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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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 4 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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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4-03-13 ㅣ No.170547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양새는 말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시어머니가 더 때리도록 응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남의 슬픔과 아픔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자 단식하는 자리에 찾아와서 피자와 콜라를 먹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죽은 아이들을 가지고 돈을 벌겠다고 한다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라고 외쳤던 군중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쳤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의 결백함을 알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군중의 소요가 귀찮아서 무죄하신 예수님께 십자가 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고,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제자들은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다투었습니다. 염불보다 제사 밥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에는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했던 유다와 베드로가 있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도망가고 말았던 제자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죽이려했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있습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웃의 슬픔을 함께 슬퍼하고, 이웃의 고통을 마치 자신의 고통처럼 함께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월호의 유족들을 위해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사제들과 교우들이 있었습니다. 피지도 못하고 지고만, 꽃잎처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학생들을 위해서 노란 리본을 만들어 나누어 주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황님도 세월호의 유족을 만나서 위로해 주었고, 세례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참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에도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습니다. 베로니카는 예수님의 얼굴에서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 드렸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매달렸던 죄인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시면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는 이들이 있었기에 예수님 십자가의 길은 외롭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잘못하고, 하느님과 멀어진 이스라엘 백성들을 용서하십니다. 비록 그들의 죄가 크기 때문에 벌을 하고, 심판을 하셔도 되지만 모세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으며, 하느님께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도록 청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때리는 시어머니 옆에서 더 때리라고 응원하는 시누이가 아니었습니다. 함께 이집트에서 탈출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청을 받아들여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용서합니다. 우리가 고백성사를 통해서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면, 하느님께서는 사제를 통하여 우리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신앙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나를 이해하고, 용서하시며, 사랑하시는 하느님 앞에 나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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