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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혼인장애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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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ad0264] 쪽지 캡슐

2005-02-21 ㅣ No.2850

안녕하세요?

저는 유아세례를 받기 시작한 때부터 성당을 다니다가

99년쯤부터 안 다니다가 어제 다시 성당에 나갔습니다.

어제는 제 아내와 2돌이 갓 넘은 아기까지 같이 성당에 갔지요.

 

나름대로 성당에 대해 호의적인 제 아내가 성당에 가자고

제안을 해서 가게 되었는데요. 아내는 아직 성당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랍니다.

 

어제 미사를 마치고, 성당 사무실에 가서 아내를 정식 교인으로

만들기 위해 예비자교리에 입교시키려고 문의하는데

혼인장애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보고는 영성체도, 고백성사도 안 된다더군요.

 

순간적으로 아내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당에 대해 어느정도 아는 저 역시도 기분이 언짢았는데

전혀 모르는 제 아내의 기분은 어떠하겠습니까?

 

물론 교회행정법이 그러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교적시스템은 카톨릭이 국교로 정해진,

일부 서구국가에서나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겠습니까?

예를들어, 스페인이나 포르투칼, 이탈리아, 필리핀, 남미의 일부국가말이죠.

 

그런 국가에서는 성당이 동사무소와 같은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개인의 관혼상제 및 모든 신상서비스를

성당에서 지원해 줬으니까요.

태어나면 성당에 와서 세례(출생신고)를 받았을테고,

성당에서 교육을 받았을테고,

성당에서 결혼을 했을테고, 성당에서 장례도 치뤘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교적시스템이 가능하지요,

 

그런데 현대의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 저와 저의 아내가 혼인장애입니까?

누가봐도 보통의 평균적인 부부입니다.

 

또 하느님이 우리 부부를 보실때, 혼인장애인 부부로 보실까요?

우리 아기를 사생아로 보실까요?

아니면 교황님이, 주교님이, 그것도 아니라면 본당신부님이

우리를 장애가 있는 부부로 보시고 아기를 사생아로 보실까요?

만약 그렇다면 30여년간 마음 속으로나마 지켜왔던 저의 종교를

포기하겠습니다.

 

성당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여자분 2명과 컴퓨터 한대로,

현재의 동사무소처럼 개인신상서비스를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나요?

서비스를 지원할 능력도 없는 곳에서

지원하는 곳보다 더 요구하는 것이 많다면,

경쟁력이 있겠습니까?

 

다시한번 말씀드리자면, 성당에서 교인의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면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교인이 되기 위해 힘든 발걸음을 한 사람에게

혼인장애라는 말씀을 하시면 안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결혼하실 때 혼배성사를 안 하셨군요.'

'0월 0일에 혼배성사가 있으니까 정식으로 교회에서 인정하는 부부가 되세요'라든가

'제가 신부님께 말씀드려 혼배성사를 빠른 시일내에 할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은 없이 마치 저희 부부가 문제가 있는 식의 발언을 듣고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었구요.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의 제사가 우상숭배가 아닌 것으로

결정이 나서 천주교인들도 제사를 모실 수 있는 것처럼,

현재 유지되고 있는 교적시스템을 조금더 현실화 해야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는 카톨릭국가가 아닙니다.

겨우 7~8%정도가 종교란에 '천주교'라고 적는 국가의 국민입니다.

 

혼배성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장애부부라는 말을 듣는 것이 교회법상 정당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성당 문으로 들어온 사람에게

장애부부 운운하는 것이 진정 교회에서 원하는 바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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