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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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 죄인의 자서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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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16 ㅣ No.477

 여기 오면 신부님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자유 게시판에 올리고 있는 글을 같이 올립니다.

 자유게시판에 계속 올리는 이유는 다른 신자분들께 저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용서 받고 싶어서 이고...이곳에 글을 같이 올리는 이유는 제발 신부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 싶어서 입니다.

 신부님 저에게 한 말씀만 해 주십시요...

 

 내가 이곳에 글을 적을 자격이 있는지 정말 의심스럽습니다. 전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무수한 그리고 엄청난 죄를 짓고 살았습니다. 하느님을 알기 전에도 그랬고 하느님을 알고 나서도 그랬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도 하였습니다. 죄의식을 느끼기도 하고 참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순간순간 그것을 잊고 행복을 찾아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남기고...참회하고...내 경험이 다른 사람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그리고 나 또한 글을 쓰면서 후회하고 참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정말 간절히 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연재가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아이디...이름...등을 밝힐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정말 간절히 원함니다.

 

 저는 197x년 출신입니다. 집은 k도의 조그마한 도시입니다.

 

 1남1녀의 장남으로 태어나 비교적 유복하게 잘았습니다.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부모님의 관심은 언제나 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전 그것을 당연한 저의 행복처럼 여기고 살았습니다. 유치원을 가고 초등학교를 가고 하는 동안에 누구나 거쳐가는 많은 일들...사랑이 뭔지는 모르지만 어떤 여자친구를 마음에 담기도 하고...때로는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공부도 열심히 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도 그 때는 너무나 꿈이 많고 즐겁기만 한 생활이었습니다.

 

 주위 분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 이지만 어릴적 전 참 똑똑한 아이였다고 합니다. 혹자는 신동이었다고도 하더군요. 왜인지는 잘 모르지만 한글을 스스로 익혔다나? 어쨌든 그런 것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초등학교때에는 줄곧 반장, 전교회장을 하며 세상이 모두 저의 것인양 콧대 높여 지내며 살았습니다. 자존심...그것이 키워지고 내가 세상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어떤 의미에서의 자만심과 방종도 그 때 함께 키워진것이 아닌가 합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올라가서 전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저였지만 성적도 나쁜편이 아니었습니다. 나름대로 윤리, 도덕관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고 여겼으니까요...하지만 전 그 때부터 정말 가서는 안될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먼저 말을 해야 되는 것이 과외군요...부모님은 절 좀더 좋은 학생으로 그리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으로 만들기 위해 과외를 시켰습니다. 하지만 전 그것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 과외는 불법이었거든요. 나름대로 사회관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던 전 그것이 어린 마음에도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억지로 시켰습니다.

 

 그 땐 그것이 제가 저지르는 그리고 가서는 안될길의 서곡인줄 몰랐습니다.

 

 과외선생님이 몇 차례 바뀌고 그러면서도 전 정말 그것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꼭 제가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바뀐 과외선생님은 젊은 여자 선생님이었습니다

 

 그즈음 전 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ㅈㅇ가 무엇인지도 알았고 성이 무엇인지도 알았습니다.

 

 궁금하고 호기심에 가득찬...그럴 때였습니다.

 

 선생님과의 수업은 지루했지만 그런 호기심에 눈을 뜬 전 그 시간이 기다려 졌습니다.

 

 옆에 앉아 있는 선생님과 조금씩 조금씩 다리가 부딪히는 것도...또 선생님이 입고 계신 옷 사이로 속살이 보이는 것도 언제부터인가 즐기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선생님과 전 ㅋㅅ를 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호기심에 가득차 있던 전 솔직히 너무나 황홀했고...관계는 그렇게 점점 더 깊어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전 제가 얼마나 추해 있는가를 보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몸은 이제 선생님이 아니라 유희의 대상이 되어 있었고 저 또한 알게된 성의 쾌감에 젖어 있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성이 이제 벗어날 수 없는 억압이 되어 저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수면제를 먹었습니다. 그 때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죽음...그것 뿐이었습니다.

 

 어떤것도 저의 추함과 젖어 있는 성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수면제를 먹는 날...그 날은 저희 학교 선배들의 졸업식 예행 연습때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시도한 것은 실패로 돌아가고...

 

 저는 다시 아무일 없는 것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추해있는 저의 모습중에서 어린 마음에 한가지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생각을 할때 즈음에는 성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때였나 봅니다.

 

 ’그래...난 추하다...그렇지만 아직 성교를 한 것은 아니다...단지 깊어지는 과정에서...’

 

 성행위중 마지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왜 그렇게 그 때에는 중요했는지 모릅니다.

 

 그 행위가 있었던 있지 않았던...추한 것은 마찬가지 였는데...

 

 아마 그렇게라도 저를 합리화 하고 싶었나 봅니다.그 즈음해서 전 세상에 대해 참 많이 생각했나 봅니다.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p과를 다닐 마음도 그 때 먹었습니다.

 

 책도 많이 읽었고...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제 마음속에 있는 어떤 죄책감...

 

 사람들을 참 많이도 속였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로 전 너무나 금욕적인 삶을 나와 다른이들에게 요구했습니다.

 

 나에게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은 깊숙히 숨긴채 다른 사람들에게도 금욕적인 삶이 가장 가치있는 삶이라고 말했습니다.

 

 후회합니다.

 

 그 때 그런 맘을 먹지않고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사랑하게 되었다면 그 이후 제가 지을 죄를 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지금 너무나 많이 드는군요...돌일킬수 없는 것이지만...

 

 어쨌든...

 

 전 그런생활을 10여년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생활을 청산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습니다

 

군에 갈즈음 전 종교에 대해서 무척이나 열망을 가졌습니다.

 

 나름대로 그 동안 참회하고 있었다는 자만감과 이제 신 앞에 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

 

 그리고 절대자에 대한 마음...(정말 이것만은 지금 생각해도 순수 했습니다.)

 

 통신교리로 시작한 전...제대와 동시에 교리를 받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성당을 다니기 전 먹었던 많은 의문들을 풀려고 수녀님과 토론도 하고 책도 보고 생각도 하고...열심히 했습니다.

 

 어쩌면 다시 태어 나고 싶었습니다. 간절히 다시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세례를 받으면 예전의 죄가 없어진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마음 속에선 세례받기전에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 어떤면에선 다행스럽게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그렇게 기쁜마음으로 교리 공부를 하고...전 세례를 받았습니다.

 

 시골의 조그마한 성당에서 세례를 받아서인지 그 감동은 정말 각별 했습니다.

 

 흘러내리는 눈물...이 눈물로 정말 저의 죄를 씻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성당생활은 시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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