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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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월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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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08-08 ㅣ No.66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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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월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 17,22-27

 

“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으십니까?”

 

<물고기 안에서 은전(銀錢)을 꺼내지는 못했지만>

 

 

    여름휴가를 잘 다녀오셨나요?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휴가도 제대로 못 다녀오신 분들께는 죄송스러운 말씀인데, 저도 짧게나마 휴가못간 아이들과 함께 서해안을 다녀왔습니다.

 

    언제보아도 일품인 서해낙조도 보고, 부드러운 서해모래의 감촉도 만끽하고, 꽤 높은 파도도 즐기면서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직접 잡은 물고기 안에서 ‘은전(銀錢)’을 꺼내지는 못했지만 회도 뜨고, 매운탕도 끓이면서 잠시나마 천국을 맛보고 온 기분입니다.

 

    또 다시 돌아온 일상의 나날, ‘이곳 역시 천국이다’ ‘이곳이 내 성화(聖化)의 장소다’ 생각하고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용어들은 꽤 생소합니다. 공부를 좀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성전세’는 무엇인지? ‘관세’며 ‘인두세’는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수님께서도 성전세를 바치시는데, 왜 바치시는지?

 

    예수님께서 성전세를 내는 방법이 꽤 기묘한데(맨 먼저 낚인 고기를 잡아 고기 입속에 들어있는 은전을 꺼내 세금을 바침), 그것은 또한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등.

 

    성전세: 예수님 시대 당시 유다인들은 성인(20세)이 되면 성전유지 및 보수를 위한 세금을 바쳐야했습니다. 여인들과 노예, 미성년자들은 면제되었으나 굳이 원하면 바칠 수 있었습니다. 이방인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받지 않았습니다.

 

    관세: 각종 물품, 곡식, 가축, 노예 등의 매매에 따른 세금, 그리고 다리나 문을 통과할 때 내는 통행세가 여기에 속합니다.

 

    인두세: 토지나 주택 등 부동산에 부과되는 직접세를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세금을 바치셨는가?: “?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으십니까?”라는 사람들의 질문에 베드로가 “내십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봐서 예수님께서는 꼬박꼬박 세금을 바치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말하는 성전보다 훨씬 더 귀한 분, 성전 중의 성전인 분이기에 성전세를 따로 바칠 필요가 없는 분이셨습니다. 또한 만왕의 왕이신 하느님의 외아들, 왕자로서 백성들이 내는 세금을 낼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런 권리를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겸손하게 세금을 바치십니다. 왜냐하면 아직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세금을 바치지 않아도 되는 분임을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굳이 그런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으셨습니다.

 

    기묘한 방법(고기를 낚아 입안에 들어있는 한 스타테르 짜리 은전으로 세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성서학자는 잡은 고기를 베드로가 시장에 가서 1스타테르에 내다팔았다. 그리고 그 돈을 세금으로 바쳤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까지 억지로 끼워 맞출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구절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낚은 물고기를 통해 세금을 바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당신네 선생님은 성전세를 바칩니까?”라는 질문에 예수님께서 “이보시오! 나는 사제 중의 사제인 대사제이자,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외아들이며, 여러분들을 구원하러 이 땅에 온 메시아입니다. 새로운 성전인 나한테 감히 세금을 내라구요?”하고 정확히 입장을 정리할 수도 있었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왕 중에도 한참 아래쪽의 왕인 세상의 왕에게 겸손하게 세금을 바칩니다.

 

    큰 나라 전체를 다스리는 황제가 한 고을을 다스리는 영주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예수님의 지극한 겸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부여해주신 권한을 단 한 번도 남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겸손하게 하느님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바로 그것만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라가십니다.

 

    참으로 하찮은 직책, 별것도 아닌 자리에 앉기만 하면 큰 벼슬이라도 한 것처럼 우쭐거리고 끝도 없이 ‘나대는’ 우리들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십니다.

 

    삼라만상을 다스리시는 만왕의 왕인 예수님께서 겸손하게도 세상의 왕에게 세금을 바치십니다.

 

    언제나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하느님의 메시지로 생각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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