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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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4] 알렉산델 6세 교황은 부도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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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훈 [saint72] 쪽지 캡슐

1999-08-29 ㅣ No.405

 

[44] 알렉산델 6세 교황은 부도덕하다?

 

 

♡문: 알렉산델 6세(1492-1503)와 같이 부도덕하고 세속적인 교황이 어떻게

무류성을 지닐 수 있었겠는가? 가톨릭 역사가들이 그의 뚜렷한 부정성을 숨기려

한 것이 아닌가?

 

♥답: 무류성은 세상을 향해 어떤 진리를 장엄하게 정의할 때 그르칠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이고, 무죄성(無罪性)은 죄를 지을 수 없다는 것으로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우리는 물론 교황이라면 마땅히 도덕적 으로도 높은 수준의

사람이기를 기대하고, 사실 대부분의 교황들이 그러하기도 했으나 무류성의

특권은 교황의 개인적인 선악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주님은 유대인들에게, 율법학자와 바리사이인들의 개인적 결함이 그들의 참된

가르침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아라, 그들은 말만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23,3). 세속의 군주나 교회의 장상이 대죄 중에 있을

때, 그의 권위를 상실한다는 개념은 위클리프가 주장한 오류로서 14세기에

교회에서 단죄되었다.

 

19세기 후반기에 일부 가톨릭 저술가들이 알렉산델 6세의 잘못을 은폐하려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을 부정직하다고 책망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진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어머니의 이름을 소중히 하듯이 가톨릭 신자라면 당연히

교황의 명예를 옹호해 주고 싶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이들을 비난해야

한다면 이들을 비학문적이라거나 무지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는 인간의 거짓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레오 13세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교황에 대한 가장 학술적인 가톨릭 역사가인 루드비히 파스토르는 알렉산델이

추기경으로서나 교황으로서나 당시의 세속적인 군주처럼 부도덕한 생활을 했음을

시인하였다. 즉 그는 비열한 성직매매를 통해 교황을 획득했고, 자신의

부도덕성과 족벌주의 정책 등으로 교황직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알렉산델이 근친상간을 하고 또 중독자였다는 중상은 사실에 무근임을 밝혀

주었다.

 

우리는 사도들 주에 유다와 같은 자가 있었고 또 최후의 심판 날까지는 잡초들도

밀과 함께 자랄 것이라고 하신 주님의 말슴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마태13:24-30). 사제나 교황의 개인적 성성이 비가톨릭 교도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또 신자들에게 격려가 됨은 사실이다. 그러나 ’보석의 진가가

값싼 틀에 의해 상실되지 않듯이’ 사제의 개인적인 죄가 미사를 드리고, 성사를

집전하고, 설교하는 그의 권한에 본질 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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