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봄이여 / 신희상 미카엘
마음을 열어라
닫혔던 대지가 열린다.
땅 위에 모든 것이 열린다.
차가운 바람도 아니오
냉랭한 언어도 아니다.
이 땅과 더 가까워진
햇님의 입김이
대지의 고동소리로 열린다.
차갑게 얼어붙은 내 마음도 녹이고
쌀쌀한 그녀의 입에선
따스한 언어가 나온다.
붙들어라
붙잡아라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봄바람을...
대지의 진동이
가려움증을 유발한 살갗딱지처럼
나뭇가지 피부를 갈라놓는구나
먼저 피면 어떠리
먼저 지면 어떠리
갈라진 나무 틈 사이로
준엄한 생명을 보여주리라
저 먼 남쪽에서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나의 입술을 열게 한다.
봄은 그래서 반갑고 좋다.
부드러운 바람처럼 잔잔하게
오소서! 봄이여
사랑의 손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