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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에 새겨진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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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는 가난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열심히 살아 나가고 있었다. 가난과 절망이 그들을 스쳐 갔지만 이 부부는 서로가 옆에 있다는 것을 행복해 하고 감사하며 꿋꿋하게 이겨 나갔다.
어느 발렌타인데이에 부인이 쑥쓰러워하며 남편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하트 모양의 작은 초콜릿 한 개와 아무런 장식이 없는 투박한 은반지가 들어있었다. 결혼할 당시 돈이 없어 서로의 마음만을 주고받았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이었다.
그 반지를 받아 쥔 남편의 눈에서 감격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남편은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따뜻한 말 한 마디 한 적이 없는 무뚝뚝한 남자였다. 그저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그런 남편이지만 아내는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남편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이 내게 준 반지에 글귀를 새겼소." 부인은 궁금해서 보여 달라고 했지만 남편은 묵묵히 반지를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남편은 반지를 제 몸처럼 소중히 여기고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그 부부에게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집안살림도 넉넉해 졌다. 남편이 열심히 일하고 부인이 알뜰히 살림을 한 덕에 그들의 집안살림은 나날이 풍족해졌다. 아이들도 아무 탈없이 착하고 훌륭하게 자랐고, 그들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자신들의 인생에 대해 만족했다.
세월이 더 흘러 어느 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병상에 누운 남편은 마지막 숨을 다하기 전 아내를 평온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내 반지를 빼서 그 속에 새겨진 글귀를 보구려." "그럴께요."
부인은 점점 식어 가는 남편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어 떨리는 손으로 반지를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여보, 당신을 평생 이 땅에서 사랑했소. 하늘에서도 우리 꼭 만납시다."
부인은 죽는 날까지 그 반지를 줄을 연결하여 목에 걸고 지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는 날 그 반지를 손에 꼭 쥐고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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