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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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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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3-14 ㅣ No.170591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요한 5,31-47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나약하고 부족한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와 ‘눈높이’를 맞추시기 위함입니다. 당신이 사랑하시는 인간과 제대로 소통하여 마음을 나누시기 위해 지위를 낮추시고 자세를 낮추시고 기준을 낮추신 겁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그런 주님과 눈을 맞추지 않습니다. ‘당신이 정말 메시아가 맞다면 이러저러한 표징을 보이라’고 끝도 없이 요구만 할 뿐, 그분 말씀을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빗장을 걸어잠근 채 듣지 않으니, 주님의 마음과 뜻을 전혀 헤아리려 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니 소통이 될 리가 없지요. 그런 모습을 보시는 예수님이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터지셨을지 그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

 

예수님은 그럼에도불구하고 끝까지 소통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다인들에게 4가지나 되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시면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그리스도’임을 믿고 받아들이라고 하십니다. 첫번째 증거는 마지막 예언자이자 선구자인 세례자 요한의 증언입니다. 두번째 증거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라는 성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세번째 증거는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에 따라 수행하시는 치유, 구마, 복음 선포 같은 구체적 활동들입니다. 마지막 네번째 증거는 구세주가 오실 것을 예고하는 성경의 기록입니다. 그 모든 증거들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당신을 가리키고 있으니 의심과 고집을 버리고 믿으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유다인들은 그 분명한 진실을 받아들이기를 끝까지 거부합니다. 그들의 마음 속에 단단히 자리잡은 완고함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언급되는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주님이신 하느님을 믿으려 하지 않고, 제 눈으로 보고 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을 즉 자기 자신이라는 우상을 믿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 안에 하느님을 맞을 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욕심과 교만으로 그 자리를 자기가 차지하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하느님 뜻을 거스르고 배척하는 큰 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그런 그들의 잘못에 대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요한 5,44)

 

주님을 믿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믿는 고집을 버려야 합니다. 자신에게 영광을 돌리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은 증거를 보여주어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주님이심을 인정하는 순간 자기 욕심과 고집을 버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더 강하게 집착하게 되고 그 결과 마음 속에 ‘확증편향’이 생깁니다. 하느님과 세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지 못하고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만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 것을 바탕으로 내린 자기 판단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깁니다. 그렇지 않다는걸 드러내는 증거들이 보이면 눈을 질끈 감고 자기의 잘못된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보통 그런 분들이 ‘사이비 종교’라는 덫에 잘 빠지지요. 인간의 욕심과 교만을 자극하는 사이비 교주의 감언이설에 홀랑 넘어가서는, 그것만이 자기를 살리는 ‘진실’이라 굳게 믿어 버립니다. 주위에서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알려주고 뜯어말려도 ‘자기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리가 없다’며 끝까지 그 길을 고집하다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겁니다. 그러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그럴싸한 말만 앞세우는 거짓 예언자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삶과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는 참된 신앙인의 모범을 본받아야 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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