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일)
(녹) 연중 제29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 주일)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전례ㅣ교회음악

교회음악 이야기: 성체 찬미가 연재 (9-10) 하느님 찬미(Laudes Divi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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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9-20 ㅣ No.3697

[교회음악 이야기 II] 성체 찬미가 연재 ⑨ 「하느님 찬미(Laudes Divinae)」 1

 

 

성체강복의 마지막에 바치는 「하느님 찬미(Laudes Divinae)」는 사제가 한 구절을 선창하면 회중이 그대로 되받는 환호로 이어져 왔습니다. 「하느님 찬미(Laudes Divinae)」는 1797년, 이탈리아의 예수회 사제 루이지 펠리치(1736~1818)가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말에 보속하려고 이탈리아어로 지은 기도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라틴어와 우리말은 모두 나중에 덧붙여진 것이고, 처음 형태는 여덟 구절뿐이었습니다. 1801년 비오 7세 교황이 이 기도에 은사를 베푼 뒤로, 교황들이 시대의 신심을 담아 한 구절씩 보탰습니다. 원죄 없으신 잉태(1851년 비오 9세), 예수 성심(1897년 레오 13세), 성 요셉(1921년 베네딕토 15세), 성모 승천(1952년 비오 12세), 예수의 성혈(1960년 요한 23세), 보호자 성령(1964년 바오로 6세)이 차례로 더해져 열네 구절이 되었습니다. 우리말 기도문에는 2011년 주교회의가 승인한 통일안의 마지막 구절, “한국 순교 성인들의 신앙과 증거를 통하여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가 하나 더 있습니다. 기도문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6년 9월 20일(가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대전주보 7면, 신혜순 데레사(연주학박사, 지휘)]

 

 

[교회음악 이야기 II] 성체 찬미가 연재 ⑩ 「하느님 찬미(Laudes Divinae)」 2

 

 

지난 호에서 기도문 전문을 함께 읽었습니다. 다시 보면 한 가지가 눈에 띕니다. 이 기도에는 무엇을 달라는 청원이 없습니다. 하느님과 그 거룩한 이름, 예수 그리스도와 성심, 성혈과 성체, 성령과 성모님, 성 요셉과 천사와 성인들을 차례로 부르며 오직 “찬미 받으소서”라고 고백할 뿐입니다.

 

왜 같은 말을 이렇게 되풀이할까요? 이 기도가 태어난 이유를 떠올리면 뜻이 선명해집니다. 하느님의 이름이 함부로 불린 자리를, 그 이름을 더 정성껏 부르는 것으로 다시 채우는 것입니다. 거친 말에 또 다른 말로 맞서는 대신 찬미로 응답하는 것, 그것이 이 기도의 정신입니다. 되풀이는 음악에서도 가장 오래된 기도의 방식입니다. 호칭기도가 그렇고, 미사의 ‘자비를 베푸소서’가 그렇습니다. 같은 말을 거듭하는 동안 뜻이 닳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깊어집니다.

 

지난 호의 전문을 소리 내어 읽어 보시면 이 기도의 음악적 성격도 드러납니다. 라틴어는 구절마다 Benedictus 또는 Benedicta로 시작해 길이가 고르고, 선창을 되받아 부르기에 꼭 맞는 모양입니다. 반면 우리말은 뒤로 갈수록 구절이 길어져 같은 선율에 그대로 얹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도는 노래로도 불릴까요. 낭송으로 바쳐 온 세월이 길어서인지, 강복 성가집을 뒤져도 악보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널리 알려진 대표곡은 없습니다. 그래도 라틴어 단선율은 여러 수도원에 살아 있습니다. 영국에서 본래의 목적대로 쓰이는 유일한 중세 수도원인 스코틀랜드 플러스카든 수도원은 지금도 매일 전례를 그레고리오 성가로 노래하는데, 이곳의 「하느님 찬미」 녹음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낭송음 하나에 짧은 종지구만 붙는 단순한 형태여서 회중이 함께 부르기에도 어렵지 않습니다.

 

성가집에도 곡이 없지는 않습니다. 미국 비오 10세 전례음악학교가 펴낸 『Pius X Hymnal』(1953)에 아실 브라제르의 곡이, 테오도르 마리에르의 『Hymns, Psalms, and Spiritual Canticles』(1972)에 그가 직접 지은 선율이 실려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1953년 성가집에는 성령과 성혈 구절이 아직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 호에서 본 대로 두 구절은 1960년과 1964년에야 더해졌으니, 기도문이 자란 만큼 악보도 다시 쓰여야 했던 셈입니다.

 

아직 우리말 곡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언젠가 우리 성가대가 “한국 순교 성인들의 신앙과 증거를 통하여”를 노래로 바치는 날을 그려 봅니다. 기도란 언제나 무엇인가를 청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저 “주님, 찬미 받으소서” 하고 고백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성당에서 시작된 그 찬미가 우리의 말과 행동으로 이어질 때, 우리의 하루하루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하나의 기도가 되어 갈 것입니다. [2026년 10월 18일(가해) 연중 제29주일(전교 주일 ·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대전주보 15면, 신혜순 데레사(연주학박사,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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