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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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 인근 주민들의 호소(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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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영 [potalina] 쪽지 캡슐

2003-03-20 ㅣ No.50044

농민들이 대접받을 때는 어느 때일까? 지방선거·대선·총선 등 대략 그런 때라 할 수 있습니다. 농사만 지으면 마음 하나는 편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3년째 심장을 싸안으며 살고 있습니다. 땅을 파는 태극광산 두더지를 막지 못한다면 신나를 든 대구지하철 화재방화범이나 다를 게 없습니다. 지하수 고갈·지하수 오염·지반침하·환경파괴·환경호르몬 검출 등 우리 맹동면 주민들의 생존권이 박탈당해야 하는 환경 대재앙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17년. 제 아들은 올해 고등학교를 진학했고, 저는 올해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맹동수박 농사를 위해 하우스 일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2000년 7월부터 태화광업(주) 태극광산이 맹동면에 들어와서 400여 만 평이라는 어마어마한 광업권 허가를 받아 금광개발을 시작하여 주민들과 꽃동네가 함께 너무나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꽃동네회원님들도 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시골의 힘없는 아낙이지만 향토 지킴이로 일하고 있습니다. 광산업자의 개인 이권을 챙겨주려 했던 권력과 언론 앞에 우리는 어찌해야 합니까? 농민들 스스로 뭉쳐 고향을 지키려고 2001년 1월부터 19개월 동안 밤낮없이 갱구 앞을 지켰습니다. 맹동면 20개 부락과 금왕읍·삼봉리·유포리와 함께 당번을 정해 1년 7개월간의 눈물겨운 현장투쟁을 했습니다.

 

이러한 농민들의 생명·환경수호 투쟁은 대한민국 역사에도 없을 것입니다. 한창 비상일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에도 수없이 갱구 앞을 가야 했습니다. 그러던 2001년 6월 20일 주민들이 갱구 앞을 지키는 와중에도 다이너마이트는 투입되어 갱구 속을 발파했고 21일에는 돌을 파내는 아주 무시무시한 장비를 갱구 앞에 몰고와 공사를 재개하려고 했습니다. 맹동면 소재지에는 전투경찰 1개 중대를 배치시켜놓고 말입니다. 저는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그 큰 장비 앞에 누웠습니다. 내 한몸 죽어 맹동면을 살릴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었습니다. 세대가 교체되었다고들 하죠? 고향을 지키는 데도 역시 앞장서서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무시무시한 장비는 내 머리를 박을 듯, 누워있는 우리를 밟고 지나갈 듯 위협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 죽었구나 생각했고, 그때 맹동면 전체는 곧 비상 사이렌이 울렸고, 맹동면민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자 1시간만에 그 무시무시한 장비는 철수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공공기관과 일부 언론들은 무조건 광산업자 편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치열한 생존권 싸움에서 태극광산은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도록 언론을 악이용했고, 마치 꽃동네 오 신부님이 주민들을 선동하는 것처럼 음모를 꾸몄습니다.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로 주민들을 끌어내려고 하지를 않나, 고엽제 전우회원들을 동원하여 주민들을 감금하지를 않나 그 횡포를 이루다 말할 수 없습니다.

 

한번은 태극광산이 어느 신문사 기자를 매수해서 주민들에게 보냈습니다. 기사를 잘 써준다고 하기에 광산 측 끄나풀인 줄도 모르고 취재에 응했고, 사진도 찍게 했더니 그 사진으로 힘없는 농촌 아낙인 저를 고발하여 음성경찰서에 2번 충주 검찰에 1번 소환되었습니다. 검찰에서 마지막으로 할말을 적으라고 하기에 “이 땅에서 하루빨리 태극광산이 물러나고, 뜨거운 수박 하우스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주십시오” 라고 적었습니다. 요즘 같은 민주사회에서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데 우리 맹동면에서 일어났고, 이 일로 주민들과 꽃동네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들리는 말에는 보물선과 같은 사기극이라고도 하고, 전문가들의 진단은 금이 있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여 개발가치가 없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광산개발이란 말입니까? 상황이 이러한데도 일요신문은 금이 2조억 원쯤 된다고 허풍을 떨고, 오 신부님이 그 금광이 탐이 나서 금광개발을 반대하는 것처럼 기사를 썼고, 오마이뉴스는 주민들을 배신하고 태극광산 앞잡이를 한 이관복 씨를 영웅으로 만들어주고, 주민들의 피나는 현장투쟁을 계속 짓밟았습니다. 오웅진 신부님을 금광을 탈취하려는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놓고, 부동산 투기꾼처럼 만들어놓았습니다. 요즘 꽃동네가 겪는 어려움도 태극광산 업주 아들인 모 방송국 김00기자가 오웅진 신부님을 중상 모략하여 만든 작품임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검찰과 언론이 결과적으로 태극광산에 힘을 실어주고 그 편을 들어주는 꼴이 된 것 같아서 주민들은 더욱 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꽃동네를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주민들은 취재하지 않고, 관계도 없는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음성읍에 가서 꽃동네를 비판하는 사람만 골라 취재를 하여 지역주민의 소리로 보도를 하니 언론은 가진 자(권력)의 특권이란 말입니까?

 

꽃동네는 맹동면의 일부일 뿐입니다. 청정지하수만을 뽑아올려 수박농사를 하기 때문에 지하수고갈이나 오염은 맹동지역 주민들에게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 태극광산을 막아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농민들 힘으로 4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환경영향감정기금을 모금해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수 천만 원을 모았고, 꽃동네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도와주셔서 2억5천만 원 정도를 모아서 환경영향감정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나머지 액수를 3월말까지 다 갚아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이런 주민들의 고충을 잘 아신 오 신부님이 환경영향감정을 하는 데 도움주실 분들이 있으면 도와달라고 꽃동네에 오신 분들께 계좌번호를 불러줬는데 MBC PD수첩에는 전후사정 다 끊고 시청자들이 오해하도록 방송을 하더군요.

 

어려우시겠지만 저희 맹동면 주민들의 생명·환경수호를 위한 대열에 함께해주세요.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충청북도 공약에서 당선되면 태극광산을 중단시키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대통령님의 공약이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하루빨리 주민들과 꽃동네가 평화를 되찾는 행복한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맹동면 마산리 주민

 

환경영향감정 기금 도와주실 분

구좌번호 : 우체국 301341 - 05 - 000155

예 금 주 : 박 임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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