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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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28 - 부활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 고원일 안드레아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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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4-28 ㅣ No.111709




2017
04 28 () 가해 부활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사도행전 5,34-42
요한복음 6,1-15


고원일 안드레아 신부님


<
오천 명의 기적은 나눔에서 시작 >


오늘 복음은 너무도 유명한 복음입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그들의 배고픔까지 걱정해 주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너무도 따뜻해 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을 보시고 제자에게 묻습니다. 이들에게 빵을 먹이려면 어디서 사올 수 있겠느냐? 장정만 5천이 넘는 인원을 먹일 빵을 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제자는 깜짝 놀라 하는데, 또 다른 제자 한 명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다고 가져옵니다. 오천 명이나 되는 인원 속에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없는 것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그것을 서로 먹겠다고 덤비면 상처만 날 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빵과 물고기를 받고 하느님께 기도하십니다. 그것도 감사의 기도를 하십니다. 오천 명을 먹게 빵을 내려달라는 요구가 아닌, 지금 주신 빵에 대하여 감사하며 나누어먹겠다고 하십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의 힘은 이 감사기도에 있습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항상 요구를 먼저 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일을 들어주시면 더 열심히 신앙생활 하겠다. 이 말은 안 들어주면 신앙생활 안 하겠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우리는 오늘의 기적을 보면서 우리들의 기도를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양의 음식을 가지고도, 그것을 주심에 감사할 수 있는 예수님의 기도는 오천 명을 먹이는 기적을 낳게 하였으며, 우리들의 기도를 부끄럽게 합니다. 믿음에 대한 확신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자주 의심을 하고 확신이 부족하기에 감사의 기도를 먼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빵의 기적은 많은 숫자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양에 초점을 맞추면 중요한 사실을 잊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배고픈 자에게 빵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이런 기적을 행하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예수님의 기도 방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를 할 때 요구하기보다는 지금을 감사하며 기도하여야 할 것이며 반드시 이루어 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천 명이 먹고 남은 12광주리 입니다.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할 수 있으나 저는 오늘 우리들의 비뚤어진 양심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어린아이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 또 빵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빵을 찾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빵은 나누지 않고 혼자 배불리 먹고 싶은 욕심 때문에 숨겨둔 빵일 수 있습니다. 품에 빵은 숨겨두고 광주리 속의 빵을 배불리 먹다 보니 자신이 숨긴 빵이 부끄러워집니다. 그래서 살짝 내어놓아 모인 빵의 숫자가 12광주리로 해석해 보고 싶습니다.

여름 산간학교 때 점심식사를 집에서 개인적으로 준비해서 올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준비하지 않고 오는 학생들 때문에 따로 도시락을 예비용으로 준비를 해서 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도 늘 준비한 도시락은 모자라 하나로 둘씩 나누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해는 그런 준비 없이 그들이 준비한 도시락을 모두 한군데 모아놓고 뷔페 식으로 돌아가며 음식을 덜어 먹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준비하지 않은 친구들까지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었으며 다양한 음식을 맛보게 되었고 음식도 충분하여 남았습니다.

자신의 것만을 지키다 보면 사람이 추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것을 나누기 시작하면 모두가 풍성하게 되면서 공동체의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나만을 위해 숨긴 빵의 양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나누면 풍성해 진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며 그런 마음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먼저 내어 놓을 때 오천 명의 기적은 이루어집니다. 자신의 도시락을 내어 놓을 때 준비하지 않은 친구를 돕는 것이며 자신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신앙은 이렇게 나눌 때 풍성해 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구하기 보다는 감사하며 살아갈 때 그 감사의 응답이 오는 것입니다.

세상이 항상 평화로울 수 없고 항상 기쁨만 가득할 수는 없지만,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우리들 생활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오늘을 하느님께 감사는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합시다.


고원일 안드레아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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