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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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승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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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3-01-17 ㅣ No.46801

1.

운동을 열심히 하시던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여기서 운동이란 운동권..할때의 운동입니다.^^)

하도 열심히 하시니까

본당신자들조차 ’우리 신부님은 원래...’이러면서

당연하게 생각하더랍니다.

물론...주교님께 불려가셔서 한 마디 들으시고

본당 사목에 전념하시게 되셨지요.

자신이 돌보아야 할 사람들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무슨 운동한다고 말하고 다니냐고

스스로 자괴하시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2.

자동차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또다른 신부님 한 분은 아마도 전국에서 제일 큰 관할구역을 가지셨을 겁니다.

(지금은 또다른 곳으로 옮기셨지만..^^)

걸어서? 자전거로?

도저히 사목이 불가능한 지역....

더군다나 비포장도로가 주로 있는 지역에서

갤로퍼인지 코란도인지를 사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입소문에 꽤나 오르내리셨던 걸로 압니다.

 

3.

골프에 빠지거나 공부에 빠지거나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신부님이 골프를 자주 치시더라도

기도와 미사와 사목에서 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하신다면,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취미도 없어서

노는 날이면 그냥 사제관에 계시며 살만 찌고 그러신다면

그게 더 문제가 될 겁니다.

 

하지만

정말 신부님들의 취미활동이 문제가 되는 건

그 자체가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사람,

그로 인해 본당에서 소외되는 사람,

그리고 신부님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변화되시는 것입니다.

 

4.

부유한 본당에 계시던 신부님이 가난한 본당으로 오시면

은연중에 신자들에게 상처를 주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전에는 어땠는데...전 본당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나오는 말이 없을 수 없거든요.

 

그리고

신부님들의 취미생활을 본당신자들과 함께 즐기게 되면

거기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옵니다.

부유한 룸펜들이라 24시간 신부님 호출에 늘상 뛰어나오는 사람들과

직장이나 생업에 묶여 미사와 단체활동마저도 간신히 하는 사람들이

어떤 행사 뒤풀이에서 어느 쪽이 대화에서 소외되는가는 자명하지 않습니까?

 

또,

같은 취미생활이라도 더욱 고급스럽게 더욱 비싸고 좋은 것을 찾게 되면

등산이건 낚시건 테니스건 음악이건

신자들과 괴리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걸 꼭 골프에만 한정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실제로 골프는 안 치시는데

다른 취미활동을 아주 고급스럽게 하시는 분도 가끔 보거든요.

 

5.

골프를 자주 치시는 게 흠이 되려면

그 신부님이 본당 사목보다 골프를 더 즐기며

기도도 공부도 혹은 사제로서의 기본적인 것을 팽개치고

골프에만 매달릴 때,

그리고 호사스러운 골프도구와 골프장을 찾아다니면서

그렇지 못한 신자들과 점차 대화의 장을 스스로 막아버리고 계실 때

손가락질하고 욕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예수님과 12사도가 요즘 계신다면

골프를 치셨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어떠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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