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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는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셨다.

빈첸시오회

가톨릭운동 단체: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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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7 ㅣ No.27

[한국교회 가톨릭운동 단체를 전망한다] (5)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나눔과 섬김에 충실한 ’사랑의 전령’

 

 

자선 사업에 일생을 바친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를 주보성인으로 모시면서 고통받고 가난한 모든 이를 돕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프레드릭 오자남이라는 한 평신도에 의해 시작돼 지금껏 평신도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자선과 나눔’이라는 교회 본연의 사명에 충실해온 사랑의 전령이다.

 

한국 교회에 빈첸시오회원들의 사랑이 싹튼 지 42년이 흘렀다. 현재 회원은 가난한 이들을 직접 찾아 봉사하는 활동회원과 이들의 활동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명예회원을 합쳐 4만 8000여명에 이른다.

 

그리 많지 않은 수지만 그간 회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없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펼친 사랑의 손길은 눈부시다. 이들은 ’영적 물질적 혹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환자 방문, 극빈가정 방문과 물적 지원, 재소자 및 사회복지 시설 방문과 봉사 등 궂은 일에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 왔다.

 

그래선지 일선 본당에서 빈첸시오회원들은 ’누가 어렵다는 말만 해도 발벗고 나서 도와주지 않으면 병이 날 정도로 따뜻한 사랑을 가진 이들’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다. 하지만 빈첸시오회가 한국에 뿌리를 내린 지 42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빈첸시오회가 한결 성숙한 모습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자성에는 빈첸시오회가 이제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단순한 물질적 지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들이 물질적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영적 뒷받침을 해주는 동시에 교회와 사회 전반에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사도직 단체로 성장해야 한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 창설자 프레드릭 오자남의 말처럼 빈첸시오회는 "물직적 도움만이 아니라 인격적 만남을 통한 나눔을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빈첸시오회 자체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빈첸시오 활동 경력 20년차인 김 아무개(스테파노)씨 말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사랑을 베푸는 것이 교회 본연의 사명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각 본당 협의회는 작게는 4~5명, 많게는 10여명 정도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빈첸시오회가 처음으로 도입돼 자리를 잡은 청주교구의 경우, 현재 총 56개 본당에 64개의 빈첸시오 협의회가 조직 운영되고 있으나, 한 협의회당 평균 회원 수는 7~8명 수준에 불과하다. 다른 교구는 이보다 더 상황이 열악하다. 빈첸시오회가 조직돼 있지 않는 본당 수가 60%를 넘고 있으며, 회원 수도 청주교구와 별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성직자 수도자들의 적극적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빈첸시오회가 순수 평신도 단체라는 내적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전담 사제가 전무한 실정이고 지도신부가 있더라도 대부분 다른 단체장을 겸하고 있어 빈첸시오회 활성화를 모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일선 본당 사목자들의 관심도 부족한 실정이다.

 

"다른 단체는 회합 후에는 신부님이 회합에 참석, 훈화도 해주고 축복도 해주시지만, 본당 신부님에 따라 어떤 분은 일년 내내 회합 한번 참석하지 않아요. 관심을 가져줄 때 회원들도 힘이 나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에 적극적이지 않겠어요?"

 

이와 함께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면서 신자들마저 나눔의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것이 빈첸시오회 활성화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떤 이들은 그간 빈첸시오회가 새로운 회원들을 양성하는 노력이 부족해 회원 연령대가 평균 50~60대로 고령화됨에 따라 활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빈첸시오회 활성화 및 저변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이사회가 지난 95년부터 청년, 청소년 빈첸시오회를 조직 운영한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하지만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빈첸시오회의 경우, 청주와 안동교구에만 조직돼 있고, 그 수도 1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청년 빈첸시오회도 전국적으로 200여명에 그친다.

 

따라서 가톨릭계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학생들이 서클처럼 빈첸시오회에 가입, 이를 통해 나눔의 정신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등 젊은이들을 빈첸시오회 영성 확산을 위한 미래 역군을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교계 지도자들의 관심과 배려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각 교구별로 이뤄지는 매년 두차례 교육 외에는 빈첸시오회원들을 위한 체계화된 교육과정이 없는 현실을 개선, 회원들에게 빈첸시오회 영성을 심어주고 이들이 이웃에 사랑의 전달자로 거듭나도록 돕는 전국 차원의 통일된 교육 과정을 마련하는 일도 한국 빈첸시오회의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이사회가 빈첸시오회원들의 교육센터 역할을 하게 될 오자남회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첸시오회란?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란

 

1833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의 법대생이었던 프레드릭 오자남(1813~1853)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동료들과 함께 설립한 평신도사도직 단체. 처음에는 ’자선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으나, 자선사업에 일생을 헌신한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1580~1660)를 수호성인으로 모시면서 1835년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로 개칭, 오늘에 이른다.

 

빈첸시오회는 본당 안에 구성된 ’협의회’를 기본 조직으로 하는데, 현재 전세계 140개국 4만7400여개의 협의회에 60여만명의 활동회원을 가진 단체로 성장했다.

 

한국에는 1955년 충주 야현본당(현 청주교구 교현동본당) 주임 옥보을 신부가 본당 내 빈첸시오회 ’성 요셉 협의회’를 조직한 것이 시초다. 요셉협의회는 한국전쟁 직후 가난한 이들에게 의복과 식량을 전해주는 사랑을 펼쳤고, 1961년 파리에 있는 빈첸시오회 총 이사회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아 한국 빈첸시오회 발전의 초석을 쌓았다. 이후 서울을 비롯한 각 교구에 빈첸시오회가 설립되는 등 발전을 거듭, 현재는 전국 14개 교구에 8000여명의 활동회원과 4만여명의 명예회원으로 구성된 단체로 성장했다.

 

 

한국이사회 김동기 회장 인터뷰

 

 

"빈첸시오회 역할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물질적 지원에서 한발 나아가 그들의 영성적 목마름까지 채워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빈첸시오회 영성과 관련한 교육의 장이 될 오자남 회관 건립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한국이사회 김동기(도미니코, 59) 회장은 "빈첸시오회가 한국 진출 40돌을 기념해 청주시 사창동에 건립 중인 오자남 회관은 빈첸시오회 영성 보급의 산실이 될 교육 센터인데, 현재 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회원을 비롯한 많은 신자들의 도움과 관심을 당부했다.

 

빈첸시오회 설립자인 프레드릭 오자남의 이름을 딴 오자남 회관은 청주교구가 기증한 대지 651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567평 규모로 건립된다. 회관은 빈첸시오 회원들을 위한 교육 및 피정센터, 무료급식소, 양로원 등을 갖추고 회원 내적 성숙을 위한 공간 및 노숙자와 청소년 노인들의 위한 쉼터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20억원이 소요되는 건축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969년 빈첸시오회와 인연을 맺은 이래 34년간 빈첸시오 사랑을 이어온 김 회장은 "지난해 한국 진출 40돌은 맞은 빈첸시오회는 그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대표적 단체로 성장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단순한 사회복지 단체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는 영적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더욱 성숙한 활동으로 가난한 이웃에게 사랑을 심고 가꾸어 주는 ’사랑의 도구’가 되는 빈첸시오회를 만들도록 다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평화신문, 2003년 7월 27일, 박주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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