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유게시판

송씨의 국모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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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4-03-31 ㅣ No.64407

 

당시 기자가 집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바로는, 송씨는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듣고 한강물에 투신자살한 故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사건을 언급한 후, “대통령이 이렇게 한 국민을 TV에서 망신을 줘 자살하게 하면 되겠는가? 만약 내가 TV에 나와서 ‘여러분, 고등학교도 안나온 여자가 국모자격이 있습니까?’라고 망신주고 ‘다른 영부인들은 다 이대 나왔다’고 비교하면 권여사는 아마 자살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독립신문 윤경원 기자(kwyun715@independent.co.kr)의 기사 중 일부

 


 

1. 우선 선입견을 제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기보다는, 오히려 독립신문의 기사가 사실이라고 믿고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저보고 편파적이라는 둥 눈이 가자미냐는 둥 하는, 본론과 상관없는 인신공격의 유혹을 미리 뿌리쳐드릴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2. 독립신문에 따른다면 송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1) 대통령이 한 국민을 망신줘서 자살하게 했다.

2) 송씨가 영부인의 저학력을 언급하고 다른 영부인과 비교했다면 권여사는 자살했을 것이다.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한겨레건 오마이건 다 집어치우고 순수하게 독립신문 기자의 말만 가지고 이야기하겠다는 것입니다. 송씨가 저 두 가지 이야기를 한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맞습니까?

 

3. 노무현 대통령이 망신을 줘서 한 사람을 자살하게 했다는 이야기의 진위는 밝힐 수 없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일단 생각해보겠습니다.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망신을 줬습니까. 뉴스를 찾아보니 인사청탁과 비자금 조성 문제더군요. 돌아가신 분이 그 부분에 대해 결백하거나 한 것도 아니었구요. 뭐 그래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런 소리를 해서 사람을 죽일 만한 힘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었다고 한 번 생각해봅시다.

 

4.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 부분부터입니다. 송씨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더라도 그 비유는 너무나 명백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상국씨의 인사청탁과 비자금 문제라는 사실을 공개석상에서 이야기해서 개망신을 줘서 자살하게 했다는 가정과, 송씨가 영부인의 저학력이라는 사실을 공개석상에서 이야기해서 개망신을 준다면 자살할 것이라는 가정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송씨는 인사청탁과 비자금 조성만큼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이대를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만약 송씨가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했는데 누군가 그 사실을 외부에 발설한다면 송씨는 자살을 할 겁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했다는 건 뇌물로 인사청탁을 하거나 불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드러나는 것과 같은 비중으로 치욕스러운 일이라는 게 송씨의 생각이니까요. 틀렸습니까?

 

5. 우리나라 역대 영부인들 한 번 검색해볼까요?

 

1) 프란체스카 여사 : 오스트리아에서 상업 전문학교를 졸업하였고, 언어 수업을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

 

2) 공덕귀 여사 :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신나(Miss Shina) 선교사의 도움으로 일신 여학교에 입학하여 최우등으로 졸업했고 그후 일본 유학중인 김혜경 선생의 도움으로 장학금을 얻어 4년간 일본 요꼬하마 신학교에서 공부를 하였다.

 

3) 육영수 여사 : 1938년 죽향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배화고등여학교에 6대 1이라는 높은 경쟁을 거쳐 입학했다.

 

4) 홍기 여사 : 1917년 충청북도 충주에서 2녀중 막내로 태어나 남편 될 사람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경성 제 1고등 보통학교를 다니던 두 살 아래의 최규하와 결혼했다.

 

5) 이순자 여사 : 서울 경기 여중으로 복교해 졸업 경기 여고를 졸업, 이화여대 의대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당시 중위였던 전두환과의 결혼으로 약 1년 정도 다니다가 중퇴했다.

 

6) 김옥숙 여사 : 대구 초등학교와 경북여중.고를 졸업했고 여고 졸업 후 경북사대 가정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다 경북여고 시절 오빠 김복동씨의 친구로 소개받았던 당시 육사생도 노태우를 만나 1959년 학업을 중퇴하고 결혼 했다.

 

7) 손명순 여사 : 마산여중 . 고 ,이대약대를 졸업

 

8) 이희호 여사 : 가장 높은 학력의 소유자인 이희호 여사는 1936년 이화여자 고등학교에 입학, 이화여전 문과에 1942년에 입학, 1946년 9월에 다시 서울 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한 후 교육학과로 전과해 1950년에 졸업했다. 졸업후 미 문화원 (U.S.I.S)의 부설기관인 E.T.I(English teaching Instltute)에서 공부를 계속하였다. 그러다 크롬 목사의 도움으로 1945년부터 1956년까지 미국 램버스 (Lambuth College, Jackson Ten..)대학교에서 1958년에는 스카렛(Scarritt College, Nashville Tenn.)대학의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엘리트 여성이다.

 

9) 권양숙 여사 : 김해 대창초등학교 - 부산 혜화여중 - 부산계성여자상업고등학교

 

뭐야? 9명의 영부인 중 딸랑 세 명, 그것도 한 명은 중퇴. 송씨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영부인 자격이 있었던 분은 단 두 명입니다. 송씨 같은 분이 무척 좋아하실 육영수 여사는 이대 근처도 못 가보셨더군요. 정말 자격 없는 영부인이었습니다. 이런 영부인을 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칭송하시는 분들, 반성하세요! ^^

 

6. 송씨의 발언이 정말 독립신문 기자의 기사대로라고 보더라도 그 발언은 무척 저열하고 편협한 발언이었습니다. 비자금을 조성하고 인사 청탁을 한 것이 대통령에 의해 공개되어 망신스러워 자살한 일과, 6.25와 가난이라는 이유로 학교를 마치지 못한 것이 똑같이 망신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은 우리나라의 수구들이 말로는 학력차별 철폐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7. MBC에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는 특집을 마련했던 일이 있었죠. 책 읽는 어린이들, 외국인노동자들, 그리고 학생들과 MC들이 방문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때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권양숙 여사를 만나기 위해 3권짜리 책을 한 권씩 빌려줬다고, 빌려줄 때 한 번 만나고 돌려받을 때 한 번 만나고... 그렇게 6번을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권양숙 여사는 책 읽는 영부인입니다. 그의 학력이 국졸이건 중졸이건 영부인은 책을 읽는 사람이고, 그것은 학력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사족 : 한국대학신문이 전국 20개 4년제 대학 재학생 934명을 상대로 실시한 `대학생 생활의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14.7%가 전공서적.잡지를 제외하고는 월평균 독서량이 `0권’이라고 응답했으며 54.5%가 `1∼2권’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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