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20대 회사원입니다. 너무 바빠져서 주일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고민입니다. |
---|
비공개 [125.132.216.*] 2018-07-23 ㅣ No.11787 평소에 업무 문제나 인간관계에 있어선 주변에 조언을 구할 분들이 계신데
유독 신앙적인 부분에서는 이런 깊은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없네요.
혼자 끙끙 앓다가 굿뉴스 신앙상담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젊은 가톨릭신자들을 위한 단체나 카페가 있을까요? 알려주신다면 꼭 가입하고 싶은데... 우선 제 고민부터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는 지난 연말에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제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저는 개신교 신자였는데, 정말 어떠한 계기도 없이 개종을 하게 되었습니다. 꼭 이끌리듯이 말이지요. 정말 큰 이유도 없었습니다.
개신교 모태신앙이었음에도 늘 교회 가는것이 어렵고 부담스럽고 힘들어서 유치원때 부모님 따라 교회에 가서 유치부에서 과자랑 쥬스를 먹으면서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빼고는
늘 신앙생활에 소홀했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갑자기 회사 근처에 있던 성당을 갑자기 기웃거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떻게 하면세례를 받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으로 덜컥 가서 수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다음주부터 교리공부하는 첫번째 날이라고 해주셔서 이것역시 좋은 계획이시구나~ 하고 곧바로 예비신자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일은 물론 성경공부도 안하던 제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성경필사를하고 한주도 빠짐없이 주일에 성당을 나가고 퇴근을 하면 평일미사도 거의 꼬박꼬박 챙겨나갔습니다.
하루라도 안 가면 큰일나는 것 같고 불안하고 걱정이 되고...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고나면 신기하게 마음도 편안해지고
미사 끝나고 나서는 발걸음이 너무 가벼워서 그 기쁨으로 열심히 반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해서 저는 적응만 금새 되면 중등부 친구들도 가르치고 싶다면서 정말 열의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3개월 전 제가 회사를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회사를 옮기게 된것은 하느님이 제 기도를 이뤄주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늘 바래왔던 곳이었고 예상대로 힘들었지만 신기하게도 제가 생각했던 시점보다 이곳에서 더 빨리 기회가 왔고
이런식으로 장애물 없이 매끄럽게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이뤄진게 거의 처음이었어서 처음엔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늘 기도만 했었습니다.
물론 잘 안 풀릴 때도 있지만 늘 신기하게 전 그런 그릇이 못됨에도 말도 안되는 힘이 생겨서 일을 풀어낸다거나. 갑자기 새로운 거래처에서 전화가 온다거나 하는... 일을 하면서도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는 느낌을
정말 매일마다 느끼고 살고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주일을 지킬 수 없는 일입니다
늘 주말에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는 구조라 토요일 저녁 주일미사도 참여를 못하는 상황이 몇달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 휴일은 평일이고요...
매일 눈 뜨면 먼저 일 할 생각 뿐이고 회사에서도 정말 물 한모금 먹을 시간도 없이 거래처랑 전화통화하고 업무 진행하고 회의준비하고...
그리고 퇴근 지하철에서는 꾸벅꾸벅 졸고 집 와서는 화장 지우고 다시 자고... 너무 바쁘고 고되고 힘들지만 그래도 제가 하고자 했던 일을 멋지게 하고 있는 중이라 기쁘고 다행스러우면서도
늘 주일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죄책감도 느끼고... 정말 이런게 하느님이 원하시는 방향이 맞을까? 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사회에서 인정하는 세속적 성공이 정말 하느님이 바라시는 성공은... 아닌거겠죠? 혹시 이상황이 악마의꾀임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됩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절도 있고 저 역시 사회에서 제 생산활동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늘 일을 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주일을 못 지킨다는 일은 너무너무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전 사회에서의 제 위치 역시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주일마다 교회를 못 가는 대신 매일 감사노트라고 해서 하느님한테 제 오늘 하루를 전하면서 늘 감사드리고... 또 어떤부분에 있어서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진 않았을까? 하고 하느님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도 드리면서...
제 마음을 전하는 감사노트만큼은 피곤해도 꼭 빼먹지 않으려고 늘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 기도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 역시 사실입니다 ㅠㅠ... 바쁜 한국사회에서 신앙과 사회인으로서의 삶의 공존이 쉬운일은 아닌 것 같네요...
첫 영성체 때 한 기도를 신비하게 이뤄주신다는 이야기를 다들 들어보셨지요? 다 들어줄 만 해서 들어주신다는 이야기에
저는 세례식 전날 밤새 어떤 기도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살게 해주세요 아멘...' 하고 제 첫 영성체 기도를 했는데
요즘 그 생각이 자꾸 들면서 마음이 심란해지네요... 전 잘 하고 있는걸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0 1,566 1댓글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