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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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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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4-22 ㅣ No.171726

[부활 제4주간 월요일] 요한 10,1-10 “그는 앞장서 가고 양들은 그를 따른다. 양들이 그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이다.“

 

 

 

 

요즘도 그런 일이 많지만, 제가 어렸을 적에 어린 아이를 납치해서 그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유괴범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이런 말씀을 반복하셨지요. ‘낯선 사람이 맛있는거 사준다고 하면서 어디 가자고 하면 절대 따라가지 말고 주변에 있는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해라.’ 그 말씀을 명심하고 잘 따르는 아이는 유괴범의 꾀임에 넘어가지 않고 자기 자신을 잘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그 말씀을 귀기울여 듣지 않고 눈앞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아이는 나쁜 어른들의 꾀임에 넘어가 큰 희생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도 우리에게 비슷한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를 희생시켜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드는 도둑, 강도 같은 자들의 거짓된 말에 현혹되지 말고, 우리를 살리시고 보살피시는 참된 목자이신 당신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라는 겁니다. 주님은 당신 양떼인 우리를 먹거리 가득한 초지로 인도하시고, 맹수들로부터 보호해주시는 참된 목자이십니다. 그분은 당신 양들에게 정말 좋은 것, 가장 좋은 것을 주심으로써 그들 안에 참된 생명력이 넘치게 하려고 오신 분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도둑이나 강도의 손아귀에 붙들려 있지 않고, 주님의 품 안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자 크나큰 행복입니다. 강도들의 손에 붙들린 양들은 그들 욕심의 희생양으로 죽으러 팔려나가지만, 주님 품에 머무르는 우리는 그분 사랑 덕분에 기쁘고 복된 삶을 살아가기에 그렇습니다.

 

참된 목자이신 주님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누구보다 잘 아시며 깊이 사랑하십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참된 생명으로 이끄시기 위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 데리고 가십니다. 이름을 아신다는 것은 그분께서 나를 특별히 기억하시고 깊이 사랑하신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사랑하는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되기에 우리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또 무엇을 원하는지를 다 알아주시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주시는 겁니다. 이처럼 가슴 벅찬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우리는 당연히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목자이신 주님이 나를 아시는 것처럼, 나도 그분을 알아야 합니다. 이는 머리로 지식으로 아는 앎이 아니라, 인격적 친교로 사랑으로 순명으로 아는 앎입니다. 그분 목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 엉뚱한 이를 따라가면 죽을수도 있기에, 내 목숨이 달린 중대한 앎입니다. 주님을 알기 위해 간절하게 치열하게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날 많은 이들이 주님을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몸에 좋은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것이 입에 쓰고 먹기 거북하다며 밀어내고는, 먹기 좋은 약을 내미는 사이비 교주의 뒤를, 마치 피리부는 사나이의 뒤를 따르는 아이들처럼 따라가는 겁니다. 그 길의 끝에 낭떠러지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채로 말이지요. 하지만 오직 예수님만이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고, 천국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문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가르치시는 것들만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참된 진리입니다. 그러니 불편하고 힘들어도 주님 목소리를 잘 알아듣고 그분 말씀을 따라 걸어가야 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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