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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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이해인 수녀님과 가수 박인희씨의 50년 우정...(詩낭송-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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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열 [donghk001] 쪽지 캡슐

2023-09-25 ㅣ No.103170

박인희를 좋아한 팬들의 목소리...
    누군가 말했다. 박인희에게 풍겨오는 분위기가 수녀님 같다고... 그만큼 박인희씨는 없는것처럼 늘 조용하고 차분한 인상,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우리 가슴속에 항상 심어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렇게 늘 기억에 남았다. 그리운 사람끼리 두손을 잡고 마주보며 웃음지며 함께 가는 길 두 손엔 풍선을 들고 두눈에 사랑 담고 가슴엔 하나 가득 그리움이래. 그녀와 동년배, 바로 윗세대 남자분들은 몸살꽤나 앓았으리라. 그야말로 맑고 청아한 목소리. 게다가 지적인 분위기까지. 세월이 지나도 그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우선 주옥같은 박인희의 노래가 참 많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딱 꼬집을수 없도록 다 좋다. 시낭송도 마찬가지다 2016년 그녀의 컴백 콘써트에서 노래를 들은 분들은 역시 세월이 믿기지 않는 고운 자태에 맑은 목소리도 여전했다. 분청사기의 울림 같다고 했다. 10년도 활동하지 않고 훌훌 미국으로 떠나버린 그녀가 조국에 돌아와 공연을 하게 된 건 어느 팬의 간곡한 권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국엔 아직도 당신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국민들이 많답니다…” 깊은 우수에 젖어 시를 읇듯 불러주는 그녀의 노래는 가냘퍼서 더욱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곡에 맞추어 흰 손을 가만히 좌우로 흔드는 게 그녀가 하는 무대율동의 전부. 청중들은 조용히 눈시울을 훔치기도 하고 동반자와 손을 꼭 잡기도 하면서 70년대식 아날로그의 감흥에 깊이 젖어들었다고 한다.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 떠날 수 없는 겨울 바다여. - 그리운 사람끼리 두 손을 잡고. - 음 음 섬머와인. - 고동을 불어 본다 하얀 조가비… 어찌 그녀의 노래를 다시 눈앞에서 직접 들으면서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있으랴. TV, 라디오를 통해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찡하거늘... 갱년기인가 우울증인가 노래에 빠져 마음이 심란해진다. 가슴이 울컥해진다. 아직 가을도 아닌데 아 아 시바. 젊은 학생들의 감수성을 다시 일깨워 준 박인희의 노래와 시로 인해 메말랐던 가슴에 수분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박인희와 그 시대 가수들이 지금까지 졸아한 건 곡도 곡이려니와 노랫말 때문이다. 박인희 그녀도 시집과 수필집을 낸 문학도였다. 이 시대의 노래들은 인간본성을 파고드는 절절한 시(詩)들이었다. 소박한 자연을 담았으며 순정과 애틋한 연모(戀慕)가 있다. 문학의 힘이 들어 있다는 얘기다. 밥 딜런의 곡들도 마찬가지다. 그 시대의 대중음악들은 듣는 이의 심성을 순하게 하는 힘이 있다. 어찌 이때 뿐 이겠는가 만은 70년대 한국 가요계의 포크송들은 정말 대단했다. 암울한 시대, 저항과 좌절을 노래한 곡들 중에도 명곡이 많지만 주옥같은 서정시들로 이뤄진 곡들이 더 많았다.
    생각해보면 1인당 소득 3만달러 시대인 지금, 1인당 소득 1000달러에 불과하던 70년대 초의 음악들이 보석처럼 느껴지는 게 아이러니하다. 역시 인간의 정서는 돈의 많고 적음과는 무관한 걸까. 지금도 현대시들 보다는 소월과 육사와 영랑과 지용의 시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걸 어쩌겠는가. 고귀한 인간의 정신은 문학의 불로 달구어지고 음악의 물로 담금질되는지도 모르겠다. 박인희 시대 아름다운 노랫말의 곡들을 듣노라면 친구에게나 모르는 사람에게나 더 친절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읽었던 책을 다시 보고 싶어지고 코트 깃을 세운 채 홀로 걷고 싶어지기도 한다. 평소 함부로 대했던 후배나 친구를 불러 찌개 냄비가 끓는 저녁을 대접하고 그의 이야기를 끝없이 들어 주고도 싶어진다.
    입추도 지났고 곧 있으면 가을이 다가온다. 오곡백과의 수확과 함께 풍요로운 계절이지만 낙엽과 함께 박인희의 노래와 시 속에 어쩔 수 없는 쓸쓸함이 깃들 것이다 이 가을이 더욱 가까이 다가오면 이 계절 우리 모두가 시와 음악을 가까이 해보자. 가을 음악회도 가보고 사르비아 물든 교정에도 가보며 추억을 더듬어 보고, 연락을 끊긴 친구도 먼저 전화를 걸어보자. 이런 게 가을이다.
    ※ [編輯後記] 우리 사회의 종교계와 연예계에서 오랫동안 큰 자리를 차지하신 두 분이 같은 학교의 동기동창생 이라니 보기에 너무나도 좋고, 참으로 정겹고 한편 부러움이 앞섭니다. ● 이해인(클라우디아) 수녀님 ● 박인희(가수/시인)님 1945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어언 78세! 주님께서 두 분에게 정말로 끈끈한 친구의 우정으로 맺어 주신것 같은.... 두 분에 대한 本 편집과정에서 가슴 뜨거움과 함께 벅찬 감동을 함께 맛봅니다 이 두분 원로님을 대상으로 이렇게 서툰 솜씨로나마 편집을 하도록 능력을 부여해 주신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옵나이다 - [尹.Anthonio]- †주님은 찬미를 받으소서! 이제와 영원히 받으소서!
  ♬ 얼 굴 - 박인희 낭송 ♬ - 박인희 작시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꽃고 살면 무엇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눈매를 감은 한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엇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인해 온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단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나는 골목을 돌아 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 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되기 싫은 까닭이다..
편집 : Yoon Anthon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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