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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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봉사의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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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봉사의 의미
요즘 봉사하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보내고 있습니다. 노래하고 기도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청년들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소위 말하는 스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열심히 봉사하는 이들을 보면 참으로 감동스럽고 때로는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봉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이 봉사란 무엇일까요? 흔히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기꺼이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리스도교에서 봉사는 단순히 대가 없이 맡은 일을 수행하는 활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미사 감사기도에는 “아버지 앞에 나아와 봉사하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라는 아름다운 기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도의 라틴어 원문은 “아버지 앞에 서서(astare) 봉사하게 하시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구약의 “주님 앞에 서서 당신을 섬기며”(신명 10,8)라는 표현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입니다.
교회의 오래된 수도원 전통에서도 수도자를 ‘서 있는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수도자들은 철야 기도 동안 세상을 위해 하느님 앞에 서서 깨어 기도했습니다. 여기서 ‘서 있다’는 것은 단순한 자세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 늘 깨어 있으며 진리 앞에 흔들리지 않는 삶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봉사는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느님 앞에 바로 서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 수많은 유혹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시며 인간 구원을 위한 참된 봉사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봉사 역시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나누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과 이익보다 사랑을 선택하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 앞에 바로 서려는 깨어 있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또한 봉사는 친밀함과 순종을 함께 요구합니다. 하느님과 가까워질수록 그분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더 경외하며,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라고 기도하신 예수님처럼 자신의 뜻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선택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오늘날 세상은 경제적으로 부요한 사람, 영향력 있는 사람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복음은 다른 길을 보여 줍니다. 그리스도인은 높은 자리에 오르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이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입니다. 봉사는 나를 드러내는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일이며, 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세상 안에서 드러나도록 내 삶을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한 삶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깊은 기쁨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됩니다.
봉사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사명이 아닙니다. 우리의 작은 희생과 따뜻한 말 한마디도 봉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바로 설 줄 아는 사람만이 이웃 앞에서도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장 아름답게 증언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2026년 7월 26일(가해) 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서울주보 5면, 방종우 야고보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윤리신학 교수)] 0 14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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