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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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어머니의 고통을 거울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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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모 [kanghmo7] 쪽지 캡슐

2021-05-24 ㅣ No.147101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요한 19,25-34)

 

어머니의 고통을 거울삼아

 

성모님은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곁에 계신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습니다. 결국 거룩하신 어머니 마리아는 주님의 어머니이시자 요한의 어머니요,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아들에 의해 세례로 다시 태어난 모두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성모님은 나의 어머니이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혈연관계를 넘어서는 어머니를 얻어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관계가 물질적, 가시적 차원에서만 형성된다는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어머니 마리아를 나의 어머니로 받아들여 영적인 관계를 맺는 새로운 세상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믿음으로 이루어집니다”(박병규).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많은 고통을 안고 사셨습니다.

천사를 통해 주님의 잉태를 예고 받지만, 그 자체가 고통입니다. 시대 상황으로 볼 때 처녀가 잉태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이루어 달라고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루카1,38). 그리하여 한동안, 약혼한 요셉으로부터 간음한 여인이라고 오해를 받으셨습니다(마태1,19). 요셉이 남모르게 파혼 하려고 마음을 먹기까지 했습니다. 누우실 한 평 방이 없어서 마구간 말구유에서 해산을 했고(루카2,7). 또한 이집트로의 피난길에 나서야 했던 어머니이십니다.

 

율법에 따라 출산 후 40일만에 정결례를 거행할 때가 되어 예루살렘 성전에서 아기를 봉헌하면서 시므온의 예언을 접하게 되었는데 “품에 안긴 아기가 많은 사람의 반대 받는 표징이 되어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루카2,34-35)이라는 고통의 예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언의 실현을 30년 이상 기다리며 살아야 했습니다.

 

예루살렘 축제 때에는 예수를 잃고 사흘 만에 성전에서 찾았건만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라고 하여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며”(루카2,41-52) 그 구원의 때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술이 떨어진 사실을 알렸을 때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2,4) 라고 외면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시며 평정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일찍 남편 요셉을 잃고 홀어머니로서 가정을 꾸려야 했거늘 아들도 집을 떠났습니다. 어떻게 보면 홀로 버려졌습니다.

 

어느날 소문을 듣고 아들을 찾았으나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마르3,33-35)라는 말을 흘려들어야 했습니다.

 

게쎄마니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시며 기도하는 아들을 지켜봐야 했고 가시관을 쓰시고 채찍을 맞으시며 골고타 언덕을 오르시는 아들과 함께 십자가를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제자들과 새로운 자녀 관계를 맺어주며 죽음을 맞이하는 아들을 침묵 속에 받아들이고 끝내는 피에 엉긴 아들을 무릎에 눕혀야 했던 어머니이십니다. 부활의 소식도 다른 사람을 통해 뒤늦게 알아야 했던 어머니는 인간적으로 보면 그야말로 고통에 묻혀버리신 분입니다.

 

성모님은 모든 것을 희생으로 바치셨습니다. 성모님에게는 하느님이 당신의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뜻을 헤아리며 모든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겸손과 순명으로! 그러므로 우리도 성모님을 거울삼아 자진하여 고통을 참아 받으며 주님께 온전히 희생을 바쳐야겠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생각은 언제나 성모님께서 울고 계시던 구세주의 십자가 곁에 머물도록 하십시오. 항상 성모님과 함께 울도록 하십시오”(교부 푀멘). 힘들고 어려울 때 성모님의 고통보다 더 큰 아픔을 겪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없이 자애로운 어머니의 품 안에서 어머니의 전구에 힘입어 우리도 신앙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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