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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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을 갈아 끼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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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gralph] 쪽지 캡슐

2000-01-14 ㅣ No.883

 

형광등을 갈아 끼우며

 

어느날 성당 회합실, 레지오 강복 때문에 회합실을 들어갔더니

천장에 붙은 형광등이 깜빡깜빡,

희미한 방안에서 레지오를 한다고 모여 있습니다.

 

그 형광등을 왜 갈지 않고 그냥두세요? 했더니

저희가 어떻게 형광등을 갈아요? 신부님. 그럽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댁에서는 어떻게 하는데요? 했더니

남편이 갈아주지요. 아들이 갈아주는데요. 그럽니다.

그래서 제가 일일 남편, 일일 아들 노릇을 했지요.

그랬더니 자매님들 웃음소리가 떠들썩합니다. 하하.

형광등을 갈아 끼우는데 웃음이 넘칩니다. 세상사는 맛이 담겨있어서 그런가 합니다.

 

누구나 자기가 걸어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형광등도 못 끼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걸어가는 길이 서로 다르게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꼭 같은 길을 가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치 형광등을 왜 당신들은 못 갈아 끼우는 거야? 라고 소리치는 사람처럼.

자기가 조금만 수고해서 갈아 끼워 주면 될 것을 가지고 말입니다.

 

내가 기도할 줄 알지만, 남도 나처럼 그렇게 기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사랑할 줄 알지만, 남은 나처럼 그렇게 사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봉사할 줄 알지만, 남은 나처럼 그렇게 봉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잘나서 그런 것도 아니요, 남이 못나서 그런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디 또 형광등 바꿀 건 없나. 형광등이나 한번 끼워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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