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0일 (월)
(녹)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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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의 휘영청 밝은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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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lee57] 쪽지 캡슐

2002-11-13 ㅣ No.43435

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지금 창밖을 내다보십시요.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오랫만에 잊었던 달을 찾아 보십시요.

보이십니까? 예, 보이시지요?

오늘 저 달은 정말 오래 만에 바라 보는 반달이지 않습니까?

유년시절 동요 속의 반달과도 같습니까?

그 동안 서울 하늘에서 잊어 버리고 지내 온 반달이 저어기 떴습니다.

참으로 밝지 않습니까?

어제는 중국에서 날아 온 불청객 황사 때문에 온 천지가 희미했습니다.

황사 뒤의 저 달은 너무나 쾌청합니다.

하늘이 시리도록 맑아 달님 이웃의 별들이 더욱 총총하네요.

 

명동성당에서 노숙투쟁 중인 교형자매 여러분.

 

명동성당 종탑 위의 반달도 휘영청 합니까?

반짝이는 별이 보입니까?

초겨울의 싸늘한 공기가 감돕니다.

언제까지 그런 모습으로 투쟁하실겁니까?

이제는 그만 하셔야 합니다.

명동성당을 내려 보는 저 달이 저에게 말합니다.

"이제 그만 하시라고요."

몇 번의 반달을 더 보시겠습니까?

이제 그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세요.

이제 그만 여러분의 소속 근무처로 복귀하세요.

 

명동성당의 휘영청 밝은 달.

서울 밤하늘의 반달과 함께 각자 모두 돌아가세요.

모든 것, 지나고 보면, 후회합니다.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암으로 입원 중인 저의 누이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저 에미를 걱정할 철부지 생질과 생질녀가 너무나 애처롭습니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서울 반포4동 성당.  이  정  원 알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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