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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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억 신부님_「사랑으로 관계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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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4-05-17 ㅣ No.172480

 

 

어느 날 고해성사 때 신부님께서 질문을 하셨습니다. “신부가 되신지 얼마나 되셨지요?” 저는 ‘아직도 이 모양으로 사느냐?’ 는 소리로 들었습니다.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 “신부님, 기도하시면서 열심히 잘사세요!” 하시며 격려하시는 말씀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를 깨뜨리지 않기를 다시금 다짐했습니다. 지켜지지 못할 라도 이 순간만큼은 진심을 담아 결심했습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입니다. 그렇지만 질그릇처럼 깨지기 쉬운 연약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약한 의지로 다짐과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선을 알면서도 오히려 악을 행하기도 합니다. ‘철석같이 믿었는데 네가 그럴 줄 몰랐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배신을 당하면 큰 상처를 받게 되고 좌절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를 쳐다보기도 싫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립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는 옛말이 있듯이 크게 놀라면 매사에 겁을 내게 됩니다. 이러한 상처를 치유 받고 일어서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21,15) 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예수님과의 관계를 맺기 전의 이름인 ‘요한의 아들, 시몬’으로 부르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한 번만 물으신 것이 아니라 세 번씩이나 반복해서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세 번이나 반복해서 대답하였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듣고 “모두 떨어져 나갈지라도 저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마르14,29).라고 하였던 베드로가 세 번씩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하였던 옛 상처에서 벗어나 예수님과의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약한지를 아시는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상처 입고 좌절한 마음이 회복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십니다. 관계의 회복입니다. 그래서 깨어진 관계를 완벽한 관계로 회복시켜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베드로를 용서하셨고 베드로 또한 그분의 용서를 알고 믿었기에 배반하고도 제자공동체로 다시 돌아와 그들 사이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21,16) 하고 새로운 사명을 주셨습니다. 베드로는 이제 예수님께서 자기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는 삶을 살게 되고 예수님처럼 파견하신 분의 뜻을 헤아리며 살게 되는 것입니다. 자비를 입고 자비로운 사람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슬퍼하며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요한21,17).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이 대답은 ‘제가 당신께 잘못을 하였지만, 그럼에도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당신이 아십니다. 당신과의 관계를 이제 당신이 판단하십시오.’ 하고 주님께 의탁한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야말로 세 번이나 배반하였던 베드로를 당신의 사랑으로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관계를 회복시켜 주심으로써 베드로뿐 아니라 그를 알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에게 관계를 지속시켜 가는 방법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결국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은 사랑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고 용서를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많이 사랑하십시오.

 

사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서로 간에 상처받은 사람은 많은데,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 길을 가야 합니다. 용서는 배신당한 사람이 하는 것이요, 상처를 받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아니, 예수님처럼 품이 큰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라라”(요한21,19).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따르는 사람들은 그분이 하신 일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입니다. 혹 소원해진 사람이 있다면 주님의 사랑으로 관계를 회복하는 오늘이기를 희망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출처: 신을 벗어라      원문보기 글쓴이 : raphael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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