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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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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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12-03-23 ㅣ No.72005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3월 23일 사순 제4주간 금요일




The one who sent me, whom you do not know, is true.
I know him, because I am from him, and he sent me.
(Jn.7,28-29)



제1독서 지혜서 2,1ㄱ.12-22
복음 요한 7,1-2.10.25-30

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길을 알지 못하면 제대로 운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도를 보고서 어떻게 갈 지를 먼저 생각하고, 또 그 지도를 운전대 옆에 놓아두고 짚어가면서 운전을 했었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내비게이션이 있어서 굳이 지도를 구비하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에 쉽게 갈 수 있는 아주 편안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저 같은 길치에게는 너무나도 감사한 물건입니다.

문득 처음 운전을 했을 때가 떠올려집니다. 2001년에 승용차를 처음으로 마련했었지요. 그리고 이 차를 가지고 제가 컴퓨터 프로그램 공부를 하는 서울 강남까지 운전을 했습니다. 인천지역에서는 별로 막히는 구간이 아니라서 별 문제가 없었는데, 서울 쪽에 진입하면서는 너무 많은 차들로 인해 운전이 힘들어졌습니다. 아직 운전이 서툰 초보인데 그 복잡한 서울에 들어섰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습니까? 평상시 버스를 타고 다니던 길이라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운전을 하니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

좌회전을 하기 위해 차선변경을 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오는 차 앞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계속 직진을 할 수밖에 없었고, 앞차와의 간격이 넓어서인지 계속해서 다른 차들이 끼어들자 뒤차에서 정신을 차리라고 경적을 신나게 누릅니다.

결국 버스로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갈 거리를 자그마치 3시간이나 걸려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 욕을 신나게 먹으면서 말이지요. 더군다나 주차를 하다가 뒷벽에 부딪혀서 차에 상처까지 났으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손해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한 번의 고생으로 끼어들기나 차선변경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었고, 운전하는데 있어서 많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좋고 나쁜 것을 가르려는 못된 습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 나를 괴롭히는 것, 나에게 고통과 시련을 주는 것 등등은 무조건 나쁜 것으로 간주하지요. 그러나 꼭 그럴까요? 운전 역시 어려운 초보시절을 겪어야 능숙한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좋고 나쁜 것으로 구분하려는 나의 마음 자체를 변화시켜야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을 반대했던 많은 사람들. 그들 역시도 구분을 했지요.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배척했던 그들의 모습이 결국 하느님의 아드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알아보지 못함이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커다란 죄악으로 발전하게 되지요.

많은 구분을 짓는 우리입니다. 그래서 이 과정 안에서 아픔과 상처를 전해주는 우리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구분보다는 모든 것을 하나로 어우르는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곁에 계신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으며, 주님께서 주시는 행복 체험을 뜨겁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구분 짓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 구분이 사랑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당장 내 마음에서 없애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노력이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도록 하라(조정래).


어느 성당의 벽에 그려진 예수님과 아이들. 정말로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고통과 시련에 대해...
 

고통과 시련이 다가왔을 때, 우리들은 불평불만을 터뜨립니다. 그러나 없어집니까? 불평불만을 터뜨렸다고 해서 고통과 시련이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마치 감기와 같지요.

감기가 걸렸을 때, 자신의 몸 안에 들어온 병균을 향해 “나 너 싫어, 당장 나가!!”라고 말하면 “알았어.”하면서 쉽게 나갈까요? 아니지요. 아무리 싫다고 외쳐도 감기 병원균은 내 안에서 나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감기 걸린 것을 인정하면 어떨까요? ‘감기가 걸렸으니, 좀 쉬어야겠는데?’하면서 스스로 몸조리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몸조리를 하면서 나도 모르는 순간 감기 균이 나를 떠났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도 그렇습니다. 화내봐야 자기만 손해입니다. 이를 인정하고 오히려 내 삶의 전환점으로 삼을 때, 훨씬 더 나은 나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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