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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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버린 일곱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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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혜 [sharptjfwl] 쪽지 캡슐

2002-08-23 ㅣ No.7063

 

 

 

내겐 아주 어린 막내동생이 있다.

 

내가 14살이나 먹었을때 내동생이 된 늦동이 내동생 ’현동이’

 

내가 스무살이 된 지금 내 동생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그 아이가 태어나고 우리집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IMF로 인한  아빠의 실직, 그리고 잦은 부부싸움, 나의 원하는 대학 실패...등.

 

지난 팔년간 우리집에는 너무나 힘든일이 많이 있었고...그리고...그로인해

 

다들 힘들었다...

 

그렇게 힘든 생활이었던 우리가족에게 작년 크리스마스는 새삼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날이었다...

 

크리스마스 며칠 전...

 

현동이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

 

나와 엄마는 현동이에게 무엇을 사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것은 그 아이는 아빠가 실직한 후론 무엇을 사달라는 말을

 

한적이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난 현동이에게 살짝 물어보았다. 가지고 싶은게 뭐냐고...

 

현동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 했다.

 

"지우개...지우개가 갖고싶어"

 

지우개라니...

 

피카츄 인형, 로보트... 가지고 싶은게 많을텐데 왜 지우개일까?...

 

나는 당황해서 물었다. 왜냐고...

 

그러자 머뭇거리던 동생이 내 귀에다 속삭였다.

 

"싸잖아..."

 

난 할말이 없었다...

 

아무것도 모를것 같던 내동생은 어느덧 어른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은 어쩜 내 동생을 기특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내 동생이 아무것도 몰랐으면 한다...

 

사달라고 조르고 떼쓰고...

 

그런 천진한 내 동생이길 바란다...

 

철부지 어린이 동생이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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