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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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계시기에 세상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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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5-01-15 ㅣ No.9072

 

1월 16일 연중 제2주일-요한 1장 29-34절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



<그분이 계시기에 세상은 아직>


20대 초반, 고국의 따뜻함과 단란함, 부유함을 뒤로 하고 이 땅에 오신 존경하는 선교사 신부님을 기억합니다. 그 춥고 배고프던 전후(戰後) 시절, 우리 부모님 세대와 함께 고스란히 고난의 세월을 함께 했던 신부님, 그래서 우리보다도 더 이 땅을 사랑하는 신부님이십니다.


어르신들, 잘 기억하시겠지만, 전쟁으로 인해 전국토가 초토화되고 난후, 머리끈을 동여매던 시절, 정말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들을 선교사로 떠나보내고, 너무도 걱정이 되신 신부님의 어머님께서 하루는 연락도 없이 아들이 고생하고 있던 한국을 방문하셨답니다. 단 하루 밤을 주무시고 난 어머님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이렇게 간청하셨답니다. “고생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제발 돌아가자!”


한 평생을 한국 땅에서 보내시고, 이제 완연한 노인이 되신 신부님께 이 땅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 여쭈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대답, 그러나 가슴 뭉클한 대답을 하셨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선교사로 산다는 것, 그럴듯해 보이지만 만만치 않은 삶입니다. 한국어 배우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에 오신지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신부님의 한국어 실력은 별로입니다. 많은 경우 감으로 대충 ‘때려잡는’ 느낌을 한두 번 받는 것이 아닙니다. 음식, 문화, 사고방식 등등 적응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 땅을 사랑하고, 이 땅에 뼈를 묻고 싶어 하십니다.


그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습니다. 예수님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의 이 땅에서의 한평생은 예수님 빼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분 삶의 전부였습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그분 삶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마치 세례자 요한의 삶처럼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시는 것을 보고 확신에 찬 어조로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장엄하게 선포합니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


예수님=하느님의 아들=사랑이신 성부, 중재자이신 성령과 하나이신 하느님 아들 그리스도=우리 삶의 최종적인 목표=우리가 유일하게 믿고 따를 길이요 진리이신 스승임을 명백히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교리, 때로 엄청 복잡해보이고, 때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간추리고, 간추리고, 또 간추려서 요약해보면, 핵심 진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예수님=하느님’이란 등식의 진리 이것입니다. 그 외, 다른 모든 것들은 사실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세례자 요한에게 맡겨진 지상최대의 과제이자 가장 중대한 사명 역시 이것이었습니다. 물론 세례자 요한에게 있어 물로 세례를 주는 일, 백성들에게 회개를 선포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었지요.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은 사람들에게 메시아가 어떤 분인지를 알려주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세례자 요한이 가리키는 손길의 끝에 서계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분만이 우리 삶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기에 이제 다시 한번 다른 모든 것 제쳐두고 그분만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그분을 우리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일생의 과제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분을 믿고, 그분을 살고, 그분을 전하고, 그분처럼 죽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다시 한번 사도 바오로가 그랬던 것처럼 그분만이 우리 삶의 전부임을 고백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매일이 힘겹고 고달파도, 그래서 때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예수님 그분이 계시기에 세상은 아직 살아볼만한 곳임을 선포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갖은 고난과 상처로 고통스러워도 예수님 그분이 계시기에 세상은 아직 견뎌볼만한 곳임을 선포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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