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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아파서 슬픈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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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성 [jslee9742] 쪽지 캡슐

2007-06-03 ㅣ No.708

 

발이 아파서 슬픈 사람이여

몸 어디가 아파서 병원을 찾는 거야 당연지사라 하겠지만 발은 통증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 모양이 흉하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 ‘그냥 생긴 대로 사는 거지, 돈이 썩었네’라고 말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천만의 말씀. 상대적으로 작은 부위로 온 몸을 떠받든다는 점에서, 또 끊임없이 땅이나 신발과 마찰해야 하는 발의 운명을 볼 때, 발의 변형은 단순히 모양의 흉에 그치지 않고 인간을 시달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발과 관련된 치명적인 질병들에 대하여.

바나나도 아닌 것이, 엄지발가락 외반증

엄지발가락 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지는, 발가락 변형의 가장 흔한 증상 가운데 하나다. 신발을 신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예 생기지도 않는다는 말처럼, 엄지발가락 외반증의 원인은 대부분이 신발. 그 중에서도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코가 뾰족한 구두가 주원인이다. 그밖에 엄지발가락이 유난히 긴 사람, 평발인 사람, 발이 안쪽으로 돌아간 사람, 발목 뒤의 아킬레스건이 짧은 사람도 엄지발가락 외반증의 위험 속에 살고 있다. 왜 그런가.

우리 몸의 모든 힘줄은 고무줄 같아서 짧아지려고 하는 성질이 있다. 엄지발가락을 위로 젖히고 아래로 구부리는 힘줄도 역시 마찬가지. 엄지발가락이 똑바로 있는 상태보다는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가 힘줄이 짧은 상태가 되고, 기울어지면 기울어질수록 더 짧아지려고 한다. 그런데 힘줄이 짧아지면 엄지발가락 뿌리부의 뼈는 활을 당기면 가운데가 밀려나듯이 자꾸만 밖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걸어다니는 동안 힘줄은 더 열심히 일을 하기 때문에 더 기울어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발의 중간에는 발의 뼈들이 옆으로 둥근 굴다리 모양을 하고 있는데(횡아치), 엄지발가락 뿌리부의 뼈가 튀어나올수록 이 횡아치은 무너지게 된다. 그러면 정상적인 발에서는 압력을 받지 않던 둘째, 셋째, 넷째 발가락 뿌리부위가 압력을 받게 돼 이곳에 굳은살이 생긴다. 또 발가락의 모양도 변하게 된다. 결국 오래 걷지도 못하고 엄지발가락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그 정도는 오래 걷지 않고, 또 통증이야 좀 참으면 되니까 별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천만의 말씀. 이차적인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엄지발가락 뿌리부위가 신발에 자꾸 마찰이 되면서 물집(점액낭, 건막류)이 생기고, 염증이 생기게 된다. 급기야는 신발조차 신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치료는 상태에 따라 그 처방이 다르다.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서 신발을 못 신는 경우에는 스폰지를 염증이 생긴 부위에 대주면 훨씬 덜 아프고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 또,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에 두꺼운 스폰지를 끼워 줌으로써 엄지발가락이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해 줄 수 있다. 변형된 정도가 심해서 스폰지가 유지될 수 없는 경우에는 고무 제품을 이용, 엄지발가락이 돌아가는 것을 교정시켜 준다. 더 심한 경우에는 엄지발가락 외반증 밴드 보조기나 엄지발가락 외반증 플라스틱 보조기를 사용하여 교정시킨다. 그리고 너무 심해 이도 저도 못할 상황이 되었다면 엄지발가락의 뼈를 정상 위치로 고정시켜 놓는 수술을 해야 한다.중요한 것은 변형을 가진 사람들이 신어야 할 신발이다. 튀어나온 부위에 자극이 안 가게 약간 여유가 있는 신발이 좋으며, 염증이 생긴 부위의 가죽은 아주 부드러운 것으로 골라야 한다. 굽이 높지 않고 편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나머지 발가락의 다양한 변화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작은 발가락에 생기는 변형에는 발가락의 모양에 따라 망치모양의 발가락, 갈퀴모양의 발가락, 추모양의 발가락으로 나뉘고, 이외에도 다른 발가락 위로 올라타는 변형, 뒤틀리는 변형, 엄지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지는 변형, 새끼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지는 변형 등 실로 다채로운 변화의 양상을 보인다.

그 이유는 크게 태어날 때부터 생긴 것과 나중에 자라면서, 생활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나눌 수 있겠다. 원래 발에는 발목이나 발가락을 위로 젖히는 근육의 힘과 아래로 내리는 근육의 힘이 서로 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뇌성마비나 소아마비의 경우, 혹은 신경이나 힘줄이 끊어지는 경우, 이런 근육 힘의 균형이 깨지게 되고 발 모양이 마치 구두굽이 높은 신발을 신은 것처럼 변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발가락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 발가락뼈가 부러졌던 경우에도 이렇게 될 수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관절 질환도 이런 변형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그 외에 구두굽이 높은 신발과 자신의 볼에 비해서 좁고 뾰족한 구두를 신었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두꺼워져서 아프다, 굳은 살과 티눈

발에 변형이 생겼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앞서 밝힌 대로 굳은살이나 티눈이 박힌다는 것이다. 굳은살이란 피부껍질이 어느 한 부분에만 비정상적으로 자라서 두꺼워지는 것. 뼈의 모양이 삐죽 튀어나온 곳과 신발에 자주 마찰되는 곳에 잘 생기며, 또 딱딱한 바닥에서 오래 걸어다녀도 잘 생긴다. 발바닥 앞쪽 부위, 특히 둘째 발가락 뿌리 부위에서 가장 많이 생기며, 둘째 발가락 위쪽으로 솟아오른 뼈마디도 굳은살의 텃밭이다.티눈은 굳은살의 중심부에 생기는 아주 딱딱하고 아픈 부위다. 조직학적으로는 피부의 제일 바깥 층이 두꺼워진 것이 굳은살이며 이 층이 피부 밑으로 파고 들어간 것이 티눈이다.

그렇다면 굳은살과 티눈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방법은 주기적으로 두터워진 각질을 깎아 내거나 약품으로 녹이는 것이다. 또 굳은살과 티눈은 체중의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에 생기기 때문에 신발에 패드를 넣어 받쳐줌으로써 압력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면? 결국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이 남는 것인데, 굳은살이나 티눈이 생긴 곳만 잘라내서는 별 효과가 없고 이것들을 생기게 만든 튀어나온 뼈까지 편평히 잘라내야 하는 것이다.

발목, 삐는 사람만 또 삔다

젊은 남자들끼리 하는 말로 ‘여자와 아르바이트는 생기는 사람에게만 생긴다’는 말이 있다. 여기에 또 한 가지를 끼어 넣자. 발목도 꼭 삐는 사람만 또 삔다고.발목이 삐는 것은 발과 관련된 질환 중 가장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많은 경우가 발을 안쪽으로 접질려 바깥쪽의 인대가 늘어가는 것인데, 그 이유는 바깥쪽의 인대 두께가 안쪽 인대 두께의 1/10에 불과한 까닭이다.문제는 인대만 다치는 경우 2∼3일 견디면 그럭저럭 붓기도 빠지고 통증도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증이 없고 붓기까지 가라앉는다고 해서 다 낳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착각. 늘어났던 인대가 원래의 길이로 되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절을 지탱하는 것에는 골격, 인대, 근육의 역할이 크므로, 인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발목은 말 그대로 삔 데 또 삐기 쉽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두고두고 고생하느니, 초기 2∼3일간의 적절한 치료가 백 배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발의 천적, 당뇨병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그로 인한 합병증이다. 여기에는 발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발의 문제는 당뇨병의 합병증 중에서도 매우 위험하다고 해야 옳다. 당뇨에 의한 발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가 3년 후에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당뇨병이 어떻게, 그리고 왜 발을 죽이는가.당뇨병이 발을 괴롭히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뇨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경과 혈관에 해를 끼친다는 것은 상식. 특히 발에는 피도 잘 안 통하게 되고 감각도 둔해지게 된다. 즉 신발 속에 돌이 들어가거나 발이 신발에 쓸려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바늘로 찔러도 느낌이 없다. 또 뼈가 약해져서 조금만 충격을 주어도 쉽게 뼈가 부러진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일단 이렇게 발에 상처가 나면, 피가 잘 안 통하기 때문에 낫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상처에 병균이 들어가서 고름이 생기고 주위로 염증이 퍼져나가, 급기야는 골수염으로 갈 수도 있고, 발가락이나 발의 앞부분 전체가 썩어 들어가기까지 한다. 그런데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방치해 두기 쉬운 것이다. 때문에 발에 상처가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발에 상처가 나지 않게끔 주의하는 것이다. 특히 항상 발의 청결을 유지하고 신발에 이물질이 없는지 늘 확인하는 것, 그리고 피가 잘 통할 수 있도록 신발 끈을 너무 조이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발에 티눈이나 굳은살이 있다면 상처가 생기기 전에 미리 치료를 하는 것도 필수다. 신발은 문턱 등에 채어 다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앞이 군화처럼 단단한 신발이 좋다. 또 쿠션이 좋은 깔창을 깔아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시키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이다.

김영우 기자 youngwoo@mediland.co.kr

[ 본 기사는 (주)미디어엠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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