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3일 (목)
(녹) 연중 제7주간 목요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묻고답하기 천주교 ㅣ 성경 ㅣ 7성사 통합게시판입니다.

q [답변607] 자살? 안타깝습니다.

인쇄

임용학 [yhim] 쪽지 캡슐

1999-12-29 ㅣ No.608

†찬미 예수님

 

꾸면낸 이야기 한토막입니다.

흉년이 들어 어려웠던 때 어느 수도원에도 양식을 절약하고 최저의 생활을 하고 있었는 데, 어떤 수사님은 늘 자신의 밥을 다 먹고도 다른 사람 눈치보며 남은 밥을 더 먹더라는 것입니다. 보다 못한 친구가 때마다 핀잔을 주고 기도하고 타일러도 그 버릇을 고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쩌다 나란히 주님앞에 서게 되었고, 우리말로 천당행 연옥행 갈림길에서 뜻밖에 더 먹은 수사는 천당행 마차를, 열심히 굶은 수사는 연옥행 열차를 타게 되셨나봐요, 아무래도 불공평하다고 판단한 연옥행 수사가 항의를 했죠, 인간세상에서 있었던 일을 그대로 고했는데 베드로 성인의 말씀이 "고행한 공덕으로 친다면야 자네는 평소의 반그릇 밖에 안 먹었지만 저친구는 평소 3인분을 먹어야 되는데 1/6 하고 째끔 더먹었던 걸세 뭐가 잘못됐나?" 하더라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누가 천당가고, 연옥,지옥간다는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얘기지요

 

생전에 신앙 생활을 아무리 열심히 하신 분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외적으로 사람을 볼 때 저 사람은 죽으면 천당 간다,지옥 간다, 성인 된다 하는 것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생활이 형편없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고 또 그 행동은 좋지 않았지만 잘 살려고 노력했을 때 하느님은 결과를 보시지 않고 과정을 보시기 때문에 우리네 생각대로 섣불리 천당이나 지옥에 갈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리 열심한 신자라 할 지라도 천당에 가셨다는 확증도 없습니다.

 

질문하신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살한 사람이 하늘 나라에 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도 우리 인간이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것은 사람은 자기가 자기를 죽일 수가 없다는 얘기에 근거합니다.

자기가 자기를 죽일 수 없다는 논리는 자기가 제어할 수 없을 정도의 어떤 정신적인 압박감이 자기를 능가해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지 본정신, 맨 정신, 정상 상태에서는 자기가 자기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두고 한 것이지만.

반면에 자기가 자기를 죽일 수 없다는 논리대로라면 이것은 타살이라고 봐야 하는데 더더욱 말도 안되잖아요. (예수님을 팔아 넘기고 자살한 유다의 경우)

 

그래서 "사람을 죽이지 말라" 는 계명에 근거하여(자신이든,타인이든 창조주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학대하는 폭력까지 포함합니다) 나아가 자살을 조장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교회는 공식적으로 장례미사나 공적인 기도를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연령을 위한 기도"를 권한다면 죽은 이에게나 살아있는 이에게나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참조 : 성바오로 선교네트의 신앙상담중 일부



493 0댓글쓰기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