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덩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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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정 [jsu0819] 쪽지 캡슐

2003-09-26 ㅣ No.9275

 

새로이 시작하는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날씨와는

상관없이 조금은 묵직합니다.

오늘이 엄마가 우리와 이별을 한 날입니다.

음~~~~

기일이죠...

제 밑으로 두 남동생이 있습니다.

허나 아직 미혼인지라  제사 음식들을 제가 장만하여

보내주곤 했더랬는데

이번엔 홀로 계신 아버지가 준비를 하신다네요.

한두번도 아니고 네가 힘드니까

이번엔 내가 하마......

라는 아버지의 말이 어쩜 제 가슴을 더 내려앉게 합니다.

혼자서 뭘하신다고....

내가 힘들면 얼마나 힘이 든다고 저러시나

스산합니다.

마음이 못내 스산합니다.

장도 미리 다 봐다 놓으시고.....산적이랑 다 미리 재 놓으셨다고

하네요.

어쩌나....

혼자 장을 보시면서 혼자 덩그러니 준비하시면서 아버진

부재중인 엄마를 얼마나 많이도 생각하셨을까?

난.....

이다음에 욕심이라면 울 신랑이랑 한날 한시에....그렇지 못하다면

울 신랑이 먼저 갔으면 합니다.

그래야 조금은 내 아이들이 힘에 부치지 않을테니까

남자가 혼다된다는거 여자가 혼자된다는거보다 왠지 보는 사람들도

염려스럽고.....걱정스럽더이다.

 

저녁나절에.....천천히 와라....것두 피곤하면

낼 엄마 산소에나 가자꾸나....

 

눈물도 나오지 않네요.

 

엄마........이번 제사엔 울엄마 더없이 행복하시겠다.

자식인 나보다 그래도 함께 산 아버지가 엄말 위해서

음식을 장만하셨으니.....간이 좀 싱겁고 짜더라도

많이많이 드시고 가세요.

글구 엄마....

아버지한테 좋은 친구하나.....만들어 주면 안될까?

엄마 이외엔 더러 사람들과 말 섞는 일도 잘 안하시는

아버지인줄은 알지만서도 혼자서 무료하실수도 있다

이제금 그런 생각을 하게돼

 

예전엔 먼저간 엄마도 있는데 뭐.....아버진 그래도 우리들이

있잖냐고.....되묻곤 했더랬는데

참 철없던 생각이었던거 같다.

 

엄마......

아버지 살아 계시는 동안 건강하게 잘 모셔야 하는데

마음은 그런데 몸이 그래도 멀리 있다보니

살갑게 해드리지 못해.......딸자식 이래서 하나 필요없다

하나봐.

 

아마도 아버진 제 허리가  아프다는걸 아셨나봅니다.

몸이 건강치 못한 딸자식이 그저 그래도 먼저

걱정이 되셨나 봅니다.

 

오늘 자정엔 엄마랑......두 동생.......글구 우리 아버지

이렇게.......한자리에 모두 모여....

좋은 만남의 시간을 가지게 되겠네요.

그러기까지 마음은 아마도 쉽게 가벼워지지 않을듯 싶지만서도....

 

내일 새벽미사에 엄마 기일미사예물을 넣었습니다.

우리 딸아이가 복사를 서는 날이기에

살아생전 우리 딸아이를 몹시도 사랑하셔서

가시는 그날에.....우리 아이 유치원에서 하는 마지막 운동회라고

걱정도 해주셨는데....

우리 아이도 그런 할머니를 기억하며.....미사중에 주님과

함께 하게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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