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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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과 수도생활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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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14-02-28 ㅣ No.87507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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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28 연중 제7주간 금요일, 야고5,9-12 마르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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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과 수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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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과 수도생활의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두 생활 다 하느님 불러주신 그만의 고유한 성소임을 깨닫습니다.

20여년 이상 무수한 형제자매들과 수도자들의 면담 고해성사를 통해서 깨닫는 사실입니다.

두 생활 다 힘들기에 무수한 이들이 이혼을 하고 수도원을 떠나기도 합니다.

부부생활에 대한 몇 가지 잠언 같은 말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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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황홀한 착각이요, 결혼은 참혹한 이해다.’

‘부부생활은 순교생활이다.’

‘부부는 잘 살았든 못 살았든 끝까지 살았다는 자체로 구원이다.

‘부부는 함께 구원받는다.

혼자는 구원 받지 못한다.

부부 점수 합하여 평균 60점 넘어야 함께 구원받는다.’

‘부부생활에는 답이 없다.

늘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뿐이다.

끝까지 노력하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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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피정 강론 때 예를 들면 많은 부부들이 공감합니다.

수도생활보다도 더 어려운 것이 결혼생활 같습니다.

말 그대로 순교적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온갖 시련과 역경 중에도 신자로서, 남편이나 아내로서, 아버지나 어머니로서

최선을 다해 산 형제자매들을 대하면 저절로 존경심이 울어납니다.

위대한 성인들처럼, 믿음의 장군들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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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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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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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이혼을 묵인하거나 허용하기도 하지만 이혼불가가 하느님의 뜻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입니다.

이상은 평생 한 몸의 부부관계로 사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경우가 비일비재하기에

교회도 사목적인 배려로 혼인 무효소송을 통해 이혼을 합법화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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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생활의 원리도 결혼생활과 흡사합니다.

종신서원을 하여 주님과 한 몸이 됐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수도원을 떠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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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성소든, 수도성소든, 독신성소든

사람은 아무도 그 성소를 판단할 수 없거니와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아시는 성소이기 때문입니다.

성소는 고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유동적 과정의 현실로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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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했다 하여, 수도원을 떠났다 하여,

하느님을 찾는 여정이, 나와의 영적전투가 끝난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어떤 형태든 공동체의 영적도반들과 하느님 찾는 여정은 계속되어야 하고,

평생 영적전투를 해야 하는 영원한 현역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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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1독서의 사도 야고보가 성소에 항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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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예언자들을 고난과 끈기의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사실 우리는 끝까지 견디어 낸 이들은 행복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욥의 인내에 관하여 들었고, 주님께서 마련하신 결말을 알고 있습니다.

과연 주님은 동정심이 크시고 너그러우신 분입니다.

…무엇보다도 맹세하지 마시오.

…여러분은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할 것은 “아니요.” 라고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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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의 충고는 셋으로 요약됩니다.

‘원망하지 마라’는 것과 ‘끝까지 인내하라’는 것과 ‘맹세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더 분명히 요약하면 감사와 인내와 진실의 삶을 살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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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동생활에 감사와 인내, 진실보다 더 좋은 수행덕목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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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롭고 너그러우신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공동미사전례를 통해

우리 모두 한 몸 공동체를 이루어 주시며, 각자의 성소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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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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