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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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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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24-06-16 ㅣ No.173360

 

아름답게 늙어 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가는 길은 없었지만
늙어 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 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노욕인 줄 알면서도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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