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일 (월)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26년 환경의 날 주교회의 담화문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5-28 ㅣ No.1382

2026년 환경의 날 담화


의로움이 깃든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며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베드 3,13)

 

 

전쟁의 참화로 세계 곳곳이 평화를 잃고 있습니다. 무기를 내려놓고 하루빨리 참된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더 많은 자원을 얻어 이익을 누리려는 시도는 평화를 깨트리고 인류의 공존을 위협합니다. 전쟁으로 말미암아 기후 위기는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먼 나라의 일이라고만 여기던 전쟁의 여파는 이제 우리 삶의 수많은 것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에너지와 자원 수급 문제로 커다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소비 생활의 부산물인 비닐봉지 하나에서 최첨단 소재에 이르기까지 그 수급에 치명적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물가 상승과 일자리 위협은 약한 고리부터 시작하여 우리 사회 전체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일하기를 바라시며 우리의 협력을 기대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저지른 악행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실 수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80항).

 

인간의 탐욕과 무책임이 불러온 기후 위기를 비롯한 여러 심각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맞닥뜨린 위기는 과학과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인류의 근본적인 가치와 삶의 방식이 변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대 문명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생태적 회개와 전환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 구조와 정책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이루되, 새로운 시대에 또 다른 이들이 차별과 불평등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애써야 합니다. 에너지 문제는 생명과 직접 연결된 윤리적 측면이 강하기에, 현세대와 대도시 중심의 편리와 이익을 위하여 미래 세대나 지역 주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핵 발전은 낮은 탄소 배출이라는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사고의 위험과 방사성 폐기물의 장기적 부담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긴다는 점에서 정의롭지 않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자 우리는 생활 방식과 사회를 지탱하는 정책 방향에 대해 깊이 숙고하여, 과감하게 새로운 사회로 전환해야 합니다. 개발이 우리를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하는 시점에, 부산 가덕도, 전북 새만금, 제주 서귀포 등에서 추진되는 신공항 건설 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시민 모두가 기후 위기의 실상을 바로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 사회, 종교계가 한마음으로 더욱더 노력해야 합니다.

 

이에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짐하고 세상을 향하여 호소합니다.

 

첫째, 우리는 ‘생태적 회개’를 삶 가운데 실천하며, 소비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삶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며 단순하게 살아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신규 핵 발전소 건설을 멈추고, 핵 발전 의존을 차차 줄여 가는 ‘탈핵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하여,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분산형 에너지 체계가 자리 잡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넷째, 우리는 생활 폐기물을 분리 배출하고 자원이 순환되도록 노력하며, 공공기관에서는 일회용 제품 사용을 과감하게 금지하는 등 탈플라스틱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화석 연료 의존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다섯째, 우리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와 농어촌 지역 사회가 소외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여섯째, 국가는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는 신공항 건설을 전면 백지화하고,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확충하는데 더욱 힘써야 합니다.

 

일곱째, 국가는 기후 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인식과 참여를 위하여 초중고 및 대학 교육과 다양한 교육 과정에 생태 교육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상황들은 결국 우리가 창조주의 뜻에 협력하도록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만물을 창조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며, 변화를 이루어 갑시다.

 

현재 우리 앞에 놓인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이를 생명 중심의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생명으로 나아가는 이 길을 기도하며 함께 걸어갑시다. 이로써 참된 평화를 이루어 갑시다. 아멘.

 

2026년 6월 5일 환경의 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



14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