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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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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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4-08 ㅣ No.119582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자비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연민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자비를 베푸는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은 자신의 모습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릇에 따라서 모양을 바꾸어 줍니다. 물은 생명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이 되어 줍니다. 갈증이 날 때 마시는 한 모금의 물, 가뭄에 내리는 비를 생각하면 알 수 있습니다. 지구가 생명이 풍성한 푸른 별이 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매일 아침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공기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공기 없이는 5분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표시입니다. 공기는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에게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 놓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햇빛이 있습니다. 햇빛은 선인에게나 악인에게나 가리지 않고 모두를 비추어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비는 조건을 따지지 않고, 묻지도 않고 자신의 것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 공기, 햇빛을 통해서 자비로운 삶을 보여주시는데 우리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욕심 때문입니다. 잠시 쉬었다가 가는 지구별입니다. 우리는 성공, 출세, 재물, 권력, 명예라는 신기루를 찾아서 끊임없이 오르려고 합니다. 그러나 내어 놓으면 볼 수 있고, 멈추면 알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태풍 곤파스가 서울을 강타했습니다. 성당의 나무들도 부러졌고, 신자 분들의 집에도 피해가 있었습니다. 성당에서는 빈첸시오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서 피해를 입은 분들을 도와 드렸습니다. 도배를 해 드리기도 했고, 당장 필요한 것들을 구해 드리기도 했고, 장판을 새로 깔기도 했습니다. 저는 하 글로리아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본당에서는 할머니에게 약간의 성금을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저에게 본당에서 드린 성금과 할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돈을 더해서 주셨습니다. 할머니보다 더 피해가 큰 분들에게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태풍은 커다란 피해를 입혔지만 태풍은 우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따뜻한 마음을 적성 성당에 있을 때도 보았습니다. 어느 날 성당으로 한 형제님이 오셨습니다. 자신이 예전에 군 생활을 했었고, 그때는 공소였던 적성 성당에서 기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제대를 한 후에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형제님은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컴퓨터를 기증해 주셨습니다. 남자들은 군 생활을 한 곳은 찾아가지 않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군 생활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형제님은 찾아왔고, 도움을 주고 가셨습니다. 이름도 묻지 못했지만 그 형제님의 선한 눈빛은 지금도 생각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여러분도 자비로워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자비는 참된 행복이라는 가르침을 통해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나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온유한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비로운 삶의 구체적인 모습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 주라고 하셨습니다.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내어 주라고 하셨습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욕심과 시기와 질투가 가득한 이 세상에 대한 자비의 승리입니다. 오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말씀하십니다. 동료 제자들의 말을 믿지 못했던 토마에게도 나타나셔서 평화를 빈다.”고 말씀하시고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참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은 스승인 예수를 만났고 그분께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이제 그들은 두려움과 무서움을 모두 벗어버리고 예수님과 함께 참다운 평화를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제 1독서는 평화를 회복한 제자들의 삶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치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그 세상 사막에 샘이 넘쳐나고 사자와 어린아이가 함께 뛰놀고 늑대와 어린양이 함께 소풍을 가고 독사들이 춤을 추는 그 기쁨의 날이 온 것 같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형제들은 가진 것을 함께 나누었고 그들 가운데는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고 사도들은 놀라운 기적을 나타내며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신도들은 하느님의 크신 축복을 받았다.”고 전해줍니다.

 

우리가 참된 마음의 평화를 얻고 두려움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길은 무엇입니까? 오늘 제 2독서는 그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는 것을 믿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으로 오셔서 물로 세례를 받으시고 수난의 피도 흘리셨습니다. 이것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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