 것을 서원하는 수도회, 그가 어려서 성인전을 읽을 때 매료되었던 성인이자 가톨릭 교육, 교사, 학생의 수호성인인 우르술라 성녀의 이름을 딴 수도회였다. 우르술라회는 이렇게 가톨릭교회 최초의 교육 수녀회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우르술라회의 초기 회원들은 공동생활을 하지 않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지냈다. 그리고 수도복이 아닌 망토 차림으로 활동했다. 수수하고 간편한 망토는 작은형제회 제3회원이라는 정체성과 소박하고 겸손하게 헌신하며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복장이었다. 그리고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보호와 의지처를 가리키는 표지였다. 그러했기에 우르술라회의 설립자요 초대 원장인 안젤라는 선종해서도 작은형제회 제3회원의 복장을 입고 안장되었다.
안젤라 메리치와 우르술라회 회원들은 환자들과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는데, 특히 여성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성녀 안젤라 메리치는 오늘날에도 이러한 사람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는다. 교회 미술에서는 그를 묘사할 때는 그가 환시에서 본 사다리와 우르술라회의 초기 복장인 망토를 그의 상징으로 곁들인다.
가슴(또는 머리)에 꽂힌 칼: 예루살렘의 성 안젤로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성 안젤로(1185~1220년)는 환시를 통해 성모님을 뵙고 유다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이때 성모님께서는 그의 어머니에게 유다인들이 고대하던 메시아는 이미 오셨고, 오셔서 하느님의 백성을 구원하셨노라고 일러 주시면서 자녀 둘을 두게 될 것이라는 약속도 하셨다. 이 예고대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 중의 한 사람이 안젤로다. 어렸을 때 부모를 여읜 두 형제는 18살 때 카르멜 수도회(카르멜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형제회)에 들어갔고, 25세 때 사제품을 받았다.
사제가 된 안젤로는 앓는 이의 병을 고쳐주는 기적을 행하기도 했다. 이 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게 되자, 그는 사막의 은둔소로 물러가서 지내다가 로마에 가서 교황에게 수도회의 새로운 규칙에 대한 승인을 받아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울러 이탈리아에서 기승을 부리는 이단들에 맞서서 설교하고 또한 그곳의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그는 로마에서 교황을 알현했고, 라테란 대성당에서 설교했으며, 수도회의 설립자들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며 오스마의 도미니코도 만났다. 이때 그는 프란치스코가 장차 그리스도의 오상을 받을 것이라고, 프란치스코는 그가 머지않아 죽음을 맞을 것이라 서로 예고했다고 한다.
그 뒤 안젤로는 팔레르모로 가서 많은 유다인들을 개종시켰다. 그런데 그 자신이 유다인이었기에 팔레르모의 유다인들에게 비난과 원성을 크게 샀다. 이어서 시칠리아섬에 도착했는데, 이미 기적을 행하는 사람으로서 명성이 자자해져 있던 그를 많은 사람이 찾아오곤 했다. 그때 그곳에는 생활이 문란한 데다 카타리파 이단에 빠져 있던 한 귀족이 있었다. 안젤로는 그를 회개시키고자 했고, 그런 가운데 그에게서 나온 달갑지 않은 말에 그 귀족은 격분했다. 그리하여 그는 성당에서 설교하던 중에 귀족의 사주를 받은 불량배의 칼에 찔렸다. 치명상을 입어 며칠을 고통스러워하던 그는 하느님께 그 귀족과 암살자를 용서해 주십사 기도하고, 신자들에게는 복수하지 말도록 당부하고는 숨을 거두었다.
순교한 지역이 시칠리아였기에 시칠리아의 성 안젤로라고도 불리는 그는 팔레르모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는다. 교회 미술에서 성 안젤로를 그림으로 표현할 때 칼에 가슴(또는 머리)이 꿰찔린 모습으로 묘사한다.
- 카르멜산의 성모님과 카르멜산의 성인들
[성모님의 군단, 2026년 3월호, 이석규 베드로(자유기고가)] 0 3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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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콘: 성녀 안젤라 메리치. 사다리는 성녀 안젤라 메리치의 상징이고 화살은 성녀 우르술라의 상징이다.
- 예루살렘의 성 안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