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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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652 답]의무축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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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환 [servusdomini] 쪽지 캡슐

2000-01-24 ㅣ No.655

안녕하세요?

의무축일에 관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주일이 의무축일이라는 것은 다 아시죠? 주일은 작은 부활로서 신자라면 누구나 빠지지 않고 미사에 참여해야 되는 날입니다. 또한 한 해의 중심이 되는 부활절과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한 없는 사랑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의무 축일인 것은 아실 테구요.

한국 교회의 주보 성인은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입니다. 작년까지 교회는 성모님만 주보 성인인 줄 알았다가 교황청 문서를 검토하던 중 성 요셉도 주보 성인으로 결정된 것을 뒤늦게 알았지요.

어쨌든 성모님이 한국 교회의 주보 성인이다 보니 성모님의 축일을 크게 기리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로서 이 날은 마리아 본명 축일로 지내고 있구요, 다른 하나가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서 1월 1일에 지내고 있답니다. 이 두 축일은 한국 교회에서 의무 축일로 정하고 지내고 있는데, 그 날짜가 하나는 광복절이고, 하나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첫 날이라 의미도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날짜는 전 교회가 같이 드리는 축일이라 저희만의 축일은 아니지만요.

의무축일의 경우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시겠지만 미사는 하느님께 감사와 흠숭을 드리는 가장 큰 기도인지라 미사만큼 하느님께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선물이 없거든요. 또한 미사는 그 안에 성체 성사를 내포하고 있기에 하느님과 내가 하나가 됨을, 하느님이 인간인 나에게 양식이 되어 주고 계심을 기억하고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지요.

그러나 사회에서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빠지는 수가 생기는데 그때를 위해 교회에서는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선 공소 예절이 있습니다. 가톨릭 기도서에 나와 있는 공소 예절은 말씀의 전례만을 지내는 작은 미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사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나누어지며 하느님은 말씀만으로도 우리의 양식이 되시므로 이것을 권장하고 있지요. 그러나 이마저도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미사에 참여하는 의향을 가지고 그날의 독서와 복음을 읽으시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상 이것마저도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분들을 위해 교회의 관례상 허용하는 방법이 주의 기도 33번을 바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의무 축일에 미사에 참여하지 못한 신자들이 의무를 다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허용되는 것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느님께 자신의 시간을 봉헌한다는 것이겠지요.

종근씨의 경우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의무를 궐하셨으니 고해 성사를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하느님께선 인간을 위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시고, 매일 같이 신부님의 손을 빌어 성체로서 인간에게 와 주시는데 일년에 4번 있는 의무 축일과 52번 있는 주일을 궐하시다니요?

더군다난 이번 1월 1일 의무 축일의 경우 대희년을 맞아 새해의 시작을 하느님과 함께 하자고 교회에서 권하였던 날인데요.

종근씨, 제가 신학생이기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기 보다 하느님을 믿는 신자로서 우리가 하느님께 무엇을 해 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고해 성사 역시 죄를 지었다는 관념보다는 하느님께 죄송하기에 더 잘 살겠다는 의미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고해 성사는 화해의 성사이니까요. 좀 더 하느님과 우리에 관해 생각해 보세요. 어려운 일이 있으시다면 본당 신부님과 면담을 통해서 해결하셨으면 합니다. 신부님은 결코 권위만을 앞세우는 그런 분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분이니까요.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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