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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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반도 성지순례...5편(동화의나라 신트라, 대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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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park05] 쪽지 캡슐

2006-02-18 ㅣ No.95522

◀ 순례4일째(10월 5일 토) 맑음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정은 항상 9시부터 시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6:30분에서 7:00사이에 기상을 하여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식사를 한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교통체증관계로 일정을 변경하여 “로카 곶” (CABO DA ROCA)을 먼저 들린 후 옛 성의 도시 동화의 나라로 잘 알려진 신트라를 거쳐 리스본으로 들어오기로 하였다.

   

  경상북도 포항시 호미곶이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이라면 이곳 “로카 곶”은 유럽대륙의 서쪽 끝이다. “로카 곶”을 가는 도중에 상류계층들이 여유를 즐기며 어울리는 곳인 전원주택과 별장, 수영장과 골프장을 보았다.

 

  조금 더 가니 앞이 확 트이며 바다가 보이는데 그전에 우리를 맞아주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높다랗게 솟아오른 용설란이었다.

 

  50년에 한 번씩 꽃이 핀다는 용설란! 우리들은 아름다운 꽃이 핀 용설란을 보며 저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대서양 바다를 끼고 해안도로를 질주하여 “로카 곶”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려 앞을 보니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짙은 검푸른 바다가 잔잔하며 고요하다. 이곳은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이다.  일정이 바뀌지 않고 원래대로라면 이곳에서 대서양으로 지는 낙조를 보게 되어 있다.

 

  땅 끝자락에 루시아와 히야친타 자매가 앉아서 사이좋게 어깨동무하고 사진을 찍는다. 우리부부도 `CABO DA ROCA` 기념비가 세워진 곳에서 한 커트 찰칵 했다.

 

포르투갈의 시인 “루이스 데 카몽이스”의 시 한 구절이 새겨져있는 비석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where the land ends and the sea begins"

(이곳에서 땅이 끝나고 바다 가 시작된다.)

   

   눈앞에 펼쳐지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곶의 돌출부에 서면 ”땅 끝“을 실감하게 된다. 바람이 심할 때 가까이 가면 바람에 휘말려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는 가이드의 경계경보 령이 발동됐다.(오늘은 날씨가 좋지만, 전에 실제로 발생한 상황이라 함).

   

  하얀 색 건물에 빨간 등대가 예쁘장한, 이곳을 관리 감독하는 Sintra 지방정부 사무실에 들러 약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대륙 서쪽 끝에 도착했다는, 우리 부부의 이름을 기재한 증명서를 받았다. 

 

  가이드 김 영신 사장이, 기가 막히게 좋은 전원 별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커피 한잔하고 가자고 제의한다. 우리일행은 전원 만장일치를 보았다.

 

  해안도로에는 각양각색의 건축미가 돋보이는 등대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서있다. 전원별장은 일반 영업집이 아니고 돈 많은 영국사람 소유인데 클럽회원 식으로 운영되는 비공개된 집이었다.

 

  주인은 아직 출근 전이고 대신 점잖은 주인집 고양이가 우리들을 응시한 채 맞이한다.  20분 정도의 시간이 갔을까? 주인이 왔으니 커피를 빨리 주겠노라고 한다.

 

  실내는 바 형식으로 돼있는데 각종 소품들이 어우러져 멋있는 인테리어를 연출하였고 정원은 야자수와 각종 열대식물과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햇빛을 받으며 화사하게 자태를 뿜어내고 있고

 

  연못의 빨간 붕어가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고 있는, 그림 같은 정원 나무벤치에 앉아서 바로 앞에 보이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파도 없이 잔잔한 망망대해의 대서양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가 가히 환상적이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대서양을 바라보며......!

 

일행들은 그곳을 나와 동화의 나라 신트라로 갔다.                


● 신트라

   

   리스본에서 30분(28km) 정도의 근교에 있는 고성(古城) 신트라, 산 속의 녹음에 파묻힌 듯한 도시전체, 우거진 수풀 가운데 우뚝 솟은 기막힌 성 들,

 

  포르투갈 황실과 영국귀족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도시 신트라, 옛날의 부귀영화와 귀족들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신트라,

 

  일찍이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에덴의 동산”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곳은, 14세기부터 1910년까지 역대왕가의 여름별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대서양의 대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페나城은 주황․노랑․파랑의 색채로 칠해져있어 동화의 나라로도 불린다. 페나 궁전과 모우로스 城壁(castelo dos Mouros)은 페르디난도 2세가 건축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꿈의 궁전처럼 보여 지는 페나 성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있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신트라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가보다. 일행은 골목길까지 누비고 다니며 다리가 아플 정도로 걸었다.

 

  “꾸아르또”(Quarto) 팻말이 곳곳에 있다. 우리말로 민박집을 뜻한다. 신트라의 최고급(5성) 호텔(이름이 기억나지 않음)에 들어가 정원에서 신트라 전체를 조망해 본다.

 

  정원에는 수영장이 있고 그 옆에서 수영복 차림의 두 사람이 일광욕을 즐기며 책을 보고  있고 한사람은 “시에스타”를 즐기고 있다.     

 

  테니스 코트 장 뒤편의 숲길 오솔길을 따라 조금 산책을 해보았다. 정원이 상당히 넓어 다 돌지 못하고 돌아와 테라스 비치파라솔 밑에 앉아서 호텔에서 제공한 쿠키로 요기를 채우고 사진을 몇 장 찍고 우리는 일어섰다. 30분 정도를 달려 리스본으로 간다.

 

리스본시내 관광 길에 나섰다. 퐁발 후작 광장 뒤쪽의 아름다운 프랑스식의 공원에 에두와르도 7세 동상이 서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곳에 가지 못하고 지나쳤다.

 

  1902년에 에드워드 7세가 리스본을 방문한 기념으로 조성된 공원이란다. 테주 강가에 16세기 초에 지어진 마누엘 양식의 벨렝 탑을 먼발치에서 보았다. 우아한 테라스를 가진 이 탑은 귀부인이 드레스자락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테주 강에서 대서양쪽으로 강 하구에 1966년에 완성한 길이 2278m의 4월 25일 다리가 보인다. 정부 관리들이 미국의 금문교와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했다던 다리! 내일 포르투갈을 떠나 스페인으로 갈 때 저 다리로 가기로 하였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으로 향하였다. 포르투갈의 전성기 때  마누엘 1세가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항로 발견을 찬양해 세운 수도원이며 내부에는 바스코 다 가마와 포르투갈의 민족시인 루이스데 카몽이스의 관이 있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잠깐 지나쳤고 서문 오른쪽으로 나가면 55m의 정사각형 회랑으로 둘러싸인 안뜰이 나오는데 회랑 기둥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이 볼만하다.

   

  알파마(Alfama)는 1755년 대지진때 붕괴되지 않았던 구시가지로서 중세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리스본 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지구이다.

 

  일행들은 그곳을 가기 위해 알파마 지구 입구에서 전차를 기다리는데 만원이다. 15분마다 한 대씩 오는 전차는 정류장이 있는 우리일행 앞에서 한사람이 내렸다고 한사람만을 태우고 떠나간다.

   

토요일 오후라 더 심한 것 같다. 두 대를 할 수없이 그냥 보내고 대책 없을 때 마침 그 앞에 리스본의 성 안토니오 주교 좌 대성당이 있었고 가이드 김 사장은 성당으로 들어갔다.

 

  이베리아 반도의 역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김 사장이 성당의 내부와 그곳에서 묻어나오는 역사의 흔적에 쉽게 접근해 들어가지 못한다. 가톨릭의 전례를 잘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성당에서는 이름 모를 합창단의 음악회가 진행 중이었는데 어렵사리 교섭하여 음악회를 볼 수 있었고(보이스카웃 기금 모금 행사인 듯?) 이어서 미사참례 전 약간의 시간이 있어 성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때만 해도 김 사장은 알파마 지구를 보여 줄려는 생각 때문에 성 안토니오 주교 좌 대성당에 대하여는 겉모습만 보고 역사를 이야기해주었지만 내부는 그게 아니었다.

  

  알파마 지구 입구에 있는 안토니오 대성당은 1147년에 건조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사원으로 정면 입구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특히 아름답다.

 

  성당 관리복사에게 설명을 부탁하고 김 사장이 통역을 해줬다. 제대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극치를 이룬다. 왕과 귀족들이 다녔던 이 성당에 옛날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성인상과 귀족(후작)들의 유해가 안치된 대리석관과 후작이 들고 있는 칼끝에 이슬람교도들의 머리를 만들어 놓았고 개 조각이 여러 마리 들어있었다.

 

  후작부인의 조각시신상 위에 놓여 진 책과 머리에 얹혀 진 화려한 왕관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왕후로 착각할 정도이다. 질투가 많았던 후작부인은 최고의 지성과 아름다움을 갖춰야 왕후를 능가하고 권력을 쥘 수 있다고 생각했고 행동했기 때문에 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조각을 했다한다.

  

   내일 주일미사참례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때문에 오늘 미사를 토요특전미사로 생각하고 봉헌했다. 주례사제는 몇 개월 된 새내기 사제였다.

 

  미사가 끝난 후 유노 미구엘 신부가 관리복사를 제치고  성당을 다시 설명해준다. 그리고 리스보아 주교좌성당이라고 옳게 말해주고는 일행들을 제의실로 안내하였다.

 

  제의실에는 소 제대와 성체현시 때 사용할 성광, 보물인 안토니오 성인의 유해를 모셔둔 성물, 역대 주교님께서 쓰신 미사도구, 여러 개의 성합 등 성당의 역사와 더불어 사용되어진 미사도구들이 그대로 간직된 채였다.

 

  내가 보기엔 모두가 보물로 보였으며 일행들은 제의실 구경과 성인의 유해에 친구(親口)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유노 미구엘 새 신부님께 감사 드렸다.

 

  시간이 늦어 알파마 관광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국경을 넘는 날이다. 메트로폴리탄 호텔을 8시40분에 출발, 도시고속도로를 통하여 테주 강의 금문교 모형의 4월 25일 다리로 해서 리스본을 나가기로 했으나 바스코 다 가마 다리로 해서 리스본을 뒤로 두고 내리 달렸다.

 

  길기도 긴 이 다리가 어디쯤에서 끝이 날까? 망망대해의 대서양을 바라보며 한참을 달려간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와 목화밭, 기차는 보지 못하였지만 심심찮게 나타나는 철길과 고압선, 도로를 사이로 두고 또 올리브 밭이 단조롭게 펼쳐진다.

 

  난 올리브 밭에다 시간을 묶어두고 조금 잠을 청했다. 안 온다. `잠에 특효약은 묵주기도니라` 라는 말을 생각하고 묵주를 꺼내 기도를 시작한다. 역시 특효약이었다.

   

  목화밭  이랑사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에두와르도는 이제 막 국경선을 통과한다. 지금은 유럽통합국가로 되었지만 국경선엔 과거의 검문소 건물과 현재의 유로 국기가 게양돼 있을 뿐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준 3F의 나라 포르투갈이여  ADIOS..........!    

이렇게 해서 포르투갈의 성지순례는 끝이 났다.




포르투갈에서 특별히 인상에 남는 것을  말하라면?

  

파티마의 기도행렬과 대륙 땅 끝 로카 곶 근처의 별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서양을 바라보던 추억과 리스본 대성당의 성 안토니오의 유해에 친구(親口)할 수 있는 영광을 맛보았던 것이 인상에 남는다.





♣묵상 : 주님!

리스본 주교 좌 대성당에서 주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찬미와 영광 세세에 영원히 받으소서.

알파마를 보여주시지 않고 포르투갈의 주보성인인 성 안토니오의 유해에 친구(親口) 할 수 있도록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로 하여금 성인의 뜻을 따라 바른 신앙의 길로 살아가라는 주님의 뜻을 가슴속 깊이 새기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주님 안에서 주님의 영광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고 인도하여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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