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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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 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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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8-24 ㅣ No.149261

예전에 직장에서 존경 받는 상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상사가 존경을 받을까요? 똑똑하고 부지런한 상사가 있습니다. 멍청한데 부지런한 상사가 있습니다. 게으른데 멍청한 상사가 있습니다. 똑똑한데 게으른 상사가 있습니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상사가 있으면 회사의 실적은 오를 것입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직장 생활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상사의 뒤를 따라야하기 때문입니다. 상사가 매일 일찍 출근하면 직원들도 일찍 출근해야 합니다. 상사가 청렴하면 직원들도 청렴해야 합니다. 멍청한데 부지런한 상사가 있으면 직원들은 피곤합니다. 일의 방향이 자주 바뀌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을 하는데 성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산만 낭비하기 때문입니다. 게으른데 멍청한 상사가 있으면 직원들의 몸은 편하지만 회사에서 눈총을 받기 쉽습니다. 다른 부서에 비해서 성과가 적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서는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똑똑한데 게으른 상사가 있으면 직원들은 몸도 마음도 편할 것입니다. 부서는 늘 일정한 성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자기 개발을 할 시간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의 학자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를 저술하였습니다. '목민심서'는 목민관 이 갖추어야 할 자세와 알아야 할 지식을 다룬 책입니다. “목민관은 부임할 때부터 검소한 복장을 해야 하며, 백성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나라에서 주는 비용 외에는 한 푼도 백성의 돈을 받아서는 안 되며, 일을 처리할 때는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마음가짐은 언제나 청렴결백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청탁을 받아서는 안 되며, 생활은 언제나 검소하게 해야 합니다. 지방에 부임할 때는 가족을 데리고 가지 말아야 하며, 형제나 친척이 방문했을 때는 오래 머무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목민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임금의 뜻을 백성에게 잘 알리는 일입니다. 목민관은 자연 재해가 나지 않도록 항상 대비해야 하며, 재해가 생겼을 때는 백성들을 위로하고 구호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목민관은 집을 잃은 백성들에게 쉴 곳을 마련해 주고, 재해에 대한 구제가 끝나면 백성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벼슬에 연연하는 것은 선비의 도리가 아니며, 떠날 때 많은 재물을 가지고 가는 것 또한 선비가 할 일이 아닙니다. 백성들이 목민관이 떠나가는 것을 슬퍼하고 길을 막아선다면 훌륭한 목민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제생활 30년을 하면서 목민심서의 내용은 제게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특히 목민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임금의 뜻을 백성에게 잘 알리는 일이라는 내용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예수님의 가르침과 하느님의 뜻을 삶으로서 충실하게 전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꾸짖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의 규정들을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은 열심히 율법을 지키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인으로서 충실하게 살지 못한 사람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사람, 본당에서 준비한 피정, 교육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인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신앙의 뿌리가 깊지 못하기 때문에 곧 신앙이 식어버리곤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아주 근면하고 성실한 사도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뜨거운 열정도 있었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우리가 신자 여러분에게 얼마나 경건하고 의롭게 또 흠 잡힐 데 없이 처신하였는지, 여러분이 증인이고 하느님께서도 증인이십니다.” 우리가 경제적인 풍요를 얻기 위해서 근면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복음을 위해서, 하느님께 나가기 위해서도 근면하고 성실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기도하는 사람, 좋은 말씀을 듣기 위해서 피정과 교육에 자주 참여하는 사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사람들은 신앙생활에서도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들입니다. 나의 영혼과 이웃들을 위한 기도를 준비했다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을 도와주는 봉사를 준비했다면, 우리는 삶의 마지막이 온다 해도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이 그 안에서 완성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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